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공짜 구글포토가 찜찜한 이유

컴퓨팅입력 :2015/06/03 16:45    수정: 2015/06/04 15:40

올해 구글 개발자 대회 ‘I/O’에서 큰 관심과 환호를 받은 발표는 중 하나는 사진 서비스 구글포토다. 구글은 최대 1천600만 픽셀 해상도의 사진과 1080/60p 화질 동영상을 구글포토에 무제한으로 올릴 수 있게 했다. 그것도 무료다.

구글의 행보는 다른 클라우드 스토리지 업체에도 꽤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3월 월 1달러에 사진 무제한 저장 서비스를 선보인(☞링크) 아마존을 능가하는 공격적인 전술이란 평가다.

구글포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가격보다 편리함에 있다. 실제 서비스를 사용해보면 공짜라는 점보다 사진정리와 관리를 쉽게 할 수 있는 편리함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는 사용자가 많다.

하지만 무료인데다 편리하기까지 한 구글포토를 마냥 반기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많다. 모든 서비스가 자신의 개인정보와 맞바꾼 것이라는 점을 미리 알고 사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구글포토가 발표된 후 비즈니스인사이더, 포춘, 더레지스터 등 외신들은 구글이 구글포토를 통해 사용자들에 대한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으며 이런 정보들은 개인화된 광고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구글이 대용량 사진 서비스를 공짜로 공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씨넷]

사진까지 검색할 수 있는 구글의 기술

구글포토는 안드로이드-iOS 애플리케이션은 물론 웹으로도 제공되기 때문에 어떤 기기에 저장된 사진이라도 구글포토를 통해 한 데 모으고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구글포토는 이렇게 수 천장씩 모인 사진을 쉽게 정리하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다. 카테고리 자동 분류 기능 덕분에 사용자들은 수천 장의 사진을 장소나 대상(오브젝트) 별로 나눠 볼 수 있다.

사진 파일에는 메타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촬영 장소나 시간 별로 분류하는 것은 다른 사진 관리 앱에서도 많이 제공하는 기능이다. 놀라운 것은 사진에 있는 피사체를 분석해서 개, 꽃, 자전거, 식품, 경기장, 신전 같이 자동으로 분류해 주는 기능이다. 구글이 수년간 발전시켜오고 있는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한 결과다.

머신러닝은 컴퓨터가 특정 패턴을 스스로 학습해 미래를 미리 예측하거나 동일한 패턴을 인식하고 매칭시켜 주는데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구글포토 같은 사진 자동 분류 서비스에는 비전이라고 불리는 머신러닝을 통한 이미지 인식 기술이 적용돼 있다. 미디어 파일에 사진에 대한 정보가 태그에 없어도 이미지에서 스스로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

구글포토는 이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해 사진을 자동으로 분류해 주는 것은 물론 사용자가 원하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사진을 검색할 수도 있게 만들었다.

예컨대 '셀카'라고 입력하면 셀프카메라 사진이 검색되고 '사슴'이나 '케이크' 같이 직접 검색어를 입력해도 해당 사진이 표시된다. 더 재미있는 점은 ‘골프’ 같이 대상이 아닌 활동·행동에 관련된 검색어를 입력해도 검색 결과가 제법 제대로 나온다는 것이다.

구글포토는 우리가 G메일에서 필요한 이메일을 찾기 위해 검색 기능을 활용하듯이 사진첩에서 찾고 싶은 사진을 바로 검색할 수 있게 만들었다.

구글은 왜 이렇게 좋은 걸 공짜로 내놨나?

구글은 왜 이렇게 좋은 서비스를 공짜로 내놨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실 구글포토는 공짜가 아니다’라고 할 수 있다.

구글은 광고 회사다. 지난해 전체 수익 660억 달러 중 거의 대부분인 90% 이상을 광고로 거둬들였다. 그렇다면 구글은 구글포토로 또 다른 수익 사업을 벌일까? 구글은 여러 외신을 통해 "구글이 현재 구글포토를 가지고 수익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구글이 사용자 포토 피드에 광고 팝업을 띄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구글이 사용자 사진으로 부터 수집한 정보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는 아니다.

앞서 얘기한 것 처럼 구글은 사용자들이 올린 사진에서 수많은 정보를 추출해 낼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사진 속에 누가 있고, 누가 없는지, 그리고 누가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신발은 어떤 스타일인지 등 사용자에 맞춘 타겟 광고를 더 정교하게 할 수 있는 정보들이다.

구글포토는 특정 인물의 얼굴을 인식하는 기술도 적용돼 있다. 일부 국가에선 아직 작동하지 않지만, 사진 속 얼굴을 터치하면 특정 인물이 나온 사진만 찾을 수 있다. 상상력을 발휘해 보면 구글은 이런 기술을 통해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변화까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진을 찍은 기간에 따라 사진 속에 다른 인물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사진 속 표정을 포착해 낸다면 사진 속 인물들의 기분 변화까지도 알 수 있다.

만약 자신의 강아지 사진을 자주 올리던 사람이 어느 순간 강아지 사진을 올리지 않는다면 키우던 강아지가 죽었거나 지금 헤어져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여기에 G메일 콘텐츠, 구글에서 검색한 결과, 구글 맵 사용 결과 같은 다른 정보까지 결합하면 구글은 사용자 개개인에 대해 아주 구체적인 프로파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의 개인 정보는 광고로 수익을 내는 회사들에게 수익과 직결되는 중요한 정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들 서비스는 공짜가 아니다.

구글 서비스 이용약관 살펴보니...

구글 서비스 약관에 따르면 구글은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두 가지 방법으로 수집한다. 사용자가 구글 계정에 등록했을 때 자발적으로 제출하는 정보와 구글 서비스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정보 (IP주소, 검색 쿼리, 온라인 구매, 유튜브 시청, 이메일 콘텐츠, 웹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남긴 쿠키 등)를 통해서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어디에 쓰는 걸까? 구글은 서비스 약관에서 구글 포토를 포함해 사용자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마케팅 등 목적에 활용할 권한을 가졌다고 명시하고 있다.

약관에는 "사용자가 콘텐츠를 구글 서비스에(또는 통해) 업로드, 제출, 저장, 보내기, 받기했을 때 사용자는 구글에게 사용, 호스트, 저장, 재가공, 수정, 파생적인 작업, 커뮤니케이션, 퍼블리시, 공개적인 수행, 공개적인 디스플레이 및 배포를 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준 것이다”고 쓰여 있다.

또 “이 라이선스 통해 사용자가 구글에 준 권리는 운영, 프로모션, 서비스 향상, 새로운 개발 등 제한된 목적에 한해 사용된다"고 돼 있다.

또 “구글의 자동화된 시스템은 사용자 개개인에게 관련된 제품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사용자의 콘텐츠(이메일을 포함해)를 분석한다. 커스터마이징된 검색결과와 광고를 제공하고 스팸 및 악성코드를 탐색하는데 활용된다”는 구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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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이 더 편리한 서비스를 받기 위해 개인정보를 기꺼이 제공하는 경우는 비단 구글포토의 사례만은 아니다. 구글 G메일, 페이스북 등 대부분 인터넷 서비스들이 그렇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구글포토를 이용한다는 것은 “데이터 수집 회사에 자기가 찍은 모든 사진에 대해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이런 서비스가 너무 편리해서 피해가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라며 “사용자들이 편의성과 개인 정보를 맞바꾸는 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