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면과 측면에 ‘절연띠’가 둘러진 애플 아이폰6 디자인이 처음 유출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았다. 개발 과정에서 유출된 프로토타입 정도일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만큼 매끈한 풀메탈 외관에 드러난 하얀색 안테나선은 ‘옥에 티’였다.
아이폰 뿐만 아니라 많은 메탈 스마트폰이 수신률 저하와 전파간섭 등 문제로 띠 형태의 안테나 선이 스마트폰 표면에 드러나는 디자인을 감수한다. G5는 LG전자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풀메탈 스마트폰이다. 그리고 안테나 선이 보이지 않는 깔끔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외관 디자인은 그간의 LG 스마트폰 디자인을 생각한다면 평범하다. LG전자는 상하로 휘어진 ‘G플렉스’를 두 종류 냈었고 전작 G4도 커브드 디자인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소재 또한 G4의 천연가죽과 V10의 실리콘 등 일반적이지 않는 소재를 선택하는 파격적인 실험을 했었다.
그에 비하면 G5는 군더더기 없는 풀메탈 디자인이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다. 아주 작은 크기의 컬러 입자를 금속 표면에 부착하는 마이크로다이징(Micro-Dizing) 공법을 통해 구현했다는 실버, 타이탄, 골드, 핑크 네 가지 색상은 은은하다.
꼼꼼히 살펴보면 전면 상단 베젤 부분을 곡면으로 마감한 '3D 곡면 글래스'를 적용했다. 후면 테두리 부분에는 절단면을 평면이 아닌 오목한 형상으로 만드는 공법 ‘샤이니 컷’을 적용했다. 후면 양측면 가장자리는 부드럽게 휘어져 그립감을 살렸다. 평범해 보이지만 디테일에 공을 들였다. 전반적으로 사진보다는 실물이 훨씬 낫다.
LG 스마트폰에 시그니처였던 후면버튼은 전원버튼 하나만 남기고 측면으로 이동했다. 전원버튼은 지문인식 기능도 한다. 전원버튼 위로는 듀얼카메라 렌즈가 눈에 띈다. 얇아지는 스마트폰 두께 때문에 카메라 모듈이 툭 튀어나오는 이른바 ‘카툭튀’는 없지만 전원버튼과 듀얼카메라 부분이 완만하게 불룩하다. 크기는 5.3인치 무게는 159g으로 적당하다.
G5가 많은 박수를 받은 부분은 풀메탈 디자인을 구현하면서도 착탈식 배터리 채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점이다. 배터리 용량은 2800mAh이다. 마이크로SD카드 슬롯도 갖췄으니 금상첨화다. 32GB 단일 모델로 나오는 G5는 외장 메모리 슬롯을 통해 이론적으로는 최대 2TB 용량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비밀은 하단에 숨어있다. 왼쪽 아래 위치한 버튼을 누르면 스마트폰 하단 부분이 분리된다. 약간 힘을 주어 하단 모듈을 빼면 배터리가 붙어있다. 배터리를 '사과 쪼개듯이' 세로로 비틀면 분리가 된다. 이같은 모듈식 디자인이 처음 공개됐을 때 우려와 달리 헐거워지거나 제멋대로 빠질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버튼을 누른 다음 다시 손으로 분리를 해야 하단 모듈이 빠지고 탈착에도 꽤 힘을 들여야한다. 또깍 하고 열리고 찰칵하고 닫히는 모듈 결합 손맛이 꽤 좋다.
공개 전부터 ‘매직슬롯’이라는 이름으로 궁금증을 유발했던 모듈식 디자인 다음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카메라다. LG전자는 후면카메라를 1600만화소 일반카메라(78도)와 800만화소 광각카메라(135도)의 듀얼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135도 광각 카메라는 스마트폰 내장 카메라로는 세계 최대 화각이다.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 보다 약 1.7배 넓은 화면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진가는 풍경 사진이나 단체 사진을 촬영할 때 발휘된다. 광각 모드로 촬영하면 광각 렌즈 특유의 왜곡은 발생한다.
카메라 실행화면 상단에 메뉴 터치를 통해 일반카메라와 광각카메라를 전환할 수도 있지만 핀치투줌 동작으로 줌인이나 줌아웃을 하면 화면 오른쪽에 바가 나타나고, 줌아웃시 78도 일반 카메라 화각을 넘어서면 광각 카메라모드로 자동 전환되기 때문에 일반카메라와 광각카메라 렌즈를 오가며 편하게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일반렌즈와 광각렌즈로 찍은 사진을 조합해 액자 같은 느낌으로 만들어주는 ‘팝아웃 픽처’ 같은 모드도 재미를 더한다.
G시리즈의 셀카는 명불허전이다. 전면카메라 화소수는 800만으로 전작 G4와 동일하다. 특유의 ‘뽀샤시 효과’는 여성들의 마음을 끌기에 충분하다. 새롭게 추가된 ‘오토 셀피’ 기능도 편리하다. 전면카메라로 셀피 촬영 시 버튼이나 제스처를 취하지 않아도 얼굴을 인식해 움직임이 없으면 1초 뒤 자동으로 촬영해준다. 손바닥을 편 상태에서 주먹을 쥐면 셀피가 찍히는 ‘제스처샷’ 보다 한 단계 진화한 셀피 UX다.
손쉬운 사용성도 마음에 든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조준호 사장은 취임 이후 "비 IT 전문가인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아직도 스마트폰이 어려운 기기"라면서 꾸준히 쉬운 사용자경험(UX)을 강조해왔다. LG전자는 G5에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LG UX 5.0'을 처음 탑재한다.
특히 '홈 스크린' 화면과 '앱 서랍' 화면을 하나로 통일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넘어와서 가장 헷갈리는 것 중 하나가 앱 바로가기 때문에 두군데 동일한 앱이 있어 진입 경로와 설치 및 제거가 복잡하다는 점이다. G5는 앱을 설치하거나 삭제할 때 사용자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앱 진입 경로도 단순화했다. 기존 방식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홈 설정에서 기존 방식의 홈화면을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 사용자가 잘 사용하지 않는 앱이나 파일을 찾아서 정리해주는 스마트 클리닝 기능에서 한층 더 발전한 '스마트 닥터' 기능이 추가됐다. 예를 들어 배터리를 완전 방전한 후 교체하는 사용자에게는 올바른 배터리 충전 습관에 대해 안내해준다. 사용자의 습관을 분석해 예상되는 문제를 미리 진단하고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지능형 스마트폰 관리 기능이다.
LG 백업 사용성도 더욱 개선됐다. LG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타 제조사 스마트폰을 쓰다가 G5로 갈아탈 때에도 이전 스마트폰과 NFC 태깅만으로 저장된 사진 메모 등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도록 해 카카오톡 대화내용까지 백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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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마저 '혁신이 없다'고 비판받는 스마트폰 시장에 지난달 스페인에서 이뤄진 LG G5 공개 이후 “혁신적이다”라는 시장의 평가가 쏟아졌다. 세계 최초로 디바이스 간 결합을 지원하는 '모듈 방식(Modular Type)' 덕분이다. 기능 확장을 위한 다양한 모듈과 외부 기기를 '프렌즈'라는 이름으로 제공하고 프렌즈 매니저를 통해 쉽게 연결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안경처럼 쓰면 가상현실(VR) 콘텐츠 경험이 가능하고 360도 콘텐츠를 바로 만들고 공유할 수도 있다. 초고음질 음악 감상은 물론 집 밖에서도 반려동물 상태를 체크하고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조만간 드론 조종도 할 수 있다. 프렌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카메라·VR·사운드 등 카테고리별 기사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