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피아트 500X "미니 컨트리맨 한판 붙자"

국내 피아트 모델 최초로 후방카메라·내비게이션 탑재

카테크입력 :2016/03/24 15:41    수정: 2016/03/25 10:06

“저 차 정말 이쁘지 않나요?”

24일 오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피아트 올-뉴 500X(이하 500X) 신차발표회 현장에서 나오는 말이다. 여성 고객들의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다.

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 피아트는 그동안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귀여운 내외관 디자인으로 유명세를 탔다. 컨버터블 형태 차량인 500C는 국내 자동차 팬들로부터 ‘무당벌레 차’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귀여움으로만 승부할 줄 알았던 피아트가 편의사양이 강화된 SUV로 국내시장을 공략할 준비를 마쳤다. 이날 신차발표회를 연 FCA 코리아는 “피아트 500X가 주말 여행 어디서나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하는 동급 최고 수준의 크기가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고 밝혔다.

미니 컨트리맨의 경쟁모델이 될 피아트 500X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매력을 뽐낼 수 있을까? 차량의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봤다.

24일 국내 시장에 출시된 피아트 500X (사진=지디넷코리아)

■500 시리즈를 그대로 계승한 외부 디자인

500X의 외관은 전체적으로 500과 500C의 몸집을 불린 듯한 느낌이다. 헤드램프 및 테일램프 디자인이 기존 500 시리즈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물린 듯한 느낌이다.

500X의 차체 크기는 전장 4천270mm, 전폭 1천795mm, 전고 1천620mm며 휠베이스는 2천570mm다. 경쟁모델인 미니 컨트리맨에 비해 큰 편이지만 휠베이스는 약 20mm가량 짧은 편이다(디젤 엔진 모델 기준).

500X는 총 3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2.4리터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팝 스타, 2.0 멀티젯 II 디젤 엔진이 탑재된 크로스와 크로스 플러스 트림으로 나눠진다.

크로스와 크로스 플러스는 오프로드 주행을 추구하는 세대를 겨냥한 트림으로 차체를 보호가기 위한 크로스 전용 전후방 범퍼, 측면 보호 실드, 루프 레일 등이 적용됐다. 이와 달리 팝 스타의 외관 디자인은 기존 500와 거의 흡사한 편이다.

피아트 500의 컨버터블 모델인 500C (사진=지디넷코리아)
피아트 500X (사진=지디넷코리아)

■국내 피아트 판매 모델 최초로 내비게이션 탑재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피아트가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은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 등의 사양이 탑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초행길을 많이 다니거나 주차에 취약한 운전자들에겐 피아트 모델 선택이 망설여질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걱정은 500X 출시로 말끔히 사라졌다. 500X 센터페시아에는 6.5인치 유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내비게이션, 후방카메라 등이 탑재됐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전체적인 구성은 기존 500과 500C와 유사하다. 시스템 레이아웃 자체도 큰 변화가 없다. 큰 차이점은 바로 NAV(내비게이션) 버튼이 탑재됐다는 점이다. NAV 버튼을 누르면 내가 현지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내비게이션 화면이 등장한다.

피아트 500X 실내 (사진=지디넷코리아)
500X 내비게이션은 기대만큼 높은 성능을 내지는 않는다 (사진=지디넷코리아)
3.5인치 디지털 TFT-LCD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500X 계기반 (사진=지디넷코리아)
피아트 500X 센터페시아 (사진=지디넷코리아)

한글화 작업을 마친 500X 한국형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실행해봤다. 각종 편의점 및 지하철 역 표기는 자세히 보이지만, 국내 내비게이션 시스템만큼의 정교함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FCA 코리아가 꾸준히 고안하고 있는 굴림체는 이 내비게이션의 시인성을 크게 개선해주지는 못한다. 내비게이션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셈이다.

그래도 500X 실내 센터페시아 버튼들은 누르고 싶은 재미가 있는 차다. 유커넥트 시스템은 각종 버튼을 누를때마다 빠르게 전환하며, 공조버튼들도 누르기 쉽게 큼지막하게 배치됐다.

후방카메라, 내비게이션,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등은 최고가 트림인 크로스 플러스 2.0 사양에만 기본으로 적용된다.

■주말 여행을 즐기기에 부족한 헤드룸, 레그룸

FCA 코리아 관계자는 500X의 길이가 경쟁모델인 미니 컨트리맨보다 약 100mm 길다고 설명한다. 공간의 효율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체 파워포인트 화면에 500X와 컨트리맨의 크기를 직접 비교하는 페이지를 넣었다. 500X의 크기가 효율성은 동급 최고라는게 FCA 코리아 관계자의 설명이다.

운전석에서 내려 직접 뒷좌석에 타보니, 헤드룸과 레그룸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키 180cm의 성인이 타면 무릎 반개 정도의 여유가 남고, 헤드룸은 손바닥 넣기가 부족할 정도로 여유롭지 못하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특별히 조심해야 될 것 같다.

그래도 500X 특유의 개성을 살펴볼 수 있는 사양들은 탑승 공간 부족으로 생긴 아쉬움을 풀어준다. 적용된 열선 가죽 버켓 시트는 차량의 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곳곳에 500 제품군의 특징을 살린 ‘500’ 심볼마크도 눈에 띈다.

■탄탄함으로 무장된 500X

500X 팝 스타 모델은 최고출력 188마력, 최대토크 24.2kgm의 힘을 발휘하는 2.4리터 멀티에어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고, 크로스와 크로스 플러스에는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5.7kgm 힘을 내는 2.0리터 멀티젝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작은 차체에서 높은 출력과 토크를 기대할 수 있다는 증거다.

차체 운동 성능과 충격성을 극대화한 것도 칭찬할만하다. FCA 코리아에 따르면 500X에는 차체의 75%에 이르는 광범위한 부분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했다. 또 최적화된 연비 효율성을 위한 무게 최적화 작업도 진행됐다. 더 이상 피아트 500 시리즈를 단순히 귀엽게 바라보지는 말아달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500X가 전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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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환경에 따라 다양한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500X 무드 셀렉터 (사진=지디넷코리아)

파블로 로쏘 FCA코리아 사장은 이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500X를 국내에서 1천200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동일 트림 기준으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500X가 이탈리아보다 800만원가량 저렴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귀여운 이미지를 탈피해 다양한 편의사양 탑재로 국내 소비자에게 다가서겠다는 것이다.

500X 국내 판매 가격은 팝 스타 3천140만원, 크로스 3천690만원, 크로스 플러스는 4천90만원이다. 오는 6월까지 진행되는 개별소비세 인하 가격을 적용하면 팝 스타는 2천990만원, 크로스는 3천580만원, 크로스 플러스는 3천980만원이다.

피아트 500X의 올해 판매 목표량은 1천200대다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