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 공급 재계약 조건을 놓고 분쟁을 겪고 있는 지상파와 케이블TV가 당초 협상 시한인 31을 넘기도록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양측은 시청자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협상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택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채 양측의 감정이 악화될 경우엔 또 다시 극단적인 카드가 동원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현재 쟁점은 지금 처럼 케이블 진영이 VOD 단체 계약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개별 계약으로 전환하느냐로 좁혀졌다. 지상파 측에서는 케이블TV사업자(SO)들이 '케이블TV VOD'를 통해 VOD를 공동계약하는 현재 방식을 SO 개별 계약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케이블 측은 개별 계약할 경우 서로 다른 가격과 조건으로 VOD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아 반대하고 있다.
지난 28일 케이블TV측 협상단과 지상파 3사 국장들이 만나 VOD공급 협상을 진행했으나 서로 의견차만 재확인한 채 협상이 결렬됐다. 이날 협상에서 지상파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VOD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고 케이블TV 측은 지상파가 VOD공급을 중단할 경우, 즉시 지상파 방송에서 광고를 검은화면으로 가려 송출하겠다고 대응했다.
하지만 1일 현재 양측은 모두 극단적인 행위를 자제하고 있다. 시청자 불편을 담보로 협상력을 키우려고 할 경우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이 예상되기 때문.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 또한 여러차례 양측에 이러한 점을 주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VOD공급 중단이나 광고 블랙 아웃 사태 없이 31일이 지나가면서 자연스럽게 협상 기한이 연장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 잠정적으로 VOD공급을 재개하면서 31일까지 협상을 하기로 했지만 그때 협상이 되지 않으면 협상 기한을 2주 간 연장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상파측은 SO들이 지금처럼 VOD 공동 수급 단체인 '케이블TV VOD’를 통해 공동 협상하지 말고 SO 마다 개별 협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케이블TV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상파는 또 재송신료를 내지 않아 지상파와 소송 중인 중소 개별SO에는 VOD를 제공하지 말것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는 지상파가 SO들과 개별 협상하게 되면 VOD와 재송신료 요구를 보다 쉽게 관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지상파가 재송신료 협상에서 43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만약 일부 SO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해당 SO에만 VOD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 지상파는 케이블TV 3위 업체인 씨앤앰과 이미 개별 VOD, CPS 공급 계약을 진행하며 케이블 진영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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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협회는 흩어질 수록 협상력이 약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지상파의 개별 계약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서 양측의 협상이 쉽게 타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케이블TV 업계 한 관계자는 “시청자 불편을 초래하지 말자는 차원에서 서비스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은 서로 자제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협상이 연장되긴 했지만 서로 입장차이는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