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비식별 개인신용정보 활용시 사전 동의를 면제하는 내용을 담은 법개정이 추진된다. 다양한 서비스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18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식별정보는 관련 규제를 일원화하는 등 보다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비식별정보는 핀테크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8월 비식별화된 개인신용정보에 대한 동의를 면제하는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빅데이터 활용을 막는 제약 사항을 제거함으로써 금융권 빅데이터 활용 활성화 기반 마련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비식별 데이터인 만큼, 유출에 따른 프라이버시 침해 위협도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한국은 외국과 달리 핀테크 기업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금융권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 관련 제도 환경 때문이다.
미국, 유럽연합의 경우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비식별정보는 개인정보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활용이 자유로운 편이다.
미국 보험회사인 프로그레시브는 자동차 운행기록정보 시스템 도입 이후 수익률은 업계평균 3배, 자산가치는 지난 4년간 2배로 증가했다. 렌도는 SNS 지인 중 연체자가 있으면 신용점수가 낮아지는 신용평가점수를 개발해 중금리 대출 서비스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등은 개인정보를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해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로 정의하는 반면 신용정보법령은 비식별정보가 개인신용정보인지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아 금융회사가 비식별정보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는 "금융회사가 정보를 비식별화할 때 이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없어 비식별화 정보 활용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개정 신용정보법상 과징금 도입, 징벌적 손해배상 등 제재가 강화되어 금융회사의 비식별 정보 활용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해외의 경우 금융회사와 핀테크업체 등이 데이터중개업체로부터 정보수집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은 핀테크 기업 등이 액시엄(Acxiom) 등과 같은 데이터중개업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어 활용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3월 현재 미국은 중대형 데이터브로커 257개가 활동 중이다.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핀테크업체 등이 새로운 사업을 할 때 다양한 통계 정보 등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게 금융위 설명이다.
이를 감안해 금융위는 한국신용정보원을 통해 핀테크기업, 금융회사 등의 다양한 정보 수요를 지원하기로 했다. 신용정보원 주관으로 핀테크업체, 금융회사 등과 간담회를 통해 수요를 파악하고 빅데이터지원방안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보안원은 한국신용정보원, 금융회사, 핀테크 업체 등과 공동으로 빅데이터 활용 비식별 지침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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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업체들은 정부의 관련 법 개정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비식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데이터 확보에 따른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핀테크 업체들은 비식별 데이터 활용이 쉽지 않다보니 직접 데이터를 모아 분석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법이 개정되면 외부 신용평가 회사에 비식별 정보를 요청해 받는 것이 가능해진다. P2P 대출 서비스 업체 렌딧의 박성용 이사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시간이 빨라지면서 신용평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