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의 물류 사업 분할 방식이 물적분할보다 인적분할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증권업계 일부가 물적분할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삼성SDS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소액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지난 7일 삼성SDS 김민식 재무관리팀장(상무)은 삼성SDS 신천동 사옥 지하 1층 파스칼홀에서 소액주주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주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사업재편을 검토하겠다”며 “물적분할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주가는 앞으로 회복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8일에도 삼성SDS 측은 “물적분할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가 어제 나왔다”며 “그렇게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소액주주들은 삼성SDS 물류사업 물적분할에 대해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소액주주들은 7일 삼성SDS 임원들과의 만남에서 “분할이 아니다라고 얘기해달라”거나 “물적분할이 아니라고 못 박아달라”는 등의 요구를 하기도 했다.
이처럼 분할 방식이 논란이 되는 까닭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지분 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적분할은 회사가 분리되도 양쪽 회사에 지분 구조가 동일하게 나눠진다. 현재 삼성SDS 지분을 10% 갖고 있는 주주라면 인적 분할 후에도 분리된 A회사와 B회사 모두에서 10% 지분을 동일하게 보유할 수 있다. 삼성SDS가 성장동력인 물류사업을 분할해 별도 회사를 설립하고 이를 상장해 주가가 상승한다면 시세 차익도 노릴 수 있다.
물적분할은 이보다 좀 더 복잡하다. 사업이 분리되면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되는 구조다. 현재 주주는 모회사 지분만 갖게 된다. 자회사를 매각할 경우 낮아지는 모회사의 가치를 감수해야 한다. 주주총회를 통회 자회사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는 있지만 삼성SDS 지분 구조는 삼성 계열사와 삼성 오너가 지분율이 56.7%에 달해 소액주주가 권리를 행사하기 힘든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7일 일부 증권사는 삼성SDS가 물류BPO사업을 물적분할할 것에 무게 중심을 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이중 일부는 실현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물적분할을 통해 물류BPO 사업을 자회사 형태로 둬 삼성물산에 넘기고 IT서비스 사업 역시 자회사 형태로 분리해 삼성전자에 넘기면 모회사는 페이커펌퍼니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김 상무는 이에 대해 “(최근)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물적분할을 해 삼성물산에 매도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물적분할은) 검토한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SDS의 인적분할 검토 방안이 나오자 소액주주 카페도 이에 반응했다.
8일 소액주주 카페에는 “인적분할 답변을 받은 것만 해도 큰 성과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편 삼성SDS는 전날 소액주주 회의에서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밝혔다.
김 상무는 “물류사업과 IT서비스 사업은 시너지를 통해 짧은 시간에 시장에 안착해 성과를 이뤘으나 물류는 업의 특성상 사업이 처한 시장환경이 기존 IT와 다르다”며 “대외사업을 활성화하려면 속도를 빠르게 할 필요가 있어서 이번에 분할을 검토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S가 물류사업 분할을 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거쳐야 할 과정이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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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 범위, 방식, 일정에 대해 전문기관의 검토를 거쳐야 하고 이를 이사회 승인한 후 다시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는 등의 절차가 남았다.
서원석 IR그룹장은 “이사회는 분할내용을 보고받기 위해 열렸을 뿐 분할 결정을 하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