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배달통 한집 살림…배달앱 판도는?

“경쟁사엔 부담…제 살 깎아먹을 우려도”

일반입력 :2015/05/04 15:32    수정: 2015/05/04 15:33

같은 서비스지만 수익모델이 상이한 요기요와 배달통의 인력들이 하나로 합치면서 시장 판도가 어떻게 변화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달 30일 요기요 회사인 알지피코리아(대표 나제원)는 배달통 인력 약 35명이 서울 역삼동에 요기요 사무실로 이전했다는 소식과, 나제원 대표가 두 회사를 총괄한다고 밝혔다. 또 기존 김태훈 배달통 대표는 의장직으로 물러나 경영에서 손을 뗀다는 소식도 함께 알렸다.

업계는 지난해 말 배달통이 요기요의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에 절반 이상의 지분을 매각할 때부터 두 회사의 합병 시나리오를 점쳤다. 요기요, 배달통 두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업무 효율화를 위해 조직을 통합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었다.

두 회사의 사실상 합병은 시장 1위 사업자인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봉진) 등 경쟁사들에겐 분명한 경계 요소다. 가장 후발 주자지만 대규모 자금력을 앞세워 빠른 성장세를 보인 요기요와, 배달음식 앱의 원조로서 노하우가 풍부한 배달통이 피를 섞어 덩치를 키웠기 때문이다.

요기요와 배달통의 결합으로 나타날 가장 큰 위협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가맹점 부문이다. 가장 많은 가맹점 수를 자랑하는 배달통이 요기요와 가맹점을 서로 공유하거나, 신규 가맹 계약 시 두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시나리오도 예상해볼 수 있다. 이 경우 가맹점 확보에 드는 비용과 시간 단축이 가능해진다.

또 요기요를 프리미엄 서비스로, 배달통을 누구나 부담 없이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로 하는 ‘투 트랙’ 전략을 가정해볼 수 있다. 넓은 범위의 사용자 층을 두 서비스가 나란히 끌어안음으로써 경쟁사들의 위치 선정이 애매해질 수 있다.

아울러 양사의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가 한국을 손에 꼽을 정도로 중요하게 보고 있어 계속된 수혈이 예상되는데, 이 또한 배달의민족 등 경쟁사들에겐 부담일 수 있다.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면서도 545억원 가량을 여러 벤처캐피탈 등으로부터 나눠 받았다. 하지만 장기전에 대비해 추가 투자 유치가 이뤄질 경우 김봉진 대표 등 주요 지분이 더 많이 희석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최대주주 자리를 내주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요기요와 배달통 서비스를 차별화 하는 데 실패할 경우 이용자가 중복되는 카니벌라이제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은 요기요가 항상 경계하고 풀어야할 과제다. 제 살 깎아먹기 식 서비스로 고착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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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배달음식 시장이 삼파전에서 2강 구도로 바뀌면서 더 치열한 수 싸움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딜리버리히어로의 자금 수혈이 요기요와 배달통 고루 이뤄져 공격적인 마케팅이 본격화될 경우 배달의민족을 포함한 경쟁사들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반면 요기요와 배달통의 인력이 결합됐다는 것만으로 시너지를 낸다는 판단을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면서 “양 서비스가 서로의 이용자를 빼앗지 않으면서 발전하는 뚜렷한 차별화 전략이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