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애플 연구개발(R&D) 규모가 100억 달러를 넘을 것 같다. 뭔가 큰 일을 꾸미고 있는 게 틀림 없다."
’애플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애플이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과정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어바브 아발론(Above Avalon)이란 사이트를 통해 애플을 집중 분석하고 있는 닐 사이바트(Neil Cybart)다.
사이바트는 11일(현지 시각) 어바브 아발론에 올린 글을 통해 “올해 애플 R&D 투자 규모가 100억 달러를 웃돌 것 같다”면서 “이는 작년보다 30% 가량 향상된 규모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불과 4년 전만 해도 애플의 연간 R&D 규모가 30억 달러 남짓한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부분이다”고 분석했다.
■ "내년엔 매출의 6.8%를 R&D에 투자"
사이바트는 올해 애플의 R%D 투자 비중이 전체 매출의 4.9%까지 늘어난 뒤 내년엔 6.8%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절대금액 자체가 늘어난 데다 매출이 주춤하면서 R&D 투자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란 예상이다.
굳이 설명하자면 애플은 지금 물밑에서 뭔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대표 상품을 내놓기 몇 년 전부터 R&S 투자 규모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사이바트는 이 같은 소식을 전해주면서 “애플의 R&D 투자 규모는 월가 등에선 이상할 정도로 주목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왜 그런 현상이 벌어진 걸까? 사이바트는 장기 전망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구글, 페이스북 등과 달리 애플은 철저한 비밀주의로 일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과 함께 최근 애플의 R&D 투자가 늘고 있는 이유를 세 가지로 추론했다.
가장 먼저는 애플의 제품 라인이 확대된 때문이다. 최근 애플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폭넓게 확대된 제품들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선 R&R 비용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 3월 마감된 2016 회계연도 2분기 매출 13% 감소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애플 분기 실적이 줄어든 것은 13년 만에 처음이다. 덩달아 아이폰 역시 2007년 첫 등장한 이후 처음으로 판매량 감소란 아픔을 겪었다.
두 번째 설명은 애플이 뭔가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에서 많은 제품을 쏟아내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을 수 있단 의미다.
마지막으로 애플이 도약을 꾀하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아이폰의 뒤를 이을 혁신 제품 개발을 위해 투자를 대폭 늘렸을 것이란 추론이다. 유력한 후보로는 웨어러블 기기나 개인 수송 관련 기기 쪽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 '아이폰 이후'로 어떤 제품 밀고 있을까
사이바트는 최근의 R&D 투자 규모만 놓고 보면 세 번째가 가장 이치에 맞는 설명이라고 강조했다. 제품 확대를 위해 R&D 투자를 늘렸다는 건 애플이 그 동안 보여준 행보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지금까지 내놓은 제품들을 유지하고 개선하기 위해 R&D 비용을 늘렸을 것이란 설명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갑작스런 투자 증가를 설명하기엔 어딘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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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애플은 지금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내놓기 위해 계속 투자를 하고 있는 단계일 가능성이 많다고 사이바트가 추론했다.
이와 함께 그는 애플의 새 프로젝트가 시작된 시점이 2014년 봄일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10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설명해줄 가장 유력한 분야는 자동차일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