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시기가 돌아왔지만 구글 크롬,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브라우저 사용자들은 여전히 인터넷익스플로러(IE) 창을 열어야지만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처럼 연말정산서비스 시행 첫 날부터 접속자 폭주로 불편을 겪는 일은 없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올해도 연말정산은 IE 외 브라우저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기자는 자주 사용하는 크롬 브라우저를 통해 국세청 홈택스 웹사이트에 접속해 연말정산 바로가기를 클릭해 봤다. 이전처럼 본인인증을 위해 공인인증서가 필수였다. 최근 노트북을 교체한 탓에 은행 웹사이트에 접속해 각종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았다. 그 뒤 다시 연말정산서비스에 접속한 뒤 로그인을 위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 뒤 로그인을 시도했다.
'올해는 다르겠지'하는 기대가 컸던 것일까?
"연말정산을 위한 필수 프로그램을 설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팝업창이 떴다. 안내에 따라 필수프로그램 설치하기를 눌러 설치파일을 다운로드 받은 뒤 실행해 봤다. 이 프로그램은 공인인증서를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보안모듈 관리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 설치를 완료한 뒤에 다시 로그인해봤다. 팝업창이 떴다.
"연말정산을 위한 필수 프로그램을 설치하시기 바랍니다."
설치가 제대로 안 됐나 싶어 과정을 반복했으나 여전히 같은 팝업창이 떴다. 작업 관리자를 통해 파일명과 유사한 '******** Handler(32비트)'가 실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한 뒤 다시 로그인을 시도해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결국 작년과 마찬가지로 IE를 통해 접속을 시도하니 정상적으로 프로그램이 설치, 실행됐다. 인증서 선택창에서 이전에 발급받은 공인인증서를 사용하기 위한 비밀번호를 입력한 뒤에야 근로소득자 소득, 세액공제 내역조회에 접속할 수 있었다.
윈도10부터 제공되는 엣지 브라우저에서는 어떨까. 이미 많이 봤던 안내문구가 떴다.
"이 웹사이트에는 Internet Explorer가 필요함"
"이 웹사이트는 Internet Exploer에 최적화된 기술을 사용합니다."
지난해 정부는 민간 웹사이트들을 대상으로 웹표준(HTML5)에 맞춰 액티브X, NPAPI 등 플러그인 없이도 해당 사이트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은행권 중 KB국민은행은 여러가지 보완해야할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없이 공인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는 '브라우저 인증'을 내놓기도 했다.
국민들이 민간 웹사이트들에 접속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잘 관리해야한다고 말하는 정부가 오히려 직장생활을 하는 모든 국민들이 한번은 거쳐가야하는 연말정산관리서비스를 여전히 IE 환경에서만 쓸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은 의외다.
국민들이 공인인증서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번거롭게 여러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나서야 서비스를 쓸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이미 수년째 지적됐던 문제가 민간에서는 풀릴 실마리라도 보이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사용하는 서비스에서는 여전하다는 점은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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