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상·하원의원들이 28일 방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면담하고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단은 뎁 피셔 상원의원을 단장으로 태드 코크란, 존 바라소 상원의원, 존 던컨·다이앤 블랙 하원의원 등 5명으로 구성됐으며 한국 및 한국의 교통문화 이해도 제고 등의 차원에서 방한했다. 이들은 한국을 포함, 일본과 호주 등 3개국을 순방 중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날 미 의원단은 경기도 화성시 롤링힐스에서 정몽구 회장과 오찬을 한 뒤, 양국 자동차산업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자동차 연구개발 현장을 견학했다.
오찬에서 정몽구 회장은 "현대·기아차는 정보통신과 전자 기술이 융합된 자율주행 기술과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투자 확대를 통해 미래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존 바라소 상원의원은 "현대·기아차가 추진하는 미래차 개발 노력들이 향후 미래 주도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했다.
미 의원단은 디자인센터에서 남양연구소 소개와 홍보 영상을 관람한 후 충돌시험장에서 프라이드 정면충돌시험 시연 모습을 관람했다. 이어 주행시험장에서 제네시스 EQ900를 비롯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일렉트릭과 니로 하이브리드, 투싼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량과 하반기 미국 출시 예정인 신형 K7 등을 시승했다.
특히 미 의원단은 올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 미국시장에 첫 선을 보인 제네시스 EQ900(현지명 G90)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G90은 올 하반기 미국 시장에 제네시스 브랜드로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이어 2세대 제네시스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G80도 이르면 연내 선보인다.
G90를 시승한 뎁 피셔 상원의원은 "제네시스 G90은 고급스러운 내부 디자인과 운전 편의성을 갖춰 미국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일렉트릭, 니로 하이브리드 등도 하반기에 미국 현지에 출시될 예정이다.
방한 의원들은 미국 워싱턴 정가의 중량급 인사들로, 뎁 피셔 상원의원은 상원 상무·과학·교통위원회 위원을, 7선인 태드 코크란 상원의원은 미국 정부부처 예산집행권을 갖고 있는 상원 세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 존 바라소 상원의원은 공화당 정책방향을 수립하는 정책위원회 의장으로 있다. 존 던컨 하원의원은 교통 및 교통 인프라 관련 법안 수립을 관장하는 하원 교통 인프라위원회 부위원장, 다이앤 블랙 하원의원은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이다.
이들은 한국에서는 자동차산업, 교통 인프라 및 문화를 집중적으로 살핀 후 자국 정책 수립에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중 방문하는 국내 기업은 현대·기아차가 유일하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올해 다양한 고급차와 친환경차 출시로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전년(130만6천대) 대비 6.2% 증가한 138만8천대를 판매, 미국 시장 증가율(5.7%)을 웃돌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판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이끌었다. 현대차 투싼은 6만3천591대가 판매돼 전년(4만7천306대) 대비 34.4% 증가했으며, 기아차 스포티지도 5만3천739대로 전년(4만2천945대)보다 25.1% 늘었다. 싼타페도 9.5% 증가한 11만8천134대, 쏘렌토도 13.4% 증가한 11만6천249대를 판매했다. 제네시스도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2만4천917대를 판매해 전년(1만9천133대)보다 30.2% 증가했으며, 제네시스 미국 판매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2월까지도 견조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미국시장이 올해 1% 대의 저성장에그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전년보다 3.7% 증가한 18만6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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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은 현대·기아차의 최대 수출국으로, 지난해만 전년(76만4천대)보다 7.8% 증가한 82만4천대를 수출했다. 투싼·스포티지 등 소형 SUV와 제네시스·쏘울 전기차 등 부가가치가 높은 차량들의 미국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올해는 한국에서 생산하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 차종(G80, G90)은 물론 다양한 친환경차가 출시됨에 따라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SUV 시장 증가세에 맞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싼타페 생산을 개시하는 등 현지생산 체제도 시장밀착형으로 정비했다"며 "수출과 현지생산의 최적화를 통해 올해도 최대 판매 기록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