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업계 초미의 관심사 중국에서 종횡무진 하고 있는 이들이 5일 맥스서밋2015에 모였다. 진자오옌 모요 대표, 권명자 가이아모바일코리아 대표, 김동균 게임빌차이나 지사장, 넥슨 장유리 실장 4명이 그들이다.
이들은 ‘중국을 부탁해: 한국 게임 시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속사정’을 주제로 배영진 모빌팩토리 대표의 사회 아래 좌담을 진행, 직접 발로 뛰며 느낀 중국을 얘기했다.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전문가 네 명은 한국 게임만의 특성을 살려야 중국 시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게임을 따라 해서는 중국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것.
김동균 게임빌차이나 지사장은 “한국 게임들이 중국 로컬 게임들이 하고 있는 방식을 쫓아가 의미 있는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지난해 도탑전기가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후 해당 케이스를 모방한 아류작들이 많이 나왔는데 그런 게임들은 중국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동균 지사장이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 게임사의 경쟁 대상을 중국 로컬 게임사가 아닌 해외 게임사로 보는 이유다.
김동균 지사장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탑 50위 내의 모바일 게임은 슈퍼셀 클래시오브클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하스스톤:워크래프트의 영웅들, 컴투스 서머너즈워 정도다.
이들은 모두 글로벌 원빌드 버전으로 중국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넷마블, 컴투스, NHN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 대부분도 글로벌 원빌드로 중국 시장에 나선다.
김동균 지사장은 “2, 3급 도시에 간다면 현지 회사들과 경쟁하게 될테니 그에 맞설 수 있는 현지화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퀄리티 높은 대작으로 경쟁하겠다면 중국 현지화에 집중하기 보다는 글로벌 전역에서 먹힐 수 있는 게임 자체의 특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해외 게임은 대부분 전략 게임이다.
김동균 지사장은 “중국 이용자들이 보는 외국산 게임이란 고퀄리티에 머리 써서 해야 하는 게임”이라며 “RPG를 예로 들면 전략을 좀 더 강조해 머리 쓰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가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싱글 캐주얼 게임도 가능성이 높다. 중국 RPG가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싱글 캐주얼 게임 시장의 규모는 한 번도 줄어든 적이 없다는 게 진자오옌 모요 대표의 설명이다.
진자오옌 대표에 따르면 특히 통신사 결제를 사용한 저용량 싱글 게임들이 소규모 채널을 통해 2, 3, 4급 도시에서 많이 유통된다. 다만 이 경우 한국 게임에서 네트워크를 제외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중국에 맞춘 게임 설계가 필요하다.
진자오옌 대표는 이에 더해 “중국 안드로이드 마켓에 게임을 출시할 땐 정성과 성의를 사업 관계자들에게 보여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때문에 탄탄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현지 회사와 파트너쉽을 맺는 게 아니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 한국 게임을 출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에 중국 게임을 출시하는 것도 쉽지 않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이 문제다.
권명자 가이아모바일코리아 대표는 “한국과 중국 양쪽을 설득시켜야 하는데 아무래도 문화차이가 있다”며 “특히 도탑전기는 중국, 대만 등에서 크게 흥행한 후 한국에 왔고 도탑전기를 모방한 타 게임이 한국에 먼저 출시됐었기 때문에 이용자들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넥슨 장유리 실장은 “한국은 한 번 들어온 이용자를 지키는 게 중요하지만 중국은 워낙 이용자풀이 많으니 있는 이용자가 나가도 새로운 이용자가 들오다보니 CS 개념이 희박하다”며 “게다가 최근에는 중국에서 매출이 잘 나오기 때문에 개발사를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아 한국 버전과 중국 버전이 따로 노는 경우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산 모바일 RPG에 대한 한국 시장의 수요는 계속 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중국과 한국의 모바일 게임이 걷고 있는 길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만이 발휘할 수 있는 자본의 힘도 있다. 권명자 대표에 따르면 중국 게임사는 많은 자본과 인력을 투자해 단기간에 방대한 콘텐츠를 자랑하는 게임들을 만들어 낸다. 한국 게임사는 따라가기 힘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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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리 실장은 “한국은 먼저 캐주얼 열풍이 분 후 점점 더 코어해 지고 있지만 중국은 처음부터 온라인 RPG를 그대로 들고 왔다”며 “ 때문에 온라인 게임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이용자들이 중국산 RPG를 많이 즐긴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권명자 대표는 “중국은 이렇다, 중국인은 이렇다는 선입견을 버리면 일하기가 많이 편해진다”며 “한국 게임이 가지고 있는 강점은 게임 품질과 이용자 대응 및 소통이라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