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케팅 담당자들은 디지털의 가치를 신뢰는 하고 있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 성과를 입증하는데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디지털 마케팅이 수익성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마케터들도 아직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
11일 한국어도비시스템즈는 한국을 비롯, 호주, 중국, 싱가포르, 홍콩, 인도 등 아시아태평양(APAC) 6개국을 대상으로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전략과 권한, 도전 과제 등을 심층 조사한 ‘아태지역 디지털 디렉션’(The APAC Digital Directions)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어도비와 CMO위원회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아태지역 IT, 유통, 금융, 여행 등의 산업 종사자 648명이 조사에 참여했으며, 응답자 중 과반수(56%)가 아태지역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57%는 미화 11억 달러 이상의 매출 규모를 가진 조직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응답자 중 과반수(56%)가 본인이 속한 조직의 디지털 마케팅 역량이 평균 이상이라고 답했다. 이는 2013년(25%)과 비교하면 크게 높아진 수치다. 반면 디지털 마케팅의 비즈니스 가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향상된 디지털 마케팅이 기업 수익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믿는 국내 응답자는 20%에 불과했다. 이는 아태지역 평균(31%)과 호주(35%), 싱가포르(38%)와 같은 선도 국가들에는 크게 밑도는 수치다. ‘디지털이 거래량과 매출 및 이윤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아태지역 국가들(평균 21%)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인 6%에 머물렀다.
어도비에 따르면 디지털 마케팅의 비즈니스 가치에 대한 확신 부족은 디지털 마케팅을 평가하는 지표와 관련 있다. 국내에서는 반응률(response rate)(70%)과 캠페인 ROI(60%), 클릭율(Click-through rate)(48%), 전환율(conversion rates)(47%) 등 디지털 마케팅 프로그램 성과를 당장 측정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객 1인당 매출(9%)과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5%), 시장 점유율 향상(12%)과 같은 비즈니스 성과 지표를 활용하는 기업들 비중은 크지 않다.
보고서는 상황 개선을 위해 국내 마케터들이 고려해야할 3가지 과제도 제시했다.
첫번째는 고객 참여 증대를 위한 최적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제 디지털을 광고 및 커뮤니케이션 채널로만 볼 것이 아니라, 마케팅의 중점을 디지털로 바꿔 이를 비즈니스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도비는 보다 깊이 있는 분석을 기초로 고객 참여를 높이는 최적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실제 디지털 마케팅의 선두 기업들은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전략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보다 스마트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번째는 디지털 역량 향상이다. 국내 마케팅 담당자 중 55%가 숙련된 기술 및 경험을 가진 디지털 에이전시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2013년 (44%)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로, 국내 응답자의 69%가 디지털 에이전시와 일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어도비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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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비즈니스 성과 관련 지표를 측정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디지털 예산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보고서에 따르면 67%가 지난 1년간 디지털 예산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또 수익성, 성장을 마케팅 성과 측정 지표로 활용하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디지털에 대한 지원 확대에 보다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마케팅 담당자들의 경우 9%만이 세일즈 성과를 주요 지표로 평가하고 있다. 호주(23%)나 아태지역 평균(14%)보다 낮은 수치다. 그런만큼 국내 디지털 마케팅 담당자들은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는 지표를 측정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어도비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