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신형 제온칩으로 IBM 경쟁우위 강조

성장동력 데이터센터 장악력 높이기 위한 마케팅 노림수?

컴퓨팅입력 :2016/06/07 13:28    수정: 2016/06/07 13:29

인텔이 신형 제온E7 프로세서를 공개하며 분석 애플리케이션 처리 성능을 확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고성능을 부각시키기 위해 IBM의 파워8 프로세서를 경쟁 상대로 끌어들여 눈길을 끈다.

미국 지디넷 등 외신들은 6일(현지시각) 인텔이 기업의 분석 업무를 겨냥한 제온E7 v4 칩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HPE, 델, 레노버, SGI, 후지쯔 등 서버 제조사들이 E7-8800 v4 칩 기반 8소켓 서버와 E7-4800 v4 칩 기반 4소켓 서버 모델을 신규 출시하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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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서버 프로세서 제온E7 v4 제품군[사진=인텔]

현재 인텔 측은 자사 공식사이트 인포그래픽을 통해 실시간 의사결정을 위한 고급 분석 업무에 신형 프로세서의 유용함을 알리는 데 무게를 실었다. 분석 성능에 초점을 맞춘 인텔의 메시지는 다음 3가지다.

첫째. 인텔은 "IBM 파워8 기반 솔루션의 최대 1.4배 성능을, 절반 수준의 시스템 전력으로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교 대상인 파워8 프로세서는 2년 전쯤 등장했고, 이를 탑재한 IBM 서버 시스템은 올초 출시됐다.

이 주장은 국제 서버 성능 측정 전문기구로 불리는 '서버표준성능평가센터(SPEC)'의 SPECint_rate_base2006 테스트와 인텔 및 IBM 서버 제조사 공식 사이트에 각각 제시된 시스템 소비전력 추정치를 근거로 하고 있다. 인텔은 제온E7-8890 v4 칩 8개, 2TB 메모리, SAS 하드디스크 2개를 탑재한 레노버 서버의 성능 점수(6천79점) 및 단위시간당 소비전력(2천496와트) 그리고 파워8 칩, 4TB 메모리, 하드디스크 2개짜리 IBM 파워 E870 서버 성능 점수(4천830점) 및 소비전력(5천68와트)를 맞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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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인텔은 신형 칩으로 "최대 2배에 달하는 분석 질의"를 수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1년 전 공개된 제온E7 v3 칩과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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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초 공개된 TPC-H 성능 측정 결과에 따르면 제온E7 v4는 기존 v3 프로세서의 최대 2.1배에 달하는 분석 질의 처리 성능을 갖췄다. 해당 TPC-H 성능 측정 결과의 기준은 인텔 E7-8890 v4 칩을 탑재한 HPE 프로라이언트 DL580 Gen9 서버로 3천기가바이트(GB) 규모의 액티언 벡터 5.0 데이터베이스에 요청한 애드혹 쿼리의 시간당 처리 성능(QphH) 점수 기준이다.

셋째. 인텔은 신형 칩으로 "최대 24TB라는 메모리 용량을 지원하는데 이는 소켓당 메모리 용량 기준으로 업계 최대"라고 주장했다.

제온E7 v4 제품군은 8소켓 서버 시스템에서 24TB 메모리, 즉 CPU 하나당 메모리 3TB 씩이 돌아가는 구성을 지원한다. 이는 IBM이 공식사이트에 게재한 지난 3월 23일자 파워8 서버 성능 측정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파워8 시스템의 소켓당 메모리 2TB 씩이 돌아가는 구성보다 높을뿐아니라 소켓당 0.5TB가 한계인 오라클의 스팍M7 칩 서버보다도 낫다고 인텔 측은 첨언했다.

인텔은 신형 프로세서가 지원하는 실시간 분석 업무 처리 성능이 구매자들의 소비 성향을 파악하려는 소매업체, 환자들의 상태를 포착해 적절한 의료적 조치를 시행케 하도록 돕는 의료서비스 업체, 망 부하 현황을 진단하고 네트워크 운영 효율을 높이려는 통신사업자 등의 인프라에서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온E7 v4 성능을 강조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프로세서 경쟁사 IBM을 끌어들인 인텔의 인포그래픽.[사진=인텔 공식사이트 캡처]

사실 분석 업무 처리 효율에 강점을 갖췄다는 인텔의 선언은 새로운 게 아니다. 인텔은 지난 2014년 2월에 제온E7 v2 프로세서 제품군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당시에도 지원 가능한 메모리 용량이 높다고 강조했는데, 소켓당 1.5TB, 서버 한 대에서 최대 6TB를 지원한다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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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v4 프로세서 제품군의 소켓당 메모리 용량은 그보다 2배가 됐고 단일 서버에서 지원하는 최대 메모리도 4배가 됐다고 강조할 수 있게 됐다. IBM이나 오라클을 끌어들이지 않더라도 충분한 기술적 진전을 과시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인텔이 IBM이나 오라클처럼 데이터센터 프로세서 시장에서 경쟁하는 업체와의 비교우위를 신형 프로세서 마케팅 메시지에 전진배치한 점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세계 데이터센터 프로세서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은 90% 이상으로 공인돼 있고, 업계 일각에선 95% 또는 99% 이상이라 알려지기도 했다. 시장 점유율만 놓고 보면 대수롭지 않을 게 분명한 타사 기술을 구체적인 성능 지표까지 동원해 비교우위를 강조하려는 모습을 통해, 인텔이 향후 이 영역의 고지 점령에 얼마나 공을 들일 것인지 짐작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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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인텔은 지난 4월 전체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내년 중반까지 직원 11%를 감축한다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면서,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데이터센터와 사물인터넷(IoT)에 집중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데이터센터 분야에선 일반적인 서버 시스템을 넘어 클라우드, IoT, 머신러닝을 비롯한 고성능컴퓨팅(HPC)과 이를 활용하는 분석 처리 시스템 영역의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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