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관행적으로 제공했던 주문형비디오(VOD) 광고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시민단체에서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신고서를 제출한데 이어, 국회에서 VOD 광고를 규제하는 방송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국회 일정상, 19대 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 처리 가능성은 낮지만, 시민단체에 이어 국회에서도 이 사안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점에서 공정위 등 관련 기관이 조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호준 의원은 지난 6일 시청자가 유료 VOD 광고를 보지 않고 넘길 수 있도록 선택권을 보장하고, VOD 광고의 허용범위·시간·횟수 또는 방법과 관련한 기준을 설정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은 VOD와 VOD 광고에 대한 법률적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소비자 시청권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정 의원의 지적이다.
IPTV와 케이블TV 사업자들은 무료는 물론 유료 VOD 재생 전 2~3편의 광고(약 60초)를 삽입해 이용자들이 이를 강제로 시청하게 하고 있다. 이 같은 행위가 시청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행위로서 개선할 필요하다는 것.
발의된 개정안에는 VOD와 VOD 광고의 정의가 신설됐고, 시청자가 유료 VOD의 광고를 보지 않고 넘길 수 있도록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VOD 광고의 허용범위·시간·횟수 또는 방법에 대한 기준을 시행령(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일부에서는 VOD 광고를 법 테두리 안에 넣는 것이, 뉴미디어와 새로운 광고기법에 대한 지나친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호준 의원실 관계자는 “VOD 광고를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가 아니다”며 “광고 허용범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시행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뒀기 때문에 과도한 규제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5일 참여연대도 IPTV 3사 사업자들이 VOD콘텐츠에 강제로 광고를 삽입해 사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부당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공정위 등 관계당국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제1항 제4호를 위반하고 있고, 전기통신사업법에 명시된 이용자 보호 및 공공복리 증진의 의무도 반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특히 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이 발의됨에 따라 공정위 등이 실제 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해 2월 영화 광고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며 제출한 신고서에는 아직 별다른 답변이 없는 상태라, VOD 광고건이 실제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았던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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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법적인 허점이 있었는데 개정안이 통과되면 VOD광고에 대한 정의가 명확해 지기 때문에 관련 정부기관에서 제재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유선방송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책정된 VOD 가격에 광고 수익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삽입 광고가 일정 부분 콘텐츠 가격 상승을 막아주고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