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맡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표까지 겸직하게 되면서 삼성의 전자부품 핵심 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이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지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9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을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권오현 부회장은 삼성이 삼성전자에서 LCD 사업부를 떼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합쳐 삼성디스플레이를 만들 때 초대 대표를 맡은 바 있다.
이번 인사는 다소 전격적이었다. 이 때문에 업계는 그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 측은 이번 수장 교체와 관련 ▲부품 사업 시너지 강화 ▲디스플레이 역할 강화 등을 이유로 들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권오현 부회장의 대표직 부임으로 부품 경쟁 심화에 따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반도체 사업의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수장 교체가 실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에 매출 6조400억원에 영업손실 2천7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해 1분기에는 5천2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바 있다.
세계적으로 전자 부품 시장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1분기에 매출 11.15조원으로 영업이익 2.63조원을 기록하며 선방한 것과 비교된다. 또 경쟁 상대인 LG디스플레이가 영업이익 395억원으로 적자를 면한 것과도 비교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1천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런 배경과 관련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니라 1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난 지 하루 만에 수장을 전격 교체한 것으로 봤을 때 디스플레이 사업의 방향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임 박동건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으로 옮겨 미래 부품 사업을 관장하게 될 것이란 이야기만 나올 뿐, 아직 보직은 확정되지 않았다.
박 사장의 공(功)을 평가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업계 다른 전문가는 박 사장에 대해 "신공정 도입은 기술 회사가 늘 직면하는 과제 중 하나일 뿐이고, 중소형 OLED 제품 경쟁력 강화와 거래선 확대 공이 적지 않다"며 "특히 이 분야 대형 고객을 속속 유치하면서 디스플레이 사업 미래 그림을 다시 그렸다"고 평가했다.
배경이 무엇이든 향후 관심사는 권오현 부회장이 이끌어갈 디스플레이 사업 방향성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 측이 수장 교체 이유로 ▲부품 사업 시너지 강화 ▲디스플레이 강화 등 두 가지를 든 만큼 실제로도 그게 가장 중요할 일일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의 경우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LCD에 관한 새로운 전략과 ▲소형 OLED의 차별화 그리고 대형 OLED 시장 개척 및 주도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업계 한 전문가는 "LCD의 경우 중화권 업체들의 잇단 공세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판매가격이 거의 제조원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지금은 잠시 판가 하락세가 멈췄지만 언제든 더 심화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소형 OLED가 대세가 되고 이 분야에서 삼성이 강점을 갖고 있지만 중화권 회사들의 도전이 잇따르고 있어 더 큰 투자에 기반한 차별화와 기술격차 벌리기가 필요하다"며 "이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중요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멀리 봐서는 대형 OLED에 대한 세밀한 로드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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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S 부문의 메모리와 시스템LSI 그리고 권 부회장 직속체제인 전장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주목을 끈다.
특히 아직 전반적인 그림이 공개되지 않은 자동차 전장사업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의 사업적 시너지 효과 창충 방법이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