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해킹 걱정 없는 자율차 시대 오나?

기술 발전 속도 빠른 수준...해킹 우려는 여전히 존재

홈&모바일입력 :2016/02/04 12:11

지난해 개봉된 영화 ‘어벤져스2’에 말미에 등장하는 토니 스파크(아이언맨)의 스포츠카 차량이 기억나는가? 이 차는 대략 1분 내외로 등장하지만, 특별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 속 아이언맨 애마로 등장한 뉴 아우디 R8은 스마트키를 활용한 무선 호출 기능이 담겨졌다. 키를 통해 차량 호출 버튼을 누르면 차량은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돼 운전자를 스스로 찾아가게 된다.

실제 판매되는 뉴 아우디 R8은 이같은 무선호출 기능이 포함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영화 속에 등장하는 뉴 아우디 R8은 향후 스마트카 개발 방향을 제시해줬다.

영화 '어벤져스2' 말미에 등장하는 뉴 아우디 R8. 영화 속 뉴 아우디 R8은 주인 곁으로 차량이 직접 다가올 수 있는 원격 조종 기능이 탑재됐다. (사진=아우디 코리아)

영화 개봉 이후로 완성차 업체와 IT 업체들은 아이언맨카 수준을 넘어선 기술들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 1월초 열린 CES 2016에서는 아이언맨카에 버금가는 다양한 자율주행 기술들이 크게 이슈화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미 아이언맨카를 능가하는 자율차 시대가 현실화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할 부분은 안전이다. 아무리 자율주행차 기술들이 발달됐다 하더라도, 안전을 고려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눈길 주행 테스트 중인 포드 퓨전 자율주행차 (사진=포드)

■기상 악천후 고려한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본격화

자동차 업계에는 이미 다양한 자율주행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충돌방지시스템, 차선이탈경고시스템, 차선유지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자율주행 기술 일환이다. 테슬라, 현대차,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은 이미 ‘준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차량을 이미 내놓았다.

하지만 이같은 기술들은 단순히 일반 도로 환경에 적용이 가능하다. 갑작스러운 폭설 및 폭우가 오면 차선이 가려지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경우 자율주행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될 수 없어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좀 더 정교한 자율주행 기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다양한 기상 상황을 고려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중인 업체들이 있다.

포드는 지난달 12일 업계 최초로 눈길 위에서도 주행 가능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도로가 눈으로 덮여있는 상황을 고려한 자율주행 기술로 안전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포드의 계획이다.

구글도 악천후를 고려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 강화에 나섰다.

구글은 3일(미국시각) 세 번째 자율주행차 시범운행 지역으로 온대기후 지역인 미국 워싱턴주 커클랜드를 선정했다. 기후변화가 심한 온대지역을 통해 비나 눈이 와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것이 구글의 계획이다.

쏘울 EV 자율주행차 주행 모습(사진=기아차)

■뚜렷한 해결방안 없는 자율주행차 해킹 우려

국내에서도 이미 아이언맨카에 버금가는 자율주행차 기술들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1월 열린 2015 창조경제박람회에서 운전자의 피로도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 연동 기술을 선보였다. 운전자의 피로도가 감지되면 ‘졸음 금지’라는 경고 문구를 띄울 수 있다. 차량 호출, 길 안내 등의 사양도 포함됐다.

‘어벤져스2’ 엔딩 장면과 유사한 기술도 등장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창조경제박람회에서 LG 스마트워치로 스포티지R 자율주행차를 호출하거나 무인주차가 가능한 기술을 선보였다. 간단한 터치로만 조작되는 방식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쓸 수 있다.

스마트워치 연동 기술은 대체적으로 블루투스 등의 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한다. 편의성이 큰 장점이지만, 통신 교란 및 외부 해킹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실험의 경우 수많은 블루투스 통신이 섞이는 바람에 무인주차 시연이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운전자의 피로도를 파악할 수 있는 현대차 스마트워치 연동 기술 (사진=지디넷코리아)

해킹 우려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심각한 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 보안업체 미션시큐어, 페론 로보틱스, 버지니아대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들은 지난해 6월 내놓은 연구 보고서를 통해 자율주행차의 보안 위험성에 대해 지적했다. 연구진의 보고서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안전을 돕는 카메라, 센서 등이 무선 해킹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무선 해킹 공격을 받은 자율주행차가 장애물 감지시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실험에 나섰다. 자율주행차의 필수 항목으로 뽑히는 장애물 감지 센서의 효능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연구결과 무선 해킹 공격을 받은 자율주행차는 장애물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충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주행차 센서도 무선공격을 받을 시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무인주차중입니다' 메시지가 스마트워치에 등장하는 ETRI 스마트워치 연동기술 (사진=지디넷코리아)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 ‘융합’이라고 강조한다.

최정단 ETRI 자율주행인프라연구실 실장은 “아직까지 자율주행차 외부 해킹 문제와 기상 상황에 대한 대응 문제는 해결해야 할 이슈로 남겨져 있다”며 “ETRI는 전방위적인 부서 간 협업과 융합 정책을 통해 해킹 문제를 해결하고 있고, 센서 기술의 융합과 크기 최소화를 통해 기상 상황에서도 주행가능한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 해킹 대안을 다른 산업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차에 적용되는 전방감지, 차선이탈방지, 후방카메라 센서 및 모듈 핵심 기술이 무인 농기계, 의료 기기 등에 접목되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간 융합을 통해 해킹 우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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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에 대한 여러 우려는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아이언맨카를 능가하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올해 자율주행차 안전 확보를 위한 자체 테스트베드(시험용 도로) 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오는 2019년까지 약 11만평 규모의 테스트베드를 건설해 세계 최초 자율주행차 실험도시로 발돋움한 미국 미시간주의 사례를 본받겠다는 것이 자동차안전연구원의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