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 공포가 확산되고 실내 공기질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도 점차 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코웨이, 대유위니아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물론 다이슨, 블루에어, 샤오미 등 해외 기업들도 초미세먼지 정화 기능을 앞세운 공기청정기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가습기나 선풍기와 공기청정 기능을 결합한 융복합 제품과 휴대용 공기청정기까지 종류도 다양해졌다.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은 공기청정 선풍기 '다이슨 퓨어 쿨 링크'를 이달 중 국내에 출시한다. 공기청정기 외에 여름에는 선풍기로도 사용할 수 있는 이 제품은 1.1㎡ 초극세사로 만든 360도 붕규산 유리섬유 헤파필터를 통해 PM 0.1 크기의 실내 알레르기 유발물질, 악취, 오염물질을 99.95% 정화해준다는 점을 내세웠다.
또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다이슨 특유의 슬림한 디자인도 장점이다. 올해 신제품에는 ‘다이슨 링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내외 공기질을 측정하고 와이파이 연결로 기기 제어가 가능한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탑재했다. 타워형과 데스크형 두 모델로 출시되는 이 제품의 국내 출시 가격은 99만8천원으로 고가에 속한다.
앞서 스웨덴 공기청정기 전문업체 블루에어는 신제품 '블루에어 프로(Pro)' 시리즈로 사무실과 어린이집, 키즈카페 산후조리원 등 국내 B2B 공기청정기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담배연기, 미세먼지, 매연은 물론 PM 0.1 사이즈의 극초미세먼지까지 99.97% 제거하는 ‘헤파 사일런트' 필터가 핵심 기술이다.
각각 110㎥, 72㎥, 36㎥ 공간을 커버하는 XL, L, M 세 가지 모델의 가격은 1천달러(약 119만원)~4천달러(약 476만원)다. 블루에어는 프로 시리즈에 이어 젊은 감성을 앞세운 서브브랜드 블루(Blue)까지 제품군을 확대했다. 블루 퓨어 211은 79만8천원, 블루 퓨어 121은 109만원에 출시된다.
다이슨과 블루에어가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했다면 ‘대륙의 실수’ 열풍의 필두에 있는 중국 샤오미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신제품으로 국내 시장 본격 공략에 나선다.
샤오미와 총판 계약을 맺은 코마트레이드는 샤오미의 공기청정기 신제품 '미에어2'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미에어2는 새로워진 공기 순환 시스템, 360도 3겹 필터의 효율적인 정화 기능, 실내 공간 면적에 따른 정화량 조절 기능,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모니터링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다. 국내 출시 가격은 19만9천원으로 경쟁 제품 대비 파격적이다.
해외 브랜드 공세에 맞서는 국내 가전 업체들의 경쟁도 뜨겁다. 먼지입자의 지름이 1㎛(마이크로미터; 1㎛는 백만 분의 1m) 이하인 극초미세먼지를 감지하는 PM1.0 센서는 기본이고 공기 질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와 사물인터넷(IoT) 등 편의 기능을 자랑한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초미세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는 출시 70일만에 국내 판매 2만대를 돌파했다. 프리미엄 모델인 7000시리즈와 5000시리즈는 이 기간 동안 6:4 비율로 5분에 1대씩 하루 평균 약 300대 팔렸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6배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3월 중순부터 시작된 공기청정기 성수기를 감안할 때 올해 ‘블루스카이’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국내에 선보인 프리미엄 가전 통합 브랜드인 'LG 시그니처' 시리즈 중 하나로 'LG 시그니처 가습공기청정기'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세균들이 기생하기 어려운 미세한 크기의 수분으로 가습하는 방식으로 쾌적한 실내 공기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품 상단에 투명한 창을 적용해 이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6월 출시되는 제품의 가격은 출하가 기준 149만원대로 초고가다.
코웨이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듀얼파워 공기청정기 아이오케어'가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3월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전월 대비 40% 증가했다.
대유위니아는 가습과 공기청정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휴대용 에어워셔인 '스포워셔'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판매량 기준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2014년 3천억원 수준이던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천억원까지 커졌다. 업계에서는 수년 내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세먼지 공포와 함께 최근 실내 공기 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도 공기청정기 판매량 급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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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환경청에 따르면 실내 공기 오염도는 실외공기보다 최대 5배까지 나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세정액, 방취제, 향초로부터 방출되는 유독 가스는 가장 일반적인 실내 공기오염 물질이며 요리할 때와 난방장치에서 나오는 가스, 곰팡이, 반려동물의 털 등이 실내 공기 오염의 원인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농도도 높아지면서 공기청정기가 필수 가전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특히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이 프리미엄화 되면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고급형 제품과 넓은 평수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대형화 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