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사 카밤, 한국 지사 폐지...왜?

게임입력 :2015/08/12 11:00

박소연 기자

카밤(대표 케빈 초우)이 한국 지사를 폐지했다.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노리겠다던 공식 선언 약 1년 만이다.

12일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카밤이 올 초 전략 변경을 이유로 한국 지사 폐지를 결정했다”며 “이에 따라 지난 6월 카밤 한국 지사 관련 인원은 전부 철수했다”고 밝혔다.

본지 확인 결과 자본금 1억 원으로 지난 2013년 9월 법인을 설립한 카밤의 한국 지사 카밤게임즈코리아는 4월 30일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5월 28일 공식 해산됐다.

카밤

카밤은 지난 200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모바일 및 웹 전문 게임사다. 대부, 호빗 등 유명 영화 IP를 기반으로 게임을 출시해 이름을 알렸으며 2009년 출시한 웹 게임 킹덤 오브 카멜롯이 카밤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으며 눈길을 끌었다. 당시 협업 체결로 카밤은 알리바바로부터 1억2천만 달러(한화 약 1천411억8천만 원)를 투자받았으며 알리바바는 카밤 게임들을 자체 플랫폼에서 서비스하기로 했다.

카밤이 한국에 처음 진출한 건 지난 2013년이다. 한국 게임사의 북미 및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5천만 달러(약 550억 원) 규모의 카밤 특별기금 펀드를 운용하겠다며 화려하게 한국 사업을 시작한 것.

카밤은 그로부터 1년 뒤인 지난해 4월 한국 지사 설립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카밤게임즈코리아는 직원 규모 약 11명으로 서울 신사동에 둥지를 꾸렸다.

당시 케빈 초우 카밤 대표는 "한국은 카밤이 가지고 있는 글로벌 확장 계획의 중심지"라며 "한국 지사 설립은 카밤이 급속히 성장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 세계적 수준의 게임 콘텐츠와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특화한 실시간 지원 및 현지화는 물론 서구와 아시아를 잇는 일종의 거점으로 카밤게임즈코리아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카밤게임즈코리아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마블 올스타배틀 등 몇몇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5천만 달러에 달하는 펀드를 조성했지만 한국 게임사에 대한 별다른 투자 진행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이처럼 마땅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게 카밤이 한국 지사를 폐지한 가장 큰 원인으로 여겨진다. 카밤이 과연 한국 지사에 얼마나 큰 공을 들였는지도 의문이다.

이미 한국 지사 설립 공식 발표 약 반년만인 지난해 말 시점에서 카밤은 지사를 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한국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카밤과 손잡고 모바일 게임 격추왕을 전 세계에 출시한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카밤게임즈코리아가 아닌 카밤 본사와 직접 계약을 맺었다. 카밤게임즈코리아에 대한 지원도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지난 2010년부터 운영된 카밤 중국 베이징 지사는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한국을 아시아의 거점으로 삼겠다던 지난해 4월 공식 발표와 달리 오히려 중국이 그 중요성을 인정받은 모습이다.

케빈 초우 대표는 지난 4월 벤처비트와의 인터뷰에서 “10위권에 들 수 있을만한 모바일 게임에만 집중하기 위해 6개월 전부터 글로벌 사업 구조를 개편해왔다”며 “우리는 지난 5년 간 중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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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해 보면 카밤이 성과가 약한 한국 대신 중국 지사를 중심으로 아시아 및 글로벌 시장을 공략키로 전략을 변경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지난 4월 중국 룽투게임즈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즈를 중국에 출시하기로 한 것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카밤이 추후 한국 내에서 어떤 활동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