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수렁 빠진 애플…칼텍에도 피소

와이파이 관련 특허 침해 혐의…거의 전모델 해당

홈&모바일입력 :2016/05/31 17:24    수정: 2016/05/31 17:54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애플의 ‘특허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허 괴물 버넷엑스에 호되게 물린 애플이 이번엔 미국의 명문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이하 칼텍)에 제소를 당했다.

칼텍이 와이파이 관련 특허권 침해 혐의로 애플을 캘리포니아 중부지역법원에 제소했다고 엔가젯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칼텍은 애플 뿐 아니라 브로드컴도 함께 제소했다.

이번에 문제 삼은 것은 IRA/LDPC 코드와 관련된 특허다. 이 코드는 좀 더 간단한 암호 회로를 활용해 데이터 전송비율과 품질을 향상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 기술들은 많은 애플 제품들이 사용하고 있는 802.11n과 802.11ac 와이파이 표준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허괴물인 버넷엑스와 소송에서 참패한 애플이 이번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도 제소를 당했다. (사진=씨넷)

■ 아이폰5 이후 전 모델…아이패드-애플워치도 제소

칼텍은 지난 2006년부터 2012년 사이에 이 특허를 취득했다. 이번 소장에서 칼텍은 애플이 특허 침해 사실을 알면서도 사용해 막대한 금전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특허 침해 대상 제품도 꽤 넓다. 일단 아이폰은 5이후 최신 버전까지 전부 특허 침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아이패드 역시 미니2 이후 제품들을 전부 문제 삼았다.

여기에다 맥북에어와 애플 워치까지 거의 모든 애플 제품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칼텍이 주장했다.

브로드컴이 함께 제소된 건 애플에 와이파이 칩을 공급한 때문이다. 현재 애플은 애플 워치를 비롯해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에 802.11ac를 지원하는 브로드컴 칩을 사용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2년 이후 3년 동안 브로드컴 전체 매출의 14.6%, 13.3%, 1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고객이다.

애플을 제소한 칼텍의 와이파이 관련 특허권 개념도. (사진=미국 특허청)

애플은 올초 특허괴물인 버넷엑스와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6억2천500만 달러 배상 판결을 받았다. 당시 문제가 됐던 건 페이스타임을 비롯한 VPN 관련 특허였다.

버넷엑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특허 괴물 중 하나. 따라서 버넷엑스의 소송엔 다분히 금전적 이득을 노린 측면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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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칼텍은 다르다. 미국의 대표적인 명문 공대인 칼텍은 단순히 돈 때문에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긴 어렵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특허괴물과 달리 대학들은 옛 특허에서 돈을 벌기 위해 소송을 걸진 않는다”면서 “따라서 이번 소송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