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4년반전 페이스북서 시작한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커뮤니티 표준 규격에 기반한 ARM서버 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OCP는 지난 2011년 4월 공식 발족한 오픈소스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및 인프라 설비 연구개발 프로젝트다. 글로벌 인터넷 업체 페이스북이 저전력 고효율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최적화된 서버, 랙, 전력 및 공조 장치 등 설계 노하우를 표준화하고 외부 업체들과 함께 발전시키기 위해 발족했다.
다만 당장 네이버가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OCP 표준 규격을 적용한다거나, ARM서버를 도입할 것이란 얘긴 아니었다. 송 CTO는 발언에 앞서 네이버 CTO로서가 아닌 '개인 자격' 내지 네이버랩스 연구센터장의 입장을 전제하는 방식으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네이버 데뷰2015 현장에서 만난 송 CTO는 OCP 기반 ARM서버 기술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관심이 많이 있다"며 "(네이버랩스 차원에서는) 그 기술을 다루고 있는 국내 기업(엑세스주식회사)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다.
엔지니어 특유의 신중함이었을까? 그의 답변은 OCP 표준 규격의 ARM서버 활용 방향을 놓고 이런저런 구상을 하고는 있지만, 네이버 또는 네이버랩스 이름으로 OCP코리아에 공식 참가한다기보다는 엑세스주식회사의 V랩터같은 솔루션의 실용성을 파악하고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송 CTO가 언급한 ARM서버 기술 업체는 2년전 설립된 '엑세스주식회사'다. 이 회사는 리눅스, 안드로이드 등을 탑재한 임베디드 및 산업용 기기 설계 및 개발 기술을 보유했다. 기업 홍보 자료엔 올해 정부통합전산센터와 네이버에 기술자문을, 중소기업청 민관공동투자사업에서 네이버 구매조건부 개발과제 수행을 했다고 소개됐다.
엑세스주식회사는 이번 데뷰2015 현장에서 'V랩터'라는 데이터센터용 저전력 ARM서버를 공개했다. ARM기반 우분투리눅스 서버 14.04 LTS, ARM기반 도커, 도커용 안드로이드 컨테이너를 조합해 모바일 게임 및 애플리케이션을 에뮬레이팅, 개발, 테스트할 수 있게 만든 데이터센터용 시스템이다.
V랩터 하드웨어 시스템은 2U 크기 장비에 노드당 소비 전력이 10W를 넘지 않는 서버 15대로 구성됐다. 노드마다 프리스케일 코어텍스-A9 쿼드코어칩, DDR3메모리 4GB, 마이크로SD 저장장치, 1Gbps 이더넷포트 2개, USB포트 2개가 제공된다. 이 시스템이 OCP 규격에 호환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엑세스주식회사는 지난 14일 데뷰2015 컨퍼런스 1일차 주제강연을 통해 V랩터의 의미를 구체화했다. 요약하면 V랩터는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 입장에서 전기료 부담과 클라우드 도입 확산에 따른 서버 인프라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는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란 메시지다.
국내서 자체 데이터센터 인프라 규모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네이버라면 이런 해법을 예의주시할 만하다. 네이버라는 대형 인터넷 업체와, 서버 시장 1위 한국HP가 최근 OCP규격의 서버 신제품을 국내에 공급키로 한 움직임(☞관련기사)간의 연관성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V랩터처럼 OCP규격에 호환되는 ARM서버 솔루션의 상용화는 세계 OCP 커뮤니티 차원에서도 주목할만한 소식이다. 앞서 제품화된 OCP규격 서버는 거의 x86 기반이기 때문이다. 유명환 엑세스주식회사 CTO는 기존 OCP 규격이 x86 서버 위주로 개발돼 ARM서버에 잘 맞물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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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해부터 'OCP코리아(가칭)'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공식 OCP 커뮤니티 출범을 추진해 온 사람도 유 CTO다. (☞관련기사) 현재는 페이스북 본사 커뮤니티 담당 매니저와 계속 소통하며 국내 참가 주체, 출범 일정, 활동 내용과 일정 등을 구체화하는 단계다.
OCP코리아에 네이버 또는 네이버랩스가 참여할 수도 있지 않을까? 네이버 쪽 회사 소속 실무자들이라면 OCP코리아 발족 멤버들과 교류 중일 수도 있겠지만, 국내 오픈소스 커뮤니티 출범 시점에 회사 이름을 걸고 나서는 건 다른 차원의 행보다. 아직까지는 이를 기대할만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