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판 흔드나? 아마존의 야심만만 시나리오

인터넷입력 :2016/01/27 09:45    수정: 2016/01/29 14:40

황치규 기자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온라인 결제 서비스 강자 페이팔에겐 꽤나 거북스런 존재일 것 같다.

아마존에서 페이팔을 쓸 수 있게 해주면 좋은텐데, 거꾸로 아마존이 자체 결제 서비스를 키우려는 가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2억9천400만에 달하는 고객 계정을 보유한 아마존은 전세계적으로 1억7천300만명의 실제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팔이 부담스러운 상대일 수 밖에 없다. 26일(현지시간) 씨넷에 따르면 아마존 결제 서비스 담당 패트릭 가우티에 부사장은 결제 서비스에 대한 공격 행보를 예고하면서 아마존에서 페이팔을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아마존은 소비자와 함께 시작한 회사이며, 소비자가 페이팔을 원했다면 이미 그렇게 했을 거란게 그의 설명이다. 가우티에 부사장은 "사용자 경험을 필요한 것 보다 왜 더 복잡하게 만들어야 하느냐?"면서 아마존에게 페이팔 도입은 전략적 가치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베이가 2014년말 페이팔을 분사한다고 발표할 당시, 페이팔과 아마존간의 전략적 제휴를 예상하는 관측도 제기됐다. 아마존과 경쟁하는 이베이 체제 아래 페이팔의 운신폭은 좁을 수 밖에 없었지만 분사하게 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가우티에 부사장의 발언을 보면 아마존은 자체 결제 서비스 확산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 보인다.

페이팔 입장에선 아쉬울 수 있다.

선도 업체이기는 하지만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페이팔을 둘러싼 경쟁 상황은 만만치 않다. 애플, 삼성전자, 구글, 월마트 등 거대 업체들이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었고 속도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의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이런 가운데 아마존마저 페이팔 대항마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은 2013년 페이팔과 유사한 자체 결제 서비스인 '로그인앤페이위드아마존'을 공개했다. 가우티에 부사장에 따르면 출시 이후 지금까지 페이 위드 아마존 서비스는 2천3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했다. 아마존이 결제 서비스와 관련해 수치를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페이 위드 아마존'은 사용자들에게 아마존과 제휴한 다른 쇼핑몰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사용자는 결제 정보를 다시 입력하거나 별도 계정을 만들 필요가 없다. 2015년 페이 위드 아마존을 쓰는 유통 업체수는 200% 증가했다.

관련기사

페이 위드 아마존 사용자 수는 페이팔에는 한참 못미친다. 그러나 비자가 내놓은 간편결제 서비스 비자 체크아웃보다는 두배 이상 많은 수치다. 여기에다 아마존은 전세계적으로 2억9천400만명에 달하는 막강한 고객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페이 위드 아마존을 쓰게 되면 간결결제 시장 판세는 요동칠 수도 있다.

결제 시장에서 아마존이 성공 가도만 달리는 건 아니다. 아마존은 지난해 상점 주인들이 모바일 기기를 사용해 신용카드나 직불카드 결제를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럼에도 결제 서비스에 대해서는 2016년 대공세를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가우티에 부사장은 "올해 윈드 아마존과 관련해 큰 진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