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정현정 기자) 구미는 우리나라 TV 사업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자 종가집이다. 1966년 국내 첫 흑백 TV를 내놓으며 TV 사업에 뛰어든 LG전자가 1975년부터 이 곳에서 본격적인 TV 양산을 시작했다. 현재는 연간 400만대에 가까운 TV를 생산하며 선도적인 공정 개선과 품질 향상을 위한 신기술을 전 세계 16개 TV 생산 공장에 전파하는 ‘마더팩토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현재는 LG전자 TV 사업의 핵심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올레드(OLED) TV 생산의 핵심기지를 맡고 있다. LG전자 구미사업장의 올레드TV 생산규모는 월 1만대 수준이다. 폴란드, 브라질, 멕시코, 중국, 베트남 등 올레드TV를 생산하고 있는 전 세계 13개 국가 중 생산 능력이 가장 크다. 이 곳에서 생산된 올레드 TV는 한국은 물론 일본, 아시아, 중동 등으로 수출된다.
LG전자 구미사업장에는 A1, A2, A3 등 3개의 생산라인이 있다. A1은 태양광 모듈과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생산하며, A2 공장은 서비스 자재창고 역할을 한다. TV 제품을 생산하는 A3 라인에서 LCD TV, 미니빔 TV, 모니터 등 홈엔터테인먼트 제품과 함께 올레드 TV가 생산되고 있다.
TV 생산라인은 G1 라인부터 G4 라인까지 총 4개다. 55인치 올레드 TV는 G3 라인에서, 65인치와 77인치 올레드 TV는 G4 라인에서 생산된다. 무엇보다 올레드 TV 생산 공정이 다른 TV 제품과 차별화 되는 것은 깐깐하다 못해 가혹할 정도로 느껴지는 품질 검사다.
140미터 길이의 올레드 TV 생산라인은 조립공정, 품질검사공정, 포장공정이 각각 30미터, 60미터, 50미터다. 품질검사 공정이 조립공정의 두 배나 된다. 이미 LG디스플레이가 품질검사를 마친 올레드 모듈에 방송 수신 회로, 외부기기 연결 회로, 케이스 등을 조립한 후 TV 세트 품질검사를 시작한다.
LCD TV 생산라인은 컨베이어 벨트가 일정한 속도로 흘러가며 제품을 조립하는 플로우(Flow) 방식과 각각의 팔레트에 올려진 제품을 생산라인 근무자가 확인한 후 다음 구간으로 넘기는 팔레트(Pallete) 생산방식을 모두 쓰고 있는 반면, 올레드 TV는 팔레트 방식으로만 생산된다. 보다 철저한 품질검사를 위해서다.
TV 생산공정은 나사를 조이는 것부터 포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컴퓨터와 생산라인 근무자가 교대로 점검한다. 엔지니어가 TV의 생산공정을 설계해 컴퓨터에 입력하면 입력된 프로그램에 맞춰 자동화 장비가 TV를 조립한다. 생산라인 근무자는 모니터를 통해 공정상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면서 눈으로도 직접 제품을 살펴본다.
나사 조립이 끝나면 카메라가 조립된 제품을 스캔해 미세한 전선이나 나사 하나까지 설계도면과 비교해 누락된 부품이 없는지 확인한다. 다른 TV들과 달리 올레드 TV 생산라인은 조립공정이 끝나면 팔레트가 90도 가량 돌아가기 때문에 생산라인 근무자가 측면부를 육안으로 검사하기 편리하다. 측면부를 확인하는 공정부터 충격검사, 자연색검사, 기능검사, 외관검사 등을 거치는 총 15분 동안 제품의 화면은 계속 켜져 있다.
이 시간동안 생산라인 근무자는 해당 공정 외에도 화면의 색이 바뀌지 않는지, 화면이 정상적으로 켜져 있는지, 색상이 균일한지 등 제품의 초기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한다.
이렇게 생산라인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제품의 초기 상태를 15분 간 육안으로 확인하는 검사를 에이징 테스트(Aging Test, 가속시험)라고 한다. 현재 LCD TV의 경우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는 에이징 테이트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약 10년 전 LCD TV가 처음 나왔을 때는 지금의 올레드 TV와 같이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에이징 테스트를 했다.
포장공정으로 제품이 넘어가면 근무자가 바코드 리더기를 이용해 리모컨, 외부기기 연결선, 제품 설명서까지 일일이 고유 넘버를 스캔한 후에 제품 박스에 담는다. 컴퓨터는 바코드가 확인되지 않은 구성품이 있으면 자동으로 오류를 알려주기 때문에 액세서리가 누락되지 않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포장공정을 끝낸 올레드 TV는 제품창고로 옮겨지기 전에 올레드 TV 전용 시험실로 이동해 일반적인 검사 외에 별도 검사를 받게 된다. 포장을 마친 올레드 TV의 포장을 다시 뜯고 제품을 꺼내서 검사한다. 올레드만의 차별화된 품질관리 공정이다.
올해 출시된 올레드 TV는 100%, 기존 올레드 TV 제품은 샘플링을 통해 상온에서 72시간 에이징 테스트를 진행한다. 특히 신제품은 출시 초기 2~3개월 동안은 168시간 동안 에이징 테스트를 거친다. 야간에는 제품을 자동으로 껐다 켜기를 반복하고, 주간에는 방송 채널을 계속 돌려가며 화질과 기능을 확인한 후에 재차 포장작업을 거쳐 출하한다.
포장된 상태의 제품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철저히 소비자 관점에서 제품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TV 설치 시에 박스를 개봉하고 제품을 꺼내 설치하는 데까지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충격까지도 철저히 살펴본다.
이와 함께 TV 기능 시험실도 1층과 2층에 각각 위치해 있다. TV 기능 검사 조건에 따라 상온 시험실, 고온 시험실, 음질 시험실 등으로 구분돼 있다.
1층과 2층에 있는 상온 시험실에서는 TV의 기능, 소비 전력 등을 점검한다. 가령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버전이 나오면 전원을 껐다 켜는 것부터 스마트 기능까지 하나하나 구현하며 검사를 마치는 데는 나흘 정도 걸린다.
2층으로 올라가면 고온 시험실이 있다. 40도가 넘는 고온의 환경에서는 전자제품들의 수명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고온 시험실에서 모든 기능을 하나하나 확인한다. 신제품의 경우, 7일 밤낮을 꼬박 고온 시험실에서 품질 시험을 거쳐야 한다. 신제품이 아닌 기존 제품들도 생산될 때마다 무작위로 골라 한 달에 한 번씩은 반드시 고온 시험실에서 최대 168시간까지 품질 시험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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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질 시험실에서는 완벽히 밀폐된 공간 안에서 가장 큰 소리부터 음소거 직전의 가장 작은 소리까지 점검한다. 잡음은 물론, 소리의 크기에 상관없이 음색의 변화가 없는지 확인한다. 시청자들은 화질이 좋아지는 만큼 좋은 음질을 기대하기 때문 음질 또한 철저한 검사를 거친다.
이병철 LG전자 TV/모니터생산FD담당 상무는 "프리미엄 TV란 단순히 가격이 높은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기대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의 진정한 가치를 전할 수 있도록 품질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