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3Q에도 SW·HW 매출 동반 하락

클라우드 매출만 40% 증가…부진 상쇄엔 역부족

컴퓨팅입력 :2016/03/18 11:27    수정: 2016/03/18 11:31

오라클이 회계 3분기 실적에서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매출이 나란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40%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전체 사업의 부진을 상쇄하기엔 모자랐다.

[☞참조링크: Oracle - Q3 FY16 Earnings]

[☞참조링크: Oracle Reports GAAP EPS of $0.50; Non-GAAP EPS of $0.64; Without the Effect of U.S. Dollar Strengthening Both Would Have Been 4 Cents Higher]

오라클은 지난 15일 2016 회계 3분기 실적을 통해 전년동기대비 3% 줄어든 매출 90억1천만달러와 14% 떨어진 순이익 21억4천만달러를 제시했다. 이 매출은 미국 증권가 예상치 91억2천만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1년 전과 비교해 본 분기 전체 매출은 93억3천만달러에서 3% 감소한 90억1천만달러다. 이 가운데 클라우드 관련 매출은 5억3천만달러에서 40% 증가한 7억4천만달러였다.

클라우드 매출 가운데 1억6천만달러에서 2% 감소한 1억5천만달러로 기록된 서비스형 인프라(IaaS)의 매출 부진을 3억7천만달러에서 57% 성장한 5억8천만달러로 기록된 서비스형 SW(SaaS) 및 서비스형플랫폼(PaaS) 매출이 상쇄하고도 남았다.

클라우드를 제외한 SW 관련 매출은 66억4천만달러에서 4% 감소한 63억5천만달러였다. 신규 SW라이선스 매출이 19억8천만달러에서 15% 하락한 16억8천만달러로 유난히 부진했다. SW라이선스 갱신 및 제품 지원 매출이 46억6천만달러에서 46억7천만달러로 소폭 증가했지만 전체 SW 관련 매출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클라우드를 제외한 HW 관련 매출은 13억달러에서 13% 감소한 11억4천만달러였다. HW 제품 매출이 7억1천만달러에서 15% 떨어진 6억달러에 불과했다. HW 지원 매출도 5억9천만달러에서 10% 하락한 5억3천만달러였다. 제품과 기술지원 양쪽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오라클 2016 회계연도 3분기 실적

이밖에도 서비스 매출은 8억6천만달러에서 7% 감소한 7억9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25억달러에서 14% 떨어진 21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부진한 실적에 달러 강세 환율이 불리하게 작용한 측면도 있지만 매출 구조상의 문제가 더 커 보인다. 클라우드 실적이 호황처럼 보이지만 SW와 HW 매출 부진을 상쇄할 수준에는 닿지 못하는 모양새가 1년 전과 판박이다.

[☞관련기사: 오라클, 기대이하 실적 속 클라우드 사업 성장]

부분적인 배경은 오라클의 SW 사업 주력 제품인 데이터베이스(DB) 사용자들이 오라클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 외에도 대안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각각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 고객사를 빼앗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련기사: MS, 오라클 DB 고객 빼앗기 시동]

[☞관련기사: 아마존웹서비스, DB 이전 서비스 정식 출시]

다른 배경으로는 썬을 인수해 확보한 제품 중 서버를 비롯한 HW 사업 부문이 최근의 트렌드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다. 일례로 최근 공개된 가트너 2015년 4분기 서버 시장 분석 자료에서 오라클은 매출이나 공급 물량 어느 쪽이든 5위권 밖에 있다.

[☞참조링크: Gartner Says Worldwide Server Revenue Grew 8.2 Percent in the Fourth Quarter of 2015, While Shipments Increased 9.2 Percent]

여러 모로 선방했다고 보기엔 어려움이 많은 회계 3분기 실적에 대해 오라클의 두 공동 최고경영자(CEO)들은 뭐라고 표현했을까. 공식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클라우드의 성과에 집중했다.

사프라 카츠 CEO는 "회계 3분기 SaaS와 PaaS 그로스마진은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51%에 달해, 전분기 43%에 비해 더 극적인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며 "우리의 클라우드 비즈니스는 이제 고도성장단계(hyper-growth phase)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마크 허드 CEO는 "우리는 3분기 중에만 퓨전 SaaS HCM과 퓨전 ERP 고객사 250곳 이상을 확보했다"며 "우리는 이제 1만1천곳 이상의 SaaS 고객사와 2천곳 이상의 퓨전ERP 고객사를 보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회장의 발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오라클이 기업 시장에서 높은 클라우드 매출을 거두고 있으며 세일즈포스닷컴과 같은 SaaS 업체보다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주장했다.

임원들의 발언에서 개별 SW와 HW 제품 및 서비스 부문 사업에 대한 언급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즉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집중하는 것 외에 당장 SW와 HW 매출 부진을 완화 내지 상쇄할 전략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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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디넷은 기존 SW와 HW 제품 및 서비스 사업에서 클라우드 중심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는 오라클의 전략에 대해, 스티플의 브래드 레백이나 웨드부시의 스티브 코닉 등 몇몇 분석가들도 그 클라우드 부문 성장에 대해서는 주목하는 동시에 나머지 사업 분야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조링크: Oracle's Q3 mixed, cloud grows, but software, hardware d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