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격랑의 통신시장..."단통법에서 M&A까지"

데이터요금 시대 도래...700MHz 방송할당 '오명'

방송/통신입력 :2015/12/22 17:29

2015년 통신시장은 시장에 파격을 줄만한 이슈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단말기유통법이 올 한해 내내 유통시장에 큰 바람을 일으켰고, 음성통화 무료를 핵심으로 하는 데이터중심 요금제 출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까지, 말 그대로 시장에 충격을 줄만한 이슈들이 잇따랐던 한해였다.

특히 단통법 시행으로 과거 과열국면으로 치닫던 통신시장이 안정화 된 반면에 극심한 불경기와 각종 요금할인 정책으로 통신사들은 그 어느때보다 고전한 한해 였다.

■ 진통 속 ‘단말기 유통법’ 시장 안착

올해 통신 분야의 주요 키워드는 '시장침체'로 요약된다. 단말기 유통법을 시행한 이후 위축된 소비 심리는 살아나지 않았다. 특히 단말기 판매 뿐만 아니라 번호이동 건수가 절반가량으로 줄어들면서, 단말기 유통상가는 한해 내내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단말기 유통법 뿐만 아니라 극심한 내수침체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은 연말까지 활력을 찾지 못했다.

무엇보다, 소비자 입장에선 휴대폰을 새로 살 요인이 마땅치 않았다. 통신사의 공시 지원금 액수도 시장의 기대를 쫓아가지 못했고, 통신사들도 예상 수익이 떨어지는 만큼 과거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이 어려웠다.

시장 안정화에 방점을 뒀던 정부도 다급해졌다. 선택약정할인을 2년만 허용하다가 1년 약정을 새롭게 내놓고, 요금할인율은 12%에서 20%로 상향했다. 지원금 상한액도 30만원에서 33만원으로 늘렸다.

정부의 이같은 전방위 지원에 신규 가입자가 다소 늘면서 분위기는 반등하고 있다. 시장 회복의 일등공신으로는 선택약정할인이 꼽힌다. 통신사로부터 기기값 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매달 통신비를 아낄 수 있는 선택약정할인이 전파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선택약정할인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이제는 통신사들이 수익성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올해 이동통신 소비 패턴의 가장 큰 변화로는 기기변경 가입자가 대폭 늘어났다는 점이다. 과거 통신사끼리 가입자를 주고받는 번호이동 일변도에서 기기변경 중심으로 시장판도가 변했다. 실제 기기변경 가입자는 연초에 35% 수준에서 연말경에는 50% 고지를 넘어섰다.

■ 데이터 요금제 출시, 음성 시대의 종말

5월 KT를 시작으로 데이터 종량제 개념의 데이터 요금제 시대가 도래하면서, 바야흐로 음성통신 시대가 막을 내렸다.

데이터 요금제는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로는 무료로 지원하고, 데이터 이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형태다. 망중립성 논란에 있던 무선인터넷전화(m-VoIP)도 전면 허용하면서 오로지 데이터 사용량만 보겠다는 것이다.

기존에 음성 통화량이 많던 소비자들이 데이터 요금제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국내 통신시장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데이터 요금제를 시행한지 불과 6개월여만에 벌써 가입자가 1천200만에 달한다. 정부는 데이터요금제 도입으로, 기존 음성통화 요금 부담을 대폭 줄이고, 데이터 사용량에 맞춰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주파수

이동통신산업의 근간이 되는 주파수를 두고도 올해는 많은 논쟁이 오갔다. 수조원이 오가는 주파수 경매는 없었지만, 올해만큼 주파수를 두고 시끄러운 적도 없었다.

우선은 700MHz 대역 용도 할당을 두고 방송통신업계 전체가 시끄러웠다. 이 논쟁은 업계를 넘어 국회까지 번지면서 결국 이동통신용에 40MHz, UHD에 30MHz를 할당하기에 이르렀다.

용도 할당은 끝났지만, 실제 운용 과정에서 빚어질 논란은 여전하다. 특히,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이통용으로 사용중인 주파수 대역을 정치권과 정부가 지상파 방송의 정치적 공세에 밀려 방송용으로 할당한 것은, ICT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될 사건이다.

연말에는 2.1GHz 주파수를 두고 이통3사간 치열한 논리전이 벌어졌다. 재할당이냐 경매냐를 두고 통신사들은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결국 정부는 기존 입장대로 일부는 재할당, 일부는 경매에 부치기로 했다.

■SKT-헬로비전 인수, 방통-통신 '합종연횡'

한 해가 저물어갈 즈음에 올해 방송통신 업계 최대 이슈가 터졌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지분을 인수하고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합병 계획을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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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M&A는 이통분야 1위 사업자와 케이블TV와 알뜰폰 1위 사업자간 결합이라는 점에서 방송통신 업계에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M&A 인가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를 비롯해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본격적인 심사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최대 쟁점 사항인 공정경쟁과 공익성을 두고 합병 완료 이전까지 공방이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계기로, 그동안 서로 다른 영역에 있던 방송-통신 사업자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