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 "VM웨어-버추스트림, 경쟁 아닌 보완 관계"

컴퓨팅입력 :2015/09/04 15:44

한국EMC가 VM웨어와 버추스트림의 상호보완적 연계를 통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강조했다. 오는 4분기 이후부터 적극적인 투자로 국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한국EMC와 VM웨어코리아가 클라우드 시장에서 '끈끈한 관계'를 맺어갈 것인지 주목된다.

한국EMC는 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VM웨어와 지난 5월 인수한 버추스트림, 두 클라우드소프트웨어(SW)부문 자회사와 연계한 EMC의 클라우드 사업 전략을 설명했다.

현장에서 소개된 EMC 전략의 핵심 목표는 기업이 직접 보유한 인프라와, 외부 클라우드 사업자의 서비스를 혼용하며 통합 관리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용 사례를 집중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VM웨어는 기업용 설치형 가상화SW 기술과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솔루션을 갖고 있다. 그중 'v클라우드에어'라는 하이브리드클라우드 솔루션은 데이터센터와 퍼블릭클라우드를 잇는 다리 역할이다.

버추스트림이 보유한 솔루션은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형인프라(IaaS), 클라우드관리SW, 클라우드매니지드서비스 등이다. 핵심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활용하는 기술에 경쟁력이 있다.

미세하게 들여다본다면 VM웨어와 버추스트림의 기존 솔루션 구성 항목에서 역할이 중복되는 경우가 전혀 없진 않겠지만, VM웨어와 버추스트림이 상호보완 관계라는 설명은 다음과 같이 풀어볼 수 있다.

기업이 자체 데이터센터를 가상화하고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의 글로벌 퍼블릭클라우드 IaaS를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소위 '하이브리드클라우드' 구축이 가능하다.

이는 VM웨어 클라우드관리플랫폼과 v클라우드에어만으로도 가능하다. 다만 기업 입장에 인프라 통합, 애플리케이션 안정성 확보 등 나머지 여정은 꽤 험난하다. 이런 부담을 완화하는 게 버추스트림의 특기다.

실제로 EMC는 버추스트림 경쟁력과 기존 VM웨어 클라우드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버추스트림은 SAP ERP 등의 주요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마이그레이션하거나, 클라우드 환경에서 업무를 운영하고 관리하는데 있어 최고의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중략…) 향후 EMC페더레이션의 파트너사들은 버추스트림의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인 '엑스스트림(xStrem)'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여 고객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버추스트림의 클라우드SW 및 IaaS 제품군은 VM웨어의 'v클라우드에어' 등 EMC 페더레이션의 '엔터프라이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고객들이 기존의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간담회에 참석해 EMC 클라우드 전략을 소개한 본사 임원은 VM웨어와 버추스트림의 경쟁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음은 하워드 엘리어스 EMC 글로벌서비스사업부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의 설명이다.

하워드 엘리어스 EMC 글로벌서비스사업부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

"VM웨어와 버추스트림은 전혀 경쟁하지 않는다. 상호보완적이다. VM웨어는 온프레미스 클라우드기술을 담당한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서 클라우드관리플랫폼(CMP)을 제공한다. 버추스트림은 매니지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 '미션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에서도 활용케 해준다."

즉 VM웨어의 역할은 자체 인프라와 퍼블릭 클라우드의 혼용을 성립해 주는 바탕이며 버추스트림의 역할은 하이브리드클라우드 환경에서도 미션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의 운영 안정성을 보장하는 데 있다는 얘기다.

엘리어스 사장의 설명은 계속된다.

"아주 단순화해서 표현하자면, EMC와 VM웨어의 역할은 온프레미스 인프라에, VM웨어의 v클라우드에어는 퍼블릭클라우드에, 버추스트림의 기술은 그 가운데 필요한 '매니지드 프라이빗클라우드'에 필요하다. 이 3가지 클라우드 환경을 공통 SW 계층으로 묶으면 EMC페더레이션이 말하는 하이브리드클라우드의 전체 그림이 완성된다. 3가지 환경의 기반도 물론 EMC와 VM웨어 기술로 구성된다."

여기서 'EMC페더레이션'이라는 생소한 용어는 EMC와 그 자회사들간의 느슨한 협력을 상징하는 사업체제를 가리킨다. 클라우드어플라이언스 조직 VCE, 클라우드SW업체 VM웨어와 버추스트림, 보안업체 RSA, 데이터분석솔루션업체 피보탈, 데이터보호 및 관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EMC정보인프라(EMC II)가 이 체제 안에서 '공생'한다.

엘리어스 사장이 강조한 EMC페더레이션의 의의는 여타 IT솔루션 업체들이 선택의 여지 없이 통합 제공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에 비해, 고객사들에게 상대적으로 넓은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점이다. 자회사들이 각자 전문분야에서 민첩성과 유연성을 갖고 움직이며 때론 경쟁하지만, 고객이 원한다면 경쟁사처럼 수직 통합형 솔루션 역시 제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다음은 엘리어스 사장과 나란히 배석한 김경진 한국EMC 대표의 EMC페더레이션 전략에 대한 코멘트다.

김경진 한국EMC 대표

"EMC페더레이션은 고객과 파트너들이 인프라를 쉽고 빠르게, 저비용으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비롯한 3세대 플랫폼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체제다. EMC가 왜 VM웨어, 피보탈, VCE같은 회사 솔루션을 단일화하고 한 회사 안에서 완결된 솔루션을 만들지 않느냐. 그렇게 할 경우 고객을 기술 종속으로 인한 고비용 구조로 몰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MC는 어떤 다른 사업자보다도 '개방'이라는 클라우드의 기본 정신을 잘 구현하고 있다."

EMC는 4분기 이후 내년에도 계속해서 EMC페더레이션 체제를 강조하면서 버추스트림과 VM웨어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공산이 크다.

김 대표도 한국EMC 내부에 버추스트림 사업을 맡을 클라우드 분야 전문 인력을 '적어도 10명' 이상 영입해 하이브리드클라우드 기반의 미션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 운영을 원하는 국내 주요 기업들에게 제안할 뜻을 내비쳤다.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의 클라우드 솔루션 담당 인력들에게도 연락이 갈 수 있다.

VM웨어와 버추스트림 역시 EMC페더레이션 안에서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두 자회사를 품은 EMC의 하이브리드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솔루션에 다른 가상화SW업체나 매니지드클라우드 업체 기술도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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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기대가 빗나갈 수도 있다. 지난달말 주요 외신 보도는 VM웨어와 EMC의 관계가 지금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인용된 익명의 소식통은 EMC 이사회에서 버추스트림을 기반으로 새로운 클라우드 사업 조직을 꾸리고, 그 최고경영자(CEO)인 로드니 로저스를 신사업 조직 수장으로 앉힐 예정이며, VM웨어가 이 신사업 조직에 편입될 수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버추스트림과 VM웨어가 한 사업부로 묶인다면 '느슨하게 협력한다'는 EMC페더레이션의 전제와는 멀어질 수 있다. EMC표 하이브리드클라우드 전략이 온프레미스 가상화SW, 퍼블릭클라우드, 매니지드프라이빗클라우드 솔루션의 수직적 통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클라우드 시장의 지형도도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