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UHD 조기 상용화 논의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정부는 물론 업계, 학계 중심으로 미국식인 ATSC 3.0 방식으로 무게 중심이 맞춰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유럽식인 DVB-T2 방식을 지상파 잠정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올 연말께 완성될 ATSC 3.0이 표준방식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국식인 ATSC 3.0은 인터넷프로토콜(IP) 데이터를 전송 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럽식인 DVB-T2 방식 보다 각광받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지상파 UHD 표준 방식으로 미국식인 ATSC 3.0 채택이 유력시 되고 있다. 현재 지상파 UHD 방송은 전 세계적으로 표준안이 마련돼 있지 않고, ATSC 3.0 또한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신기술인 ATSC 3.0이 유럽식보다 전송 속도가 빠르고 IP친화적이기 때문에 급부상하고 있다.
■ 안정적인 유럽식보다는 최신 미국식
유럽식인 DVB-T2는 지난 2009년 HDTV 방송용으로 완성된 표준으로 이미 여러 나라가 사용 중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ATSC3.0보다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방송사 관계자는 “유럽식은 이미 검증 됐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을 일이 없지만, 당장 표준을 정하고 UHD 상용화를 위해 나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아직 완성되지 않은 미국식을 선택하면 불안감이 크다”면서도 "그러나 올해 말 ATSC 3.0 표준이 완료될 예정이어서 DVB-T2를 표준으로 결정하기에는 늦었다"고 설명했다. 지상파 방송 방식은 한 번 정해지면 최소 10년 이상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단지 안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오래된 DVB-T2를 선택할 수는 없다는 것.
반면 미국식인 ATSC 3.0은 전송효율을 향상시키고 요구사항이 충족된다면 UHD방송의 고정수신 및 HD방송의 이동수신 서비스, 하이브리드 방송, 개인화 및 양방향 서비스, 스펙트럼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방송기자재박람회(NAB)에서 LG전자는 ATSC3.0을 기반으로 한 지상파 UHD 방송을 시연해 방송과 인터넷 융합을 통해 양방향 서비스로 진화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바 있다. 따라서 현재 국내에서는 ATSC3.0의 발전 상황을 지켜보고 전송 방식을 결정하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전성배 미래부 전파정책국장은 “ATSC 3.0은 생각만큼 완성도가 높지 않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우리가 준비가 부족해 표준 적용을 못하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미국식 선택을 고려하고 있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ATSC3.0을 주도하고 있는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지난 27일 ATSC 3.0에 반영할 차세대 지상파 방송시스템을 개발하고, 하나의 방송채널로 UHD 방송과 이동HD 방송을 동시 송수신할 수 있는 계층분할다중화(LDM) 기술의 필드 테스트를 세계 최초로 성공한 바 있다. ETRI측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송출비용 절약 뿐만 아니라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 사용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UHD 상용화 늦춰질 수도"
그러나 지상파 UHD 방식이 미국식인 ATSC3.0으로 완성된다 하더라도 정식 표준으로 발표되는 시점은 2016년 상반기나 될 전망이어서, 표준화가 완료된다 하더라도 상용화는 상당기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에서는 기술표준 채택 뿐만 아니라 지상파 UHD 상용화를 위한 로드맵과 투자 계획도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라 상용화 시기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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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UHD 표준 방식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상용화를 서두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올해 시범방송 서비스도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는 지난 11일 '지상파 UHD 방송표준방식 협의회'를 출범하고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표준 방식을 마련할 계획이다. 미래부는 비교실험 등을 실시해 충분한 검증 후에 표준을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