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5사, 작년 판매 900만대 돌파...내수 질주·수출 후진

내수 8.7%↑ 19년 만에 최대...수출 0.8%↓

카테크입력 :2016/01/04 18:03    수정: 2016/01/05 07:44

정기수 기자

지난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9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갱신했다. 이 중 802만여대는 현대·기아자동차가 담당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연초 세운 목표에는 다소 못 미쳤으나 2년 연속 글로벌 800만대 달성 고지에 올랐다.

내수시장에서는 쌍용자동차가 완성차 5사 중 가장 큰 폭의 내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소형 SUV 티볼리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2003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수출에서는 르노삼성자동차 만이 유일하게 신장했다. 닛산 로그의 북미 수출 급증으로 창사 이래 최대 수출 실적을 거뒀다.

티볼리 디젤(사진=쌍용차)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합쳐 총 901만1천24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 됐다. 전년(894만6천585대) 대비 0.7%가량 늘어난 규모로 연간 판매기준 역대 최대다.

같은 기간 내수는 157만9천706대로 8.7% 늘며 1996년(163만5천899대) 이후 1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해외 판매는 0.8% 감소한 743만1천787대에 그쳤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는 다양한 신차 출시와 정부의 한시적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등 호재로 모든 업체가 판매량을 늘렸다. 특히 쌍용차(9만9천664대)는 전년 대비 44.4% 증가한 업계 최대 성장률로 10만대에 육박하는 실적을 내며 가장 눈부신 활약을 했다. 르노삼성을 끌어내리고 내수 4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어 기아차(52만7천500대, 13.4%), 현대차(71만4천121대, 4.2%) 한국GM(15만8천404대, 2.6%), 르노삼성(8만17대, 0.01%) 등이 뒤를 이었다.

기아차도 2010년(17.4%) 이후 전년 대비 최대 성장률을 기록했고 한국GM도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최다 연간 내수실적을 새로 썼다. 신차가 없었던 르노삼성 역시 연간 내수판매 목표를 무난히 달성했다.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66% 늘어난 르노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4사가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다. 러시아 수출 중단 여파로 쌍용차가 37.3% 감소했고 한국GM(-2.7%) 기아차(-2.0%) 현대차(-0.6%)도 예외없이 실적이 줄었다.

완성차 5사는 올해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서도 다양한 신차 출시와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실적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쏘나타 와일드 비건디 앞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813만대(현대차 501만대, 기아차 312만대)를 판매 목표로 잡았다. 전년 대비 현대차는 1%, 기아차는 2.2% 각각 올려 잡았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802만여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목표보다는 7만여대 감소했다. 현대·기아차가 연간 판매 목표를 낮춰 잡은 것은 7년 만이다. 신흥시장의 경기 부진, 저유가, 환율 리스크 등 시장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특히 양적 성장보다는 R&D(연구개발) 강화 등 내실에 치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3년 연속 800만대 판매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친환경 전용차인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차 니로를 비롯해 소형에서 대형까지 다양한 신차를 선보인다. 또 아반떼, 스포티지 등 지난해 국내에 출시돼 인기를 끈 현대·기아차 대표 차종들을 해외에서 본격 판매한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차인 'EQ900(해외명 G90)'와 제네시스 G80도 올해 연이어 해외 고급차시장에 투입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도 시장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신차 및 주력 차종을 중심으로 내수 판매 견인에 힘쓰고, 해외 시장 개척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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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은 차세대 볼트를 필두로 다양한 신차 출시와 캡티바, 말리부 디젤 등 유로6 적용 모델들을 선보여 내수 성장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역시 상반기 티볼리 롱바디 모델을 선보이고 글로벌 판매 확대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르노삼성은 오는 3월 탈리스만(SM6) 등 2~3종의 신차를 투입해 내수 3위를 탈환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한편 지난해 글로벌 최다 판매 차종에는 아반떼가 이름을 올렸다. 국내외 시장에서 81만1천759대가 팔려나갔다. 내수 시장 베스트셀링카는 쏘나타다. 쏘나타는 10만8천438대가 판매되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간 국내 판매 1위 자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