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구마모토현을 강타한 연쇄 지진 여파로 국내 자동차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해 각 업체들마다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아직까지 큰 타격이 없는 상황이지만, 여진 등으로 자칫 가동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일부 부품은 수급 문제로 피해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8일 외신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우선 일본 규슈지역에 생산 시설을 갖춘 토요타와 닛산 등의 경우 일부 라인의 가동을 중지하고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토요타는 고급차 렉서스의 규슈 조립라인 생산을 중단했다. 자동차 조립을 담당하는 미야다 공장은 직접적인 피해가 없지만, 구마모토 주변 지역 부품사들의 가동 중단에 따른 부품 수급 차질을 감안해 가동을 멈춘 상태다.
토요타는 향후 공장 가동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재가동을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해당 공장의 생상 물량이 대부분 일본 내수용인 만큼, 국내 물량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게 한국 토요타 측 설명이다.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업계에 미칠 반사이익도 미미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완성차업체는 약 2개월 분의 재고를미리 확보해 두는 데다, 이번 지진에 따른 토요타의 생산 차질이 현대·기아차 등과 주로 경쟁하는 미국 등 해외시장 차량 수급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와 달리 일본 자동차 생산 공장의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들어 국산 자동차업체들의 수혜 가능성을 크게 점치지 않고 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발표된 일본 업체들의 피해 규모는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의 경쟁 상황에 있어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닛산도 지진 발생 지역 인근에 있는 로그, 무라노 등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생산하는 2개 공장의 생산을 중단했지만 설비 파손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혼다는 이륜차를 생산하는 구마모토 공장의 생산 중단을 결정했으나 다른 지역의 자동차 생산 공장은 정상 운영 중이다.
다만 변속기 회사인 아이신이 구마모토에 있는 2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이곳에서 변속기를 공급받는 업체들의 경우 향후 조업 중단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당장은 재고량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가동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차량 생산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국산업체 중 쌍용차가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 및 코란도C 등에, 한국GM은 최근 출시한 신형 캡티바에 아이신 6단변속기를 탑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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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관계자는 "아이신으로부터 우리가 공급받는 변속기는 나고야에서 생산돼 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향후 아이신의 전체 수급 상황으로 부품 확보에 차질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상황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 역시 캡티바에 장착되는 아이신 변속기의 안전 재고량을 충분히 확보해 둔 상태로 차량 생산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다만 구마모토 지역 주변에 있는 2, 3차 밴더들의 피해 상황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자체 계열사인 현대파워텍을 통해 변속기를 공급받고 있어 미칠 영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