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반도체올림픽이라고 불리는 'ISSCC(국제고체회로학회)2016' 채택논문 건수가 22편으로 3위를 차지하며 반도체 강국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메모리 쏠림 현상이 심하고 학계 논문 채택 건수가 적어 장기적인 성장발전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1위는 미국으로 82편의 논문을 실었다. 2위 일본의 채택 논문건수는 24편이다.
17일 ISSCC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내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하는 학술대회 현황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기업, 연구기관 중 가장 많은 논문을 제출한 기업은 삼성전자로 총 9편 논문을 실었다.
삼성전자는 개별기관, 기업으로 벨기에 IMEC 10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인텔, 미시건대학교가 8편으로 공동 3위, 우리나라 KAIST는 7편으로 5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프로세서용 대용량 부하전류 변환에 적합한 전압강하를 낮추는 LDO, 스마트카드용 보안 기능, 14nm 128Gb MLC 낸드플래시, 256Gb TLC V낸드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22편 논문으로 3위 자리를 지켰지만 채택 건수는 작년 대비 줄었다. 작년 논문 채택 건수는 총 29편으로 KAIST가 13편의 채택 건수를 보였고 삼성전자도 8편의 논문이 실린 바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논문은 메모리 분과 채택 쏠림 현상이 심했다. 메모리 분과 채택 논문 중 7편은 한국에서 채택된 논문이고 D램 세션은 4편 모두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논문이 채택됐다. 반면 데이터 컨버터 분과는 대만 미디어텍이 제출한 논문이 여러 편 실린 것과 비교해 한국 논문은 단 한편도 실리지 못했다.
또 다른 특징은 우리나라는 기업 논문 채택 건수가 연구기관에 비해 높다는 점이다. 미주지역은 총 84편 논문 중 53편을 학계에서 제출했고 유럽은 48편 중 35편이 학계에서 작성했다. 우리나라, 일본을 포함한 극동지역은 68편중 37편 논문을 기업에서 제출했다.
SK하이닉스 최성대 박사는 “학계, 연구기관이 앞으로 나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반면 산업계는 당장의 먹거리만 찾게 돼 장기적으로는 나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 뒤처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올해 ISSCC의 또 다른 특징은 중국의 선전이다. 중국(홍콩, 마카오 포함)은 ISSCC2016에 총 40여편의 논문을 제출했으며 이중 8편이 채택됐다. 이탈리아, 네덜란드와 공동으로 6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반도체 육성 전략과 맞물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꼽혔다.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중국이 제출한 논문에는 메모리 분야도 포함됐다.
관련기사
- 삼성전자, 10나노 핀펫 기술 최초 공개2015.11.17
- ISSCC 논문 채택수, KAIST가 세계 1위2015.11.17
- 유회준 KAIST 교수, 亞 최초 ISSCC 학회장2015.11.17
- 삼성, 오류보정 기능 LPDDR4 개발 완료2015.11.17
한국인 최초로 ISSCC 기술 프로그램 전체 위원장을 역임한 유회준 KAIST 교수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은 중화권 국가들 역시 이미 빠르게 성장해 한국, 일본과 비슷한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며 “앞으로는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기술을 중심으로 한 융합 시스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ISSCC는 ‘만물인터넷을 위한 반도체시스템’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학회 기간중 논문발표, 기조연설 이외에도 기조 패널 토론, 포럼, 전문가 강연 등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ISSCC는 내년으로 63회를 맞는다. 매년 학계, 산업계 전문가 3천~4천명이 참여하는 반도체 업계 최대 학술대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