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세계 최대이자 유일한 정보 유통 창구로 천하통일을 하려는 걸까?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 웹에서 시범 적용했던 관심 분야별 콘텐츠 모아보기 기능을 모바일 앱에도 확장했다.
물론 아직은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 서비스 단계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야심이 더 이상 ‘지인 네트워크’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버지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28일(현지 시각) 페이스북이 모바일 앱에도 관심 분야별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탭을 추가했다. 메인 뉴스 피드 옆에 스타일, 여행, 헤드라인 같은 주제별 탭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이 중 관심 있는 탭을 누르면 팔로잉하는 친구나 페이지에 올라온 포스트 중 해당 분야에 속하는 것들을 볼 수 있게 된다.
■ 데스크톱 환경선 지난 10월부터 이미 시범 서비스
페이스북 측은 더버지와 인터뷰에서 “관심 있는 주제와 관련한 대화를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해 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 온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현재 그 부분에 대한 테스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실험 중인 서비스는 페이스북이 야심적으로 추진했다가 실패한 페이퍼(Paper) 앱과 비슷한 기능이다. 페이퍼 앱은 팔로잉하는 친구 프로필이나 페이지에 올라온 글들을 주제에 따라 자동 분류한 뒤 해당 섹션으로 보내주는 방식으로 작동됐다.
페이스북이 ‘주제별 섹션’ 기능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 10월부터 일부 웹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페이스북 웹 일부 이용자들의 왼쪽 툴 바엔 동물&애완, 음식, 건강&피트니스, 스포츠 같은 추가 섹션이 표출됐다. 당시엔 데스크톱 버전에서만 이 기능이 적용됐다.
페이스북은 데스크톱에 주제별 모아보기 기능을 도입한 지 2개월 만에 모바일 앱으로도 확대 적용한 셈이다.
그 동안 페이스북은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할 때는 늘 소수 이용자를 대상으로 시범 적용한 뒤 조금씩 확대하는 전략을 택해 왔다. 따라서 주제별 보기 기능 역시 반응을 지켜본 뒤 전체 이용자로 확대 적용할 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 주제별 보기 활성화 땐 체류 시간 극대화 효과
하지만 주제별 보기 기능은 단순히 서비스를 하나 추가하는 차원이 아니란 점에서 특히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제별 보기 기능이 활성화될 경우 사실상 미디어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5월 영어권에서 언론사들과 손잡고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를 시작했다.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인링크 방식으로 뉴스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였다.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제공하던 인스턴트 아티클은 최근 들어 전면적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은 올 연말부터 아시아 지역 언론사들과도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에선 SBS가 초기 파트너로 참여했다.
물론 페이스북이 ‘뉴스 서비스’ 자체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긴 힘들다. 뉴스가 이용자들을 잡아두는 데 가장 매력적인 콘텐츠라는 점 때문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유통되는 콘텐츠 중 상당 부분은 뉴스 링크들이다.
언론사들의 뉴스를 인스턴트 아티클로 깔끔하게 정리한 페이스북이 주변 사람들의 글들을 섹션으로 묶는 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보인다. 뉴스피드 한 곳에 여러 콘텐츠가 뒤섞여 있을 때보다 훨씬 보기 수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기존 뉴스피드를 그대로 살려놓은 것은 이용자 선택권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즉 기존 방식대로 볼 사람은 그냥 종전처럼 즐기도록 하면서 주제별 보기를 추가해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려는 속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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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가지 서비스가 활성화될 경우 어떻게 될까? 페이스북이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더 이상 개별 미디어에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모든 정보가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에 다 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인들간의 소통 창구로 출발했던 페이스북. 하지만 이젠 세계의 모든 정보를 담아내는 거대한 ‘관문’이자 종착지 역할까지 담당하려 하고 있다. 많은 전통 매체들의 페이스북의 움직임에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면서도 무력감에 빠지는 것은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