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계 반도체 회사인 NXP의 미국 프리스케일 인수건이 우리나라에서 조건부 승인됐다. 합병조건은 NXP의 RF 전력 트랜지스터 사업부문 매각이다. NXP는 이미 EU 등에서 독과점 문제가 제기되면서 RF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NXP RF 전력 트랜지스터 사업부문 전체(다른 반도체 생산에도 사용되는 설비 일부 제외)를 6개월 이내에 제3자에게 매각하는 조건으로 프리스케일과의 기업결합을 승인한다고 23일 밝혔다.
NXP, 프리스케일은 모두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글로벌 반도체 회사로 각각 네덜란드,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NXP는 지난 6월 프리스케일 주식 100%를 취득하기로 계약을 체결하고 기업결합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NXP 국내 매출액은 3천154억원, 프리스케일은 1천505억원으로 두 회사 모두 한국 내 매출액이 200억원 이상이기 때문에 한국에 기업결합 신고 의무가 있다.
양사는 범용 MCU, 범용 DSP, 차량용 MCU, 차량용 DSP, 차량용 아날로그 전력 반도체, RF전력 트랜지스터 등 6개 부문의 사업을 하고 있다.
이중 RF 파워 트랜스터는 NXP, 프리스케일 합계 점유율이 61.7%로 양사가 합병하면 독과점이 된다. 양사가 합병하면 차순위 사업자인 인피니언과의 점유율 격차가 52.2%포인트까지 나게 된다.
공정위는 “공급사를 전환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시장이 수요과잉 상태로 구매자에 대한 결합당사의 협상력이 매우 높다”며 “결합당사의 가격인상 시 구매자가 이를 회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NXP, 프리스케일 두 회사 제품만 사용하고 있어 기업결합을 하게 되면 RF 전력 트랜지스터는 사실상 독점화된 시장으로 변하게 된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NXP RF 전력 트랜지스터 사업 매각을 명령했다.
기타 범용 MCU, 차량용 MCU, 범용 DSP, 차량용 DSP, 차량용 아날로그 전력 반도체는 결합당사회사의 점유율이 낮아 안전지대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삼성전자, 화웨이, 노키아 등 RF 전력 트랜지스터의 국내외 주요 수요업체들은 결합당사회사와 새로운 매수인 간의 경쟁을 통해 가격인하 협의 등을 기업결합 이전 수준으로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건부 인수 승인에 대한 의의를 설명했다.
또 “특히 동 사건은 초기단계에서부터 경쟁제한적 폐해 및 시정방안 등에 대해 미국, EU, 일본 등 외국 경쟁당국과 적극적으로 공조하여 독과점 남용 우려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구조적 조치를 취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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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일본 등도 NXP의 프리스케일 인수를 RF 전력반도체 사업 매각을 조건으로 승인했다. 미국은 현재 심사중이다.
공정위는 “최근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M&A가 다수 진행되고 있는바 외국 경쟁당국과 공조해 글로벌 M&A의 추이를 미리 파악하고 세계시장에서의 영향은 물론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국내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