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로펌 베이커&호스테틀러는 최근 신입 변호사를 한 명 채용했다. 새롭게 채용된 로스(Ross)란 변호사는 파산 사건을 주로 맡게 된다.
베이커&호스테틀러는 미국 전역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대형 로펌. 파산 분야에만 50명 가량의 변호사가 활동할 정도다. 따라서 변호사 한 명 채용한 건 뉴스거리도 아니다.
하지만 로스라면 얘기가 다르다. IBM의 슈퍼 컴퓨터 왓슨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변호사이기 때문이다.
바둑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구글 알파고처럼 로스는 법률 서비스에 최적화된 AI로봇이다. 로스의 두뇌는 IBM의 자랑인 왓슨이다. 왓슨은 1초에 80조 번 연산하고 책 100만권 분량의 빅데이터를 분석한다.
과학 전문 매체 퓨처리즘은 12일(현지 시각) AI 변호사 로스가 베이커&호스테틀러에 입사했다고 보도했다. 이 로펌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 창업자인 앤드류 아루다는 퓨처리즘과 인터뷰에서 “다른 로펌들도 로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조만간 그들도 공식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는 글을 읽고 이해하며 질문을 받으면 가설을 추론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조사 및 연구 작업 뿐 아니라 결론을 도출할 땐 각종 근거와 자료를 함께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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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변호사답게 로스는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일을 한다. 고객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 판례를 수집한 뒤 바로 바로 전달해주는 역할도 한다. 수 천 건의 자료를 탐색한 뒤 가장 근접한 해답을 제공해주는 작업도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로펌 변호사들의 작업 시간을 대폭 줄여주기도 한다.
베이커&호스테틀러의 밥 크레이그 최고정보책임자(CIO)는 퓨처리즘과 인터뷰에서 “인지 컴퓨팅이나 다른 머신 러닝 같은 새롭게 부상한 기술들은 우리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