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기업 소속 A대리는 도청 회의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으면 한숨부터 나온다. 회의는 1시간밖에 안 되지만 가고 오는 데 3시간이 걸려서 하루의 절반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특히 결산철 등 바쁜 시기에 외부 회의를 다녀오는 날이면 당일 야근은 불가피하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업무 관련 회의를 열 때 물리적 이동거리가 너무 멀어 관련자인 지방공기업 직원이나 대학교 재직자들이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 지자체 관계자도 이같은 상황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사정을 봐 줄 경우 자칫 회의가 부실하게 운영될 수 있어 발만 동동 구르기가 부지기수다.
앞으로는 이같은 사례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달부터 지방공기업들도 PC를 활용한 영상회의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는 12일부터 145개 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PC 영상회의를 운영한다. 더불어 대학교수 등 정부 자문위원에 대해서도 시범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PC영상회의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이용자가 1분기 4만명에서 4분기 23만명으로 5배 이상으로 늘었다. 부처, 지자체는 물론 지난해 4월 이후 226개 공공기관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공기업은 제외돼 공기업 종사자들 사이에 회의 참여에 따른 어려움이 종종 제기돼 왔다.
이번 조치로 지자체 공무원과 지방공기업 임직원 간 영상 업무협의가 가능해지면 출장에 따른 시간과 비용이 대폭 주는 등 비효율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더불어 인근 대학 뿐 아니라 전국에서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할 수 있게 돼 지자체 정책개발 역량도 높아질 전망이다.
행자부는 부처와 지자체는 행정망에서 PC영상회의를 제공하고 있다.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민간자문위원들을 위해서는 인터넷망에서 별도로 PC영상회의를 제공하게 된다.
행정망 ‘온-나라 PC영상회의’는 일부 부처를 제외하고 전부처와 지자체 50만 공무원이 쓰고 있고 메신저나 전자우편 등 여러 소통수단과도 연계돼 있다. 영상회의 개최건수는 지난해 1월 1천767건에서 12월 1만3천101건으로 7배 이상 늘었다.
특히 중앙부처들이 세종시로 이전하고 공공기관이 지방혁신도시로 자리를 옮기면서 회의가 늘어나고 있는데 영상회의가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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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부는 영상회의의 이용 편의성도 높인다. 그간 인터넷 PC영상회의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정부 공인인증서(GPKI)가 필요했으나 앞으로는 사전에 협의하여 등록된 이용자에 대해서는 민간 공인인증서(NPKI)로도 접속할 수 있게 된다.
김성렬 행자부 차관은 “소통과 협업은 정부3.0이 지향하는 유능한 정부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가치”라며 “이번에 지방공기업까지 PC영상회의를 확대해 지자체와 더욱 활발히 소통, 협업함으로써 대민서비스 품질과 행정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