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서류 작성을 마친 직장인들에게 수시로 깔리던 각종 보안 프로그램들은 여전히 불편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보안 프로그램이라는 이유로 깔았던 것들을 지우지 않고 그냥 놔두는 이들이 많은데, PC가 느려지거나 오류가 생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단 삭제하고 나중에 필요할 때 다시 쓰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
연말정산을 위해 들어가는 국세청 홈택스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공인인증서가 필수다. 인터넷익스플로러, 크롬 등 순수한 웹브라우저만으로는 PC, 노트북에 저장된 공인인증서와 전자서명 기능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해야한다. 전자서명은 본인인증과 온라인 상 인감도장을 찍는 것과 같은 의미다.
수 년 전 만하더라도 이러한 과정에는 액티브X나 NPAPI 플러그인이 활용됐으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보안 상 이유로 해당 기능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면서 사용자들은 실행파일(*.exe)을 직접 다운로드받아 설치해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른 보안 프로그램들은 필수사항은 아니나 보안에 필요하다고 하니 설치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홈택스가 제공하는 연말정산 등을 포함한 여러 서비스를 활용하고 난 뒤에도 여전히 프로세스에 상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홈택스를 통해 각종 세금관련 업무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도 컴퓨터를 켤 때마다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궁여지책으로 필요한 업무를 마친 뒤에는 해당 프로그램을 직접 찾아서 지우는 것이 최선이다.
국세청이 배포한 사용자PC에 설치되는 프로그램별 설치 안내 가이드에 따르면 연말정산과 함께 세금계산서 발급, 각종 세금신고납부 등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총 16개 프로그램이 설치된다.
이중 홈택스에서 연말정산만을 활용한다면 'MAGIC-PKI'라는 공인인증서 로그인 프로그램만 필수다. 그러나 관련 증명서를 출력해야하는 사용자라면 '증명서위변조방지(E-SAFER)', '보고서 미리보기(REXPERT)', 대용량 파일전송(INNOEX)' 등도 설치가 필요하다. 이보다 앞서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설치를 돕기 위한 '통합설치프로그램(VeraPort)'도 설치해야한다.
액티브X나 NPAPI 기반 플러그인을 쓸 수 없게된 자리에 실행파일을 통해 설치되는 프로그램이 자리잡았지만 컴퓨터를 켤 때마다 평소에 쓰지도 않는 프로그램들을 그대로 방치해 두는 것도 '메모리'가 아까운 일이다.
더구나 인터넷뱅킹이나 온라인 결제가 필요한 환경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홈택스에서와 비슷한 형태로 설치되는 탓에 그대로 방치하면 오류가 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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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된 프로그램을 제거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윈도 사용자의 경우 제어판에서 프로그램 추가/제거 항목을 누른 뒤 설치된 내역 중 해당 키워드가 나오면 제거해주면 된다.
세금관련 업무가 많은 사용자라면 굳이 해당 프로그램을 삭제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연말정산때만 반짝 홈택스 서비스를 쓰는 일반 직장인들이라면 굳이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1년 동안이나 묵히고 있을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