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4차 알뜰폰 활성화 계획을 내놓는다. 알뜰폰이 '가계통신비 낮추기’ 정책 중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었던 만큼 올해 역시 그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업계는 도매대가 인하 폭과 전파사용료 감면 연장 여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
8일 미래창조과학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안에 도매대가 인하폭과 전파사용료 감면 추가 연장 내용 등을 담은 4차 알뜰폰 활성화 계획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알뜰폰은 기존 이통사로부터 망을 빌려 이용자에 자체 브랜드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통신 재판매 서비스다. 가계통신비 절감을 목표로 지난 2012년 8월 처음 국내 도입됐다. 같은 품질의 통신 서비스를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빠르게 확산되면서 올해 가입자 600만을 돌파했다.
하지만 대부분 알뜰폰 서비스 사업자들은 아직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태다. 미래부에 따르면 지난해 38개 알뜰폰 사업자의 총 영업적자는 600억원에 이른다.
미래부는 가계통신비 낮추기 정책의 일환인 알뜰폰이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서비스 사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4차 활성화 계획을 마련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5월 중 발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알뜰폰 활성화 계획 마련을 준비하고 있지만 발표는 5월보단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도매대가 인하 폭과 전파사용료 감면 연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도매대가는 매년 10% 정도 인하된 만큼, 올해도 도매대가 인하내용이 활성화 계획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가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에 지급하는 망 이용대가다. SK텔레콤 도매대가를 기준으로 KT와 LG유플러스가 조금 더 낮은 수준으로 대가를 책정하고 있다. 지난해 도매대가는 전년 대비 음성은 10.1%(39.33→35.37원/분), 데이터는 31.3%(9.64→6.62원/MB) 인하했다.
문제는 인하 폭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사들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소매가격과 알뜰폰에 제공하는 도매대가 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가격을 내놓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알뜰폰 관계자는 "도매대가를 소매가 기준으로 30%는 인하해야 에넥스텔레콤의 제로요금제 같은 경쟁력 있는 상품을 구성할 수 있고 소비자들에게도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파사용료는 지난 3차 활성화 계획을 통해 감면 혜택이 1년 연장됐지만 오는 9월 이후에는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알뜰폰 사업자들이 전파사용료까지 낼 경우 경영 악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가입자 1명당 분기별 약 1천200원의 전파사용료를 부담해야 한다. 가입자 600만명을 기준으로 할 때 업계가 부담해야 할 전파사용료는 연간 300억원 규모다. 한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영업적자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려면 갈 길이 멀다”면서 “10월부터 당장 전파사용료를 내면 결국 문닫는 회사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미래부 역시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전파사용료 감면 연장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미래부관계자는 “전파사용료 감면 연장도 고려하고 있는데 기재부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파사용료 감면 연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당초 정부는 2012년부터 3년간 전파사용료를 면제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1년 연장을 했고 또 다시 이를 연장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파사용료를 감면해 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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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알뜰폰 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다방면의 계획이 마련될 예정이다. 제4이동통신 출범이 무위로 끝나면서 현재로써는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카드로 알뜰폰이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부가 알뜰폰 활성화 정책 마련에 절치부심 하는 이유다.
미래부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있고 활성화 방안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