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당국의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인가 심사작업이 본격화 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합병 당사자인 SK브로드밴드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한 것을 비롯해 미래부, 방통위 등도 본격적인 심사작업에 돌입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CJ헬로비전은 ▲최다액 출자자 변경승인(60일) ▲최대주주 변경인가(60일) ▲공익성 심사(3개월 내) ▲기업결합 심사(30일)를 받게 된다. 또한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간 합병을 위해서도 ▲기간통신사업 합병인가(60일) ▲종합유선방송사업 변경허가(90일)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 변경허가(60일) ▲위치정보사업자 합병허가(3개월 내) ▲기업결합 심사(30일) 등을 거쳐야 한다. 다만, 해당 기간 내에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행정절차에 따라 1회에 한해 연장이 가능하다.
일단, 정부나 업계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는 큰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 작업에는 합병 인가조건을 놓고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이번 M&A는 IPTV라는 전국사업자와 지역사업자인 케이블 사업자간 첫 합병 사례이고, 하나의 유선방송사가 IPTV와 케이블 면허를 동시에 소유하는 것에 대한 첫 선례를 남기는 것 때문에 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규제당국으로서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우선, 공정위가 합병 당사자인 SK브로드밴드가 입주한 남산 SK 사옥을 찾아 담당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청 서류 양이 많아 사전 인터뷰로 심사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SKT-CJ헬로비전 기업결합이 향후 통신-방송 시장, 특히 경쟁상황에 미치는 파장이 어느정도 될 지 타진하게 된다. 연관사업 범위가 이동통신, 유료방송, 초고속인터넷 등으로 나뉘고 또 이들 상품들을 묶음으로 하는 결합상품까지 평가해야 하는 만큼, 공정위가 시장획정을 어떻게 할지가 관심사다.
특히, CJ헬로비전이 23개 케이블 권역에서 독과점을 행사해 온 사업자라는 점 때문에, 공정위가 지역단위로 시장 독과점 여부를 판단할지, 아니면 전체 시장점유율을 근거로 독과점 여부를 판단할지가 큰 관심사다. 공정위가 각 지역단위로 시장을 획정할 경우, 특정 지역에서는 합병 법인이 독과점 사업자이고, 다른 지역에서는 독과점 규제대상에서 제외되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IPTV법 제정 당시에도 지역별 점유율 규제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라, 전체 시장 점유율로 규정한 전례가 있는데다, 방송-통신-인터넷 등 융합형 미디어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칸막이식 규제도 모자라, 지역별로 시장을 잘게 쪼개는 정책이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중규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경쟁 제한이 어떤지 고민할 것”이라며 “기업결합 심사가 들어오면 우선 상품시장과 지리적 시장을 획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부에서도 SK텔레콤이 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1일 이후 각 분야별 전문가를 선정해 자문단을 꾸리고 본격적인 인가심사 절차에 착수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18조에는 합병 인가를 위해서는 ▲사업 운용 능력의 적정성 ▲정보통신자원 관리의 적정성 ▲기간통신사업 경쟁에 미치는 영향 ▲이용자보호 ▲통신산업의 국제 경쟁력 등에 대해 심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미래부는 매년 실시되는 경쟁상황평가 자료와 함께 시장상황 평가를 통해 경쟁 제한성 여부를 살핀다는 계획이다. 다만, 미래부의 경우 매년 경쟁상황평가를 통해 시장획정을 하고 있는 만큼, 합병에 따른 경쟁상황 변화를 꼼꼼히 살핀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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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만 미래부 경쟁정책과장은 “전기통신사업법 제18조에는 합병과 관련해 취해야 하는 각 항목을 담고 있는데 이 요소별 평가를 위해 관련 전문가들에게 자문과 평가를 의뢰한 상태"라며 "이 결과가 나오는 대로 항목별 경쟁상황을 평가하고 경쟁제한성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심사 초반에는 인가 여부를 결정하고, 인가 결정 이후에는 합병에 따른 인가조건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가조건을 결정하는 데는 규제기관의 시장획정 결과가 큰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