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형 미디어그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복스미디어가 또 다른 실험을 시작한다. 이번엔 IT기기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미디어를 만들었다.
복스 미디어가 25일(현지 시각)부터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란 새로운 뉴스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복스는 정치 사이트 복스를 비롯해 스포츠 네크워크인 SB네이션, IT 전문 매체 더버지와 리코드를 보유하고 있는 미디어 전문 스타트업. 따라서 새 미디어 사이트를 하나 더 만드는 게 특별한 뉴스 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형식과 방법 모두 범상치가 않기 때문이다.
■ "스마트폰 시대 되면서 기기 사이트 정체성 흐려져"
우선 서킷 브레이커는 별도 사이트 형식으로 서비스되지 않는다. 페이스북 페이지 형태로 존재할 예정이다. IT 사이트 더버지 내에 섹션 형태로 자리잡을 예정이긴 하지만 주된 영역은 페이스북이다. 천하의 복스도 이런 실험은 처음이다.
이쯤 되면 최첨단 미디어 실험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접근 방식은 굉장히 고전적이다. ‘고전적인 기기 전문 블로그’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뉴욕타임스가 좀 더 자세한 얘기를 전해주고 있다. 그 부분을 살짝 인용해보자.
잘 아는 것처럼 IT기기 전문 블로그라고 하면 엔가젯과 기즈모도가 대표적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등장한 엔가젯 등은 텔레비전과 게임콘솔, 휴대폰 같은 기기들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상황이 살짝 달라졌다. 뉴욕타임스 표현대로라면 “테크 사이트는 문화 쪽에 눈을 돌리게 됐고, 많은 문화 관련 사이트들도 테크놀로지 기사를 함께 다루기” 시작했다. 엔가젯과 기즈모도 역시 2000년대 초반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이런 상황에서 복스는 왜 또 다시 기기 전문 블로그를 출범하려는 걸까? 뉴욕타임스가 전하는 서킷 브레이커 편집장 폴 밀러의 편집 방침은 명확하다. “하드코어 기기팬 중 ‘핵심 계층’을 겨냥한 뉴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역시 뉴욕타임스 설명을 그대로 옮겨보자. 좀 더 넓은 문화적인 관점에서 넷플릭스와 기술의 역할에 대한 담론을 전개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럴 경우 ‘하드코어 기기 핵심 팬’들은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들에겐 특별할 것 없는 얘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가상현실 헤드셋- 드론 등이 집중 타깃
서킷 브레이커는 바로 그 부분을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테크 산업 관련 뉴스는 자매 사이트인 더버지나 리코드에게 넘기고 기기 얘기를 좀 더 깊이 다룰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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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가상현실 헤드셋, 드론, 가정 자동화기기, 호버보드 같은 제품들을 좀 더 깊이 다룬다는 계획이다. 아직 제대로 뜨지 않았거나, 어쩌면 영원히 뜨지 않을 수도 있는 기기가 주 타깃이란 의미다. 페이스북이 주 플랫폼인만큼 동영상 쪽에도 많은 공을 들일 계획이다.
말하자면 IT 영역 중에서도 첨단 기기 쪽에 초점을 맞춘 전문 뉴스 서비스인 셈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기기 구매에 관심있는 독자들이 주타깃인 만큼 입소문을 잘 탈 경우엔 광고주들에게 꽤 매력적인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