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신청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노리는 4개 컨소시엄 사업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 인가설명회를 통해 사업계획의 혁신성, 사업모델의 안정성을 중심으로 인가심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예비인가가 오는 12월에 결정되는 만큼 예정대로라면 내년 상반기에는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은행업무 특성상 안정성은 기본이다. 각 컨소시엄들 간에 최대 격전지는 혁신성과 관련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에 출사표를 던진 컨소시엄은 치열한 내부회의를 통해 자신들만의 경쟁력을 담을 수 있는 사업계획을 짜는데 한창이다.
다음카카오, KB국민은행,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손잡은 일명 카카오뱅크(가칭) 컨소시엄은 국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메신저(카카오톡)와 최근 액티브X, NPAPI 등 플러그인을 설치하지 않고 웹표준 환경에서도 쓸 수 있는 인터넷뱅킹서비스를 처음 공개하고, 오랫동안 모바일뱅킹서비스를 제공해 온 KB국민은행, 투자은행, 자산운용 등에만 6개 자회사를 거느린 한국투자금융지주가 힘을 합쳤다. 따라서 카카오톡 안에서 모바일뱅킹이 제공하는 계좌이체나 잔액조회업무에 더해 소액대출이나 자산관리 등도 가능한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9월30일~10월1일까지 예정된 예비인가 신청 전까지는 경쟁이 치열한 탓에 구체적인 전략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모바일플랫폼과 은행이 만난 만큼 금융상품판매나 자산관리, 소액대출 등에 보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8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는 인터파크은행(가칭) 컨소시엄은 다양한 고객군을 확보하고 있는 것과 함께 전자상거래 분야 플랫폼을 갖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 컨소시엄에는 인터파크와 함께 SK텔레콤, NHN엔터테인먼트, 옐로금융그룹, NH투자증권, GS홈쇼핑, IBK기업은행, 웰컴저축은행이 참여하는 중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각 사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 데이터가 방대하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신용도를 자체 평가해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참여사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밝혔다.
이 컨소시엄은 유일하게 오랫동안 전자상거래서비스를 제공해 온 사업자가 참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예를들어 인터파크뱅크가 생겨 이곳에 적금을 들거나 월급통장으로 쓸 경우 온라인쇼핑몰에서 결제하면서 추가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이동통신서비스나 연계된 은행을 통한 소액대출 등에서도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보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결정된 것은 없다는 전제로 "웰컴저축은행에서 얼마짜리 대출을 받은 사람이 인터파크에서 한 달 간 어떤 물건을 구매하는지, SK텔레콤에서 어떤 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지 등을 분석해 해당 고객의 월수익을 예측해 얼마까지 대출이 가능한지 등을 예측하는 서비스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당초 KT가 우리은행과 손잡았던 KT컨소시엄에는 교보생명이 합류했지만 지분을 얼마나 가져갈지에 대한 의견조율이 되지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컨소시엄이 본격적으로 사업에 진출하게 되면 KT와 우리은행, 교보생명이 확보하고 있는 고객들을 기반으로 그동안 대출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신용도가 5등급~6등급인 중신용계층을 위한 중금리 대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컨소시엄과 달리 '혁신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 중 하나는 500V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이다. 얼라이언스 M&A 기반 혁신기업으로 불리는 500V가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함께 2천억원의 자본금을 갖고 추진하는 이 컨소시엄은 핀테크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500V는 '500V핀테크이노베이션랩'이라는 100%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존 시중은행 및 증권사, 저축은행 등에서도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중소기업들 연합인 만큼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업계획을 보고 대출해 주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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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금융위가 발표한 예비인가 심사시 주요 평가항목 및 배점은 자본금 규모(100점), 주주구성계획(100점), 사업계획(700점), 인력 영업시설 전산체계 및 물적설비(100점) 등 총1천점으로 구성됐다. 이중 다시 사업계획의 혁신성, 사업모델의 안정성, 금융소비자 편익증대, 국내 금융산업 발전 및 경쟁력 강화에 기여, 해외진출 가능성 등 5가지 평가항목이 중점심사대상이다. 금융위 정책국 은행과 이윤수 과장은 "올해 말까지 경쟁력 있는 1개 컨소시엄에 대해 예비인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게된다는 상징적인 의미보다도 중요한 것은 결국 기존 은행, 인터넷 및 모바일뱅킹에 익숙한 사용자들에게 실제 편리하면서도 돈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가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