LG유플러스 단통법 위반 조사거부 논란이 엉뚱하게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간 다툼으로 불씨가 번졌다.
특히 최성준 방통위원장 복귀 이후, 김재홍 부위원장이 지난 3일 주재한 긴급간담회의 절차와 적절성을 놓고도 상임위원들간에 마찰이 벌어진 것으로 뒤늦게 전해지면서, 상임위원들간 마찰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10일 진행된 방통위 전체회의 직후 LG유플러스 항명 사태를 놓고 상임위원 간 고성이 오고갔다. 지난 7일 상임위원 간 비공개 자리인 티타임 당시 LG유플러스 항명 사태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일부 상임위원들이 해당 논의를 공개 자리인 전체회의로 끌어올린 것이다.
먼저 고삼석 상임위원이 포문을 열었다. 고 상임위원은 "LG유플러스 사실조사 거부, 방해 사태가 있었다"면서 이에 대해 위원회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여당측인 이기주 상임위원은 "사안이 전체회의가 끝난 자리에서 논의할만한 일이 아니다"면서 고 위원의 발언을 가로 막았다. 또한 만약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면 티타임 등 비공개 자리에서 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고 상임위원은 “지난 주 발생한 사태를 다음 주까지 넘기자는 것이냐”며 "이미 단통법에 나와 있는 조사 거부 유형에 따라 판단하고, 이에 대한 방통위의 공식 입장과 대응 방안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상임위원 주장에 최성준 위원장은 “해당 사무처에 시간대별로 누가 어떻게 했는지까지 당시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도록 지시를 했다”면서 “조사 결과가 나오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고 상임위원은 이번에는 조사 직전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과 식사자리를 가졌다는 이유로 대기발령 된 방통위 실무 담당관 선조치 문제를 지적했다. 식사 사실 자체가 문제인지, 식사 자리에서 나온 내용이 문제인지를 파악해 내려진 조치냐는 추궁이었다.
이에 대해, 최성준 위원장은 “본인이 부적절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며 “일단 문제 제기가 이뤄진 사람이 조사를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해 배제하기로 한 것이지 조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상임위원 간의 마찰은 김재홍 부위원장의 발언으로 격해졌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7일에 티타임 당시 최 위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김 부위원장은 “티타임 때, 정작 문제의 본질인 LG유플러스 사실조사 거부 얘기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대신 부위원장이 불을 끄기 위해 진행한 긴급간담회에 대한 공격 시비만 있었다”고 최 위원장을 비판했다.
또한 김 부위원장은 “언론 질문 공세에 직무 대행자인 부위원장이 출장 중인 위원장을 대신해 엄중히 답변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간담회 전 상임위원 3명이 모여 의견을 모았고, 이를 토대로 발표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성준 위원장에게 “현지 시간상 새벽이었던 만큼 비서를 통해 긴급간담회 관련 사실을 전달했다”면서 절차상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재홍 부위원장은 “그럼에도 지난 티타임 당시 위원장 부재 시 월권했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이는 부위원장을 장식품으로 보는 것과 다름없다”며 “문제의 본질인 LG유플러스가 규제 기구인 방통위의 근거 있는 조사를 거부한 것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최성준 위원장은 “월권했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고, 부위원장 전체 업무 내용을 말한 게 아니”라면서 “위원들 의견을 들어야 하는 긴급 사안이라면 해외에 있는 내 의견도 들었어야 한다는 말을 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김 부위원장은 발언 도중 “이기주 상임위원이 LG유플러스 사실조사를 반대했다”는 말을 내뱉어 이기주 상임위원을 발끈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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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임위원은 “부위원장의 일방적인 말은 중단돼야 한다”며 “LG유플러스 사실조사를 반대했다는 그 발언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누구한테 무슨 얘기를 들었는지 끝까지 밝혀 내겠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상임위원 간 감정이 격해지자 최성준 위원장은 “제일 중요한 건 사실 관계다. 조사 시켜 놨으니, 해당 내용이 올라오면 발표하겠다”는 말로 급하게 자리를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