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PC로 차량 내 주요 기능을 쓸 수 있는 기술을 곧 선보이겠다.”
엘마 프리켄슈타인 BMW 전기/전자 및 드라이빙 경험 담당 상임부사장이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5 현장에서 전한 말이다.
BMW는 프리켄슈타인 상임부사장의 발표 이후 9개월만에 태블릿PC가 탑재된 BMW 뉴 7시리즈를 지난 10월 14일 출시했다. BMW는 태블릿 PC 활용 기술을 ‘터치 커맨드(Touch Command)’라고 정했다. 뒷좌석에 탑재된 태블릿PC로 차량의 에어컨을 실행하거나, 시트 기울기, 내비게이션 화면 조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르노삼성은 세계 최초로 태블릿PC와 연동되는 T2C(Tablet to Car) 시스템을 이달초 선보였다. QM3에 최초 적용된 이 시스템은 차량 실내 센터페시아에 탈부착이 가능하며, SK텔레콤과 멜론 등이 제공하는 음악, 지도, 실시간 뉴스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BMW의 터치 커맨드와 르노삼성의 T2C의 성격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삼성전자 태블릿이 활용됐다는 점. 터치 커맨드에는 삼성전자 갤럭시탭 4 7인치 모델이 활용됐고, T2C는 B2B형 모델 8인치 갤럭시 탭 액티브로 구동된다.
■삼성전자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 신호탄 알린 터치커맨드
BMW 뉴 7시리즈의 터치 커맨드 기능은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에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계기가 됐다.
BMW 그룹 내 2인자로 불리는 이안 로버슨 BMW 그룹 마케팅 총괄 사장은 뉴 7시리즈 기능 중 터치 커맨드를 가장 중요시했다. 그는 지난 10월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열린 뉴 7시리즈 신차발표회 현장에서 “뉴 7시리즈 내 태블릿 PC뿐만 아니라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삼성전자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차발표회 기조연설에서도 여러 번 삼성전자를 언급하며 향후 두 회사간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BMW 뉴 7시리즈 신차발표회 이후 두달여만에 자동차 전장사업팀을 신설했다. 자체 전장 사업본부가 있는 LG전자보다 2~3년 느린 행보지만,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을 아우르는 스마트카 시대가 이미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자동차 연동 태블릿PC, 새로운 성장 동력 이끄나
삼성전자는 르노삼성의 T2C 시스템 사업에 직접적으로 뛰어들지 않았다. SK텔레콤이 T2C용 갤럭시 탭 액티브 물량 공급을 직접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들이 삼성전자 태블릿PC를 활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채택하는 추세가 강하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수출 주도형 스페인 완성차 업체 세아트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제공 협약을 마쳤다. 세아트는 제조 차량 중 80% 이상을 전 세계 75개국에 수출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빠른 시일 내 태블릿PC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움직임은 최근 부진한 태블릿PC 시장의 회복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IDC가 이달초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태블릿PC 출하 전망 수치는 전년 대비 8.1% 줄어든 2억1천130만대다.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 영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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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9인치 이상의 태블릿PC 시장 점유율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IDC는 올해 9인치 이상의 태블릿PC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 볼보, 르노 등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최근 10인치 이상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차량을 내놓고 있다. 좀 더 큰 디스플레이 화면을 보고 싶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다른 IT 업체가 이점을 노린다면 태블릿PC 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맞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