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억 교보생명 IT 구축사업 법정 가나

SK, 우선협상 지위 보전 가처분소송 제기

컴퓨팅입력 :2016/04/19 18:20    수정: 2016/04/20 09:35

송주영 기자

2천500억원 규모의 교보생명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놓고 법적 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SK주식회사C&C가 19일 교보생명으로부터 협상 결렬 통보를 받자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 사업에는 당초 SK주식회사C&C와 LG CNS가 입찰에 참여했고 지난 3월 SK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지난 16일까지 협상이 진행되다 19일 교보 측이 최종 협상 결렬을 통보해온 것이다. 교보는 또 차순위인 LG CNS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SK 측은 이르면 22일께 자사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보전하고 다른 사업자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금지해달라며 교보생명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계획이다..

■"경쟁사 개발방법론을 요구했다" vs "요구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SK 측은 협상 결렬의 책임이 교보 쪽에 있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협상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며 "시스템 개발 방법론과 관련해 협상 과정에서 사업제안요청서(RFP)에도 없는 MDD(모델 중심 개발)를 요구했는데 이는 경쟁사인 LG CNS의 방법론"이라고 주장했다.

MDD는 소스코드를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는 기법으로 LG CNS 고유의 개발 방법이다.

"개발 방법은 각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경쟁사 방법론을 쓰라고 요구하는 것은 관례에 어긋나는 일"이고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어서 협상이 결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상이 결렬된 책임이 교보의 무리한 요구에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SK주식회사 C&C는 또 "교보생명은 PMO(프로젝트 관리 조직)로 외부업체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이 역시도 내부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바꿨다"며 "감리업무를 자체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CIO(최고 정보) 황주현 부사장은 "SK주식회사 C&C가 상식 밖의 얘기를 하고 있다"며 "LG CNS가 물건을 파는 회사가 아닌데 그 방법론을 갖고 소화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교보생명 본사사옥(자료=뉴스1)

교보생명은 오히려 협상 결렬의 책임이 SK주식회사 C&C에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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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부사장은 “(이번 차세대는) 대상 범위가 굉장히 넓고 교보생명 사상 가장 큰 IT프로젝트”라며 “SK주식회사 C&C가 제시한 공수(인력 투입)로는 원하는 업무범위, 프로그램 본수, 품질수준을 만들기가 어렵다고 보고 적격한 수준을 요구했지만 이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협상 결렬 이유를 설명했다.

또 "보험 IT 업무 경험이 있는 인력 등을 포함해 품질 수준을 맞출 수 있는 안을 요구했지만 협상 시한까지 원하는 수준을 맞추지 못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