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재해복구(DR) 같은 전통적 IT 보호 업무가 신기술을 만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갔다. 빅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IT시스템뿐 아니라 비즈니스 전체를 보호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글로벌테크놀로지서비스(GTS)의 ‘비즈니스지속성(Business continuity)’ 사업은 최근 새로운 이름으로 고객을 만나고 있다. 이른바 ‘리질리언시(resiliency)’ 서비스다.
IBM 리질리언시 서비스의 고객사 규모는 1만곳 이상, 담당 직원 규모는 4천명 이상이다. 최근 3년 사이 클라우드 리질리언시 분야에서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로렌스 기하드졸리 IBM 리질리언시서비스 대표는 기자와 만나 “과거 고객은 시스템 다운 시 12시간에서 36시간 정도 안에 복구하면 됐지만, 이제 3시간 안에, 혹은 아주 약간의 다운타임도 허용하지 않는다”며 “앱이든 비즈니스 프로세스든 항상 제공되야 하는 올웨이즈온 콘셉트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잡한 클라우드와 코그너티브 시스템, 빅데이터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올웨이즈온 상태를 계속 제공하려면 데이터 보호 인프라는 더 중요해진다”며 “가령 개인 건강관리를 IoT기기에 의존하거나, 자율주행차량이 일반화된다면, 시스템은 항상 작동중이어야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은 과거 기업 데이터 백업 및 DR 서비스를 제공했다. 리질리언시 서비스는 여기에 서비스생명주기관리, 컨설팅, 매니지드 서비스 등을 폭넓게 제공하는데,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인지컴퓨팅 왓슨 등의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로렌스 기하드졸리 대표는 “리질리언시 강화를 위해 코그너티브 분야를 채택 많이 하는 상황”이라며 “IBM의 개발자, 연구진, 왓슨팀까지 예측성과 애널리틱스 분야를 더 강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동시에 고객 자문 서비스도 강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와 인지컴퓨팅을 리질리언시와 결합하려는 시도는 얼마전 IBM의 인수합병에서 나타난다. ‘웨더컴퍼니’ 인수가 대표적인 예다.
로렌스 기하드졸리 대표는 “웨더컴퍼니 인수로 고급의 기상 데이터를 다량 확보함으로써 고객사에게 아주 구체적인 기상정보와 자문을 제공하게 됐다”며 “특정 위치에 3분 후 어떤 악천후 기상 상황이 발생할테니, 데이터를 어디로 이전하라는 식의 자문이나, 가이드를 선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사의 고객에게 태풍경보 같은 기상알림 서비스도 제공하게 해줄 수 있는 등 자체 인지컴퓨팅 자산을 적극 활용해서 리질리언시를 더 강화해야 하는 고객사의 비즈니스를 더 개선하려한다”고 강조했다.
IBM의 목표는 리질리언시 서비스를 통해 고객사의 비즈니스를 보호하고, 개선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리스크를 더 많이 감내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과거엔 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도 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도 한다.
기하드졸리 대표는 “갈수록 브랜드의 평판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과거의 기술인력은 문제 발생 시 복구만 해주면 됐지만, 이제 기술뿐 아니라 비즈니스 측과 대화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시스템 다운되면 모든 사람이 알게 되고, 소비자는 문제 생기면 바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며 “비즈니스와 기술 인력은 브랜드 평판의 리스크에 대해 구체젹으로 얘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규제의 강화, 사이버 공격의 증가 등도 비즈니스와 리질리언시의 결합을 가속하는 동인이다. 각국 정부는 데이터나 서비스 손실에 강력한 규제를 신설하고 있으며, 보안 사고는 비즈니스 중단과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다.
기하드졸리 대표는 “리질리언시 고객사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절반이 사이버공격에 대비 못했다고 응답했는데. 데이터나 서비스가 공격 당했을 때 어떻게 복구할 지 모르는 경우가 절반에 달한다는 것”이라며 “고객에게 각종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역량을 갖추도록 하고, 베스트프랙티스를 전파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설문조사 후 IBM은 고객 프로파일링 분석 작업을 진행했다. DR에 아주 능한 기업을 DR마스터로 분류하고, 중간수준을 미디엄으로, 초급을 비기너로 분류했다. DR 마스터 기업의 경우 어떤 역량을 갖췄는지 분석하고, 데이터 사고 발생 시 소비되는 비용규모를 분석했다.
설문조사 데이터 분석은 새로운 리질리언시 서비스 개발에도 활용됐다.
그는 “최근 리질리언시 커뮤니케이션 애즈어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조직에 크고 작은 이벤트 발생 시 어떻게 대응할 지 커뮤니케이션하는 서비스”라고 예를 들었다.
그에 따르면, 테러나 홍수 등의 재해 발생 시 각종 기술과 모바일 기술, 지도, 기상데이터 등을 이용해 DR 직원이나 해당 분야 전문가가 어디에 어떻게 투입돼야 할 지 판단해준다. 각 직원의 소재지를 파악하며, 어느 직원이 어떤 기술을 보유해서 어떻게 도움을 주고 받을 지 현황 파악이 가능하다. 기업의 인적 물적 자원을 파악해 현장 고객까지 지원하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고객에게 조직 내 크리티컬한 인력이 어디에 누가 있는지 파악하고, 작업을 도와드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IBM의 컨설팅팀은 템플릿, 템플릿, 애널리틱스 툴, 모바일툴, 코그너티브 툴등으로 조직 구성과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고 시스템에 넣을 직원의 특징을 파악하는데 도움준다”고 말했다.
그는 “IBM은 기술적 측면에서 모든 걸 제공할 수 있지만, 문제는 비즈니스에 대한 것”이라며 “리스크, 비즈니스 성과, 사건사고, 비용 등의 관리 측면을 종합 분석해 종합적 전략을 생성하는 게 우리에겐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질리언시가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의 시대에 경쟁우위를 가져다주는 요소라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고객이 워크로드를 클라우드로 이전하면서, 비즈니스 지속성이나 리질리언시를 통합관리하는 게 더 복잡해지고 있다”며 “워크로드의 분산에서 분석을 통해 총체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사에게 하나의 뷰와 포털을 제공해서 한번에 모든 시스템을 보게 하고, 크리티컬한 워크로드의 위치, 이전 대상의 위치 등을 포함해 리질리언시를 통합적으로 지휘 관리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이런 작업의 중요성은 누구나 쉽게 말하지만, 고객사가 실제 실행에서 매우 어려워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사가 클라우드의 모든 데이터를 잘 백업하고 있다고 안심하겠지만, 백업만 돼 있지 리질리언시를 어떻게 할지는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문제발생하면 클라우드 백업 데이터를 어떻게 프로덕션에 재사용할 지 모르고, 서비스 재가동 방법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IBM에 따르면, 하나의 기업이 데이터 손실 사고에 따라 입는 직접적인 손실액은 건당 40억원정도다. 서비스 해킹사고 시 기업이 고객 정보 데이터 1개 손실 시 복구비용은 154달러(약 17만원)다. 손실 사고 발생에 따른 비즈니스 중단에 따른 손실과, 데이터 재생성 등의 부가적 손실액을 따지면 손해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그는 보험사 시나리오를 통해 빅데이터, 인지컴퓨팅과 리질리언시의 결합을 부연설명했다.
그는 “자동차를 몰고 도로를 가던 중 폭풍에 쓰러지는 나무에 차량사고가 발생했다고 하자”며 “차 주인은 서류를 작성해서 보험사에 보낼 것이고, 아주 운 좋으면 보험금을 지급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웨더컴퍼니와 인지컴퓨팅, 리질리언시를 접목하면, 보험사와 가입자는 새로운 보험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며 “보험사는 기상정보를 통해 가입자에게 실시간으로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가입자는 이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면서 보험료 상승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IBM-SAP, 클라우드·AI 분야 손잡았다2016.04.11
-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한국IBM의 시장”2016.04.11
- 왓슨 탑재 AI 로봇, 힐튼 호텔리어 됐다2016.04.11
- IBM 왓슨, 핀란드 IoT·에너지 플랫폼 시장 진입2016.04.11
가령, 보험사는 가입자에게 ‘10분 안에 폭풍오니 밖에 주차했다면 차고로 옮겨라’ 식의 지침을 전달할 수 있다. 가입자는 차고로 차량을 옮기고 이동을 자제함으로써 쓰러지는 나무에 자동차가 파손되는 사고를 겪지 않을 수 있다.
그는 “기업은 리질리언시 분야 강화로 전반적인 리스크를 감소시키고, 비용을 줄이면서 새 서비스 영역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보험을 예로 들면, 보상중심이었던 보험 사업이 예방중심, 비용절감 중심으로 바뀔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