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용 SW 플랫폼 시장 열리나

컴퓨팅입력 :2015/11/26 17:42    수정: 2015/11/26 17:59

황치규 기자

2016년 1월 크라우드 펀딩법 시행을 앞두고 관련 업계의 행보가 분주하다.

법 시행으로 신생·벤처 기업들은 온라인 크라우드펀딩업체가 중개하는 소액 투자자들로부터 연간 7억원까지 투자받을 수 있게 된다. 대부업법 적용을 받는 지금보다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업체로 등록된 회사들의 활동폭이 넓어지고 시장의 판도 커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란게 업계 중론이다. 열기는 벌써부터 뜨겁다. 이미 수십여개 회사가 크라우드 펀딩 중개 회사가 시장에 진출해 있다. 신규 업체들의 출사표도 쏟아진다.

크라우드 펀딩 중개 회사들이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려는 회사들도 생겼다. 2006년부터 크라우드 펀딩 비즈니스를 진행해온 한국금융플랫폼도 그중 하나다.

한국금융플랫폼은 분야별로 다양한 크라우드 펀딩 중개 회사들이 계속해서 생길 것이란 판단아래 그동안의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라이선스 형태로 판매하는 사업을 내놓게 됐다. 한국금융플랫폼 라이선스 사업은 크라우드 펀딩 중개 사업을 하려는 업체들에게 플랫폼을 구축해주고 호스팅 비용을 받는 방식이다.

한국금융플랫폼은 현재 기업 대상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오퍼튠과 개인 P2P 대출 머니옥션을 서비스하고 있다. 라이선스 사업은 기업 대상 크라우드 플랫폼에만 적용된다. 김동연 사장은 "우리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만드는데 9년이 걸렸다"면서 "지금 만든다고 해도 50~60억원이 소요될 것이기 떄문에, 처음 크라우드 펀딩 사업에 뛰어드는 회사들이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마이너스"라고 강조했다.

시스템 안정성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그는 "크라우드 펀딩 법 시행으로 앞으로 부동산, 전세 대출, 대환, 제품 판매 등 다양한 주특기를 가진 크라우드 펀딩 중개 서비스가 활동할 것이다"며 라이선스 사업에 기대감을 보였다.

크라우드 펀딩 사업에서 신용 평가 역량은 서비스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개인 P2P 대출 서비스 쪽이 특히 그렇다. P2P 대출 업체들이 독자적인 신용 평가 시스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동연 사장은 "크라우드 펀딩은 얼마나 많은 DB를 갖고 있느냐가 신용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한국금융플랫폼은 9년간 9만여명의 회원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해왔고, 이것은 은행 대출이 힘든 이들을 위한 중금리 개인 대출 시장에서 강점이 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금융플랫폼이 운영하는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연체율은 4% 정도다. 은행보단 높지만 저축은행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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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사장은 중견 휴대폰 제조 업체 텔슨전자 창업자 출신이다. 2000년 초반까지 성장세를 구가하던 텔슨전자는 이후 대기업들의 물량공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2004년 부도를 맞았다. 휴대폰 업계를 떠난 김동연 사장이 선택한 다음 비즈니스가 바로 크라우드 펀딩이다. 핀테크 얘기가 나오기 한참도 전인 2006년의 일이다.

최근 고조되고 있는 핀테크 열기에 대해 김동연 사장은 금융 산업의 대변혁을 예고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에게 핀테크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환경이 금융 시장에도 스며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동연 사장은 "제조 업체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듯, 돈을 빌려주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도 직접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면서 "은행이 직접 개입하지 않는 금융 서비스는 점점 확산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