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시장에서 크롬OS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컴퓨팅입력 :2016/06/07 10:34    수정: 2016/06/07 15:43

황치규 기자

구글 크롬OS가 교육을 넘어 기업 현장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를 상대로 강력한 견제구를 던질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크롬OS를 탑재한 PC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보도를 해 주목된다.

크롬OS는 PC시장에선 마이너 플랫폼이다. 시장 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 세계 시장은 2.5% 수준이다.

그럼에도 IDC는 크롬OS 성장성은 높게 보는 편이다. 크롬OS 기기 판매량은 올해 3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평균 PC 시장 성장률을 앞서는 수치다. 현재 크롬OS는 미국 교육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아이패드를 앞세운 애플도 교육 시장에선 크룸북을 뛰어넘지 못했다.

크롬북의 강점은 가격 대비 성능이다. 300달러 이하임에도 클라우드 기반이어서 속도가 빠르다. OS가 자동으로 업데이트된다는 것도 특징이다. 크롬OS 업데이트는 시스템 뒷단(백그라운드) 환경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사용자는 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WSJ에 따르면 구글에서 크롬 담당 제품 관리 이사로 있는 라젠 쉬스는 크룸북의 4가지 특징을 단순성, 보안, 공유성, 속도로 꼽았다. 4가지 특징은 모두 구글의 의도한 결과물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교육 시장에서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운 크롬북의 강세는 당분간은 계속될 전망이다. 크롬북에게 주어진 다음 도전은 학교를 넘어 윈도가 지배하는 기업 시장을 파고드는 것이다.

쉬스 이사는 "크룸복은 관리자들에게 대단히 쉽게 다가간다"면서 일정 부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WSJ은 크롬북의 기업 시장 진입과 관련해 주목할만한 구글의 행보 3가지를 소개했다.

우선 구글이 기업 IT관리자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구글은 2014년 기업내 IT관리자들을 겨냥해 '크룸복 포 워크'를 공개했다. 크롬북 포 워크는 가상사설망(VPN), 싱글사이온, 디지털 인증 등 관리자들에게 필요한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요금은 사용자당 연간 50달러다.

기업 고객들이 쓸만한 성능을 갖춘 크롬북이 나오고 있다는 것도 주목된다. WSJ은 델, HP, 에이서 등 PC업체들은 성능이 향상된 크룸복을 내놓고 있다며 이들 제품은 향상된 디스플레이 및 키보드, 빠른 프로세서를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앱을 크롬북에서 쓸 수 있도록 한 것도 관전포인트다.

구글은 최근 개최한 I/O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10월까지 크룸복에서 200만개 가까운 안드로이드앱을 쓸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크롬북은 웹브라우저에서 최적화된 환경을 지향하지만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쓸 수 있는 오프라인 기능도 지원한다. 안드로이드앱을 크롬북에서 쓴다는 것은 오프라인 환경에서 MS 오피스 안드로이드앱으로 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피스를 쓰는 사용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IDC에 따르면 미국 대기업들 사이에서 크롬북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IDC는 2018년까지 포춘 50대 기업의 25%가 직원들에게 크롬북을 지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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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업 시장에 그리 만만한 곳은 아니다. 기업은 지난 수십년간 윈도 중심의 생태계였다. 윈도 기반으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들이 수두룩하다. 싸고 좋다고 해서 크롬북을 도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윈도 애플리케이션을 윈도 서버에 올리고 크롬북에서 원격으로 연결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윈도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에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