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기대에 못 미치는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강달러 기조가 유지됐지만 해외판매량이 급감해 환율 수혜를 크게 누리지 못했다. 여기에 판매 비중이 큰 신흥국의 경기 침체가 지속된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다만 신차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는 2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현대차는 이달 말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시장의 눈높이는 그리 높지 않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1조3천900억원 대로 전년동기(1조5천880억원) 대비 약 12% 감소한 수준이다. 분기별로는 8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수출 부진이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전 세계에서 110만7천369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전년동기 대비 6.4%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16만대를 기록, 3.6% 증가했지만 수출이 급감했다. 국내수출이 23만9천298대에 그치며 16.2% 줄었고, 해외생산도 70만7천209대로 4.8% 빠졌다.
특히 판매 비중이 큰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시장이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침체가 지속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설상가상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현지 업체들에게 점유율을 뺏기고 있다.
문용권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올 1분기 매출은 21조7천6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영업이익은 1조2천880억원으로 18.9% 감소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2분기부터는 신차효과에 따른 해외판매 호전과 신흥국 경기 회복 등으로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현대차의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가 아직 구형모델을 소진 중"이라면서 "4월 이후 신차효과가 반영되면 점유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문용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인 국내 공장의 수출 물량 감소세와 해외공장 역성장 폭이 3개월 연속 완화되고 있다"며 "2분기에는 중국공장 성장과 함께 글로벌 생산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달 전월 대비 국내공장수출은 50.6%, 해외공장판매는 22.5% 증가하며 전체적으로 29.0% 증가하는 등 최근 이어오던 해외판매 감소세를 큰 폭으로 줄였다.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의 영향으로 내수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점도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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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2월과 달리 3월 들어서는 달러가 약세로 전환됐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조만간 강달러가 재개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도 현대차 실적 개선에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국제유가도 올해 초 바닥을 친 뒤 서서히 반등하면서 신흥국 환율도 점차 약세를 벗어나는 등 우호적인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2분기부터 신차효과, 가동률 개선, 이머징통화 안정화 등 우호적인 환율환경 변화 등에 따른 분기별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