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 (SDN) 분야에도 스마트폰과 같은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개념이 확산기에 들어섰다. 업체들마다 자사 SDN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장터를 갖추고 참여 개발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HP와 브로케이드에 이어 익스트림네트웍스도 SDN 앱 생태계 구축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HP와 브로케이드의 SDN 전략을 벤치마킹한 기색이 짙다.
지난 28일 익스트림네트웍스는 오픈데이라이트 프로젝트에 기반한 자사 SDN 기술의 주요 개선 사항을 소개하며 'SDN애플리케이션스토어'를 제공한다는 내용도 함께 언급했다. (☞링크)
익스트림네트웍스가 소개한 이들의 앱스토어는 고객사와 기술솔루션파트너들의 SDN 환경에서 유료 및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앱을 제공하는 온라인 저장소로 요약된다.
익스트림네트웍스 SDN 기술의 기반을 제공하는 오픈데이라이트는 지난 2013년 4월 리눅스재단이 출범시킨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SDN컨트롤러, 오버레이네트워크, 프로토콜 플러그인,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 프로그래머블 인터페이스 등이 개발되고 있다.
익스트림네트웍스는 지난해 6월초 오픈데이라이트에 합류했다. 오픈데이라이트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은 지난해 2월께 '하이드로젠'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공개(☞관련기사)됐는데, 익스트림네트웍스도 이를 활용해 자체 SDN컨트롤러를 만들어 내놨다.
익스트림네트웍스가 하이드로젠 코드를 기반으로 만든 자체 SDN컨트롤러 명칭는 지난해 6월 첫선을 보인 '원컨트롤러(OneController)'다. (☞링크) 이는 아직 공식출시(General Availability)가 아니라 제한적인 공급(Limited Availability)만 이뤄지는 상태다.
원컨트롤러는 자신이 통제하는 SDN플랫폼에서 일반적인 SDN컨트롤러 역할을 맡는 동시에, 익스트림네트웍스의 무선컨트롤러기능(아이덴티파이),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애플리케이션 분석솔루션(퍼뷰)같은 소프트웨어들과 통합돼 작동하는 기술이다.
원컨트롤러는 SDN플랫폼에 필요한 네트워크 제어 기능과 관리 최적화 기술을 보완하기 위해 추가적인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원컨트롤러가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SDN앱을 실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익스트림네트웍스의 관리솔루션 '넷사이트'가 원컨트롤러 기반 SDN플랫폼에서 구동 가능한 앱으로 제공된다. 익스트림네트웍스뿐아니라 외부 개발업체가 만든 SDN앱도 원컨트롤러 환경에서 구동될 수 있다.
이번에 소개된 앱스토어는 앞서 언급된 익스트림네트웍스의 기술솔루션파트너들이 만들어 내놓은 SDN앱을 유통하는 공간이다. 익스트림네트웍스는 SDN앱을 유통하기에 앞서 개발자들에게 필요한 앱 개발, 등록, 관리 정보를 제공하는 개발자 포털도 열었다.
익스트림네트웍스의 움직임은 앞서 오픈소스 기술로 SDN시장 맹주가 되겠다고 나선 브로케이드(☞관련기사), 이보다 앞서 SDN애플리케이션 장터 구축과 외부 개발자 참여 시나리오를 제시한 HP(☞관련기사)의 비전을 뒤쫓는 형세다.
브로케이드는 익스트림네트웍스처럼 오픈데이라이트 오픈소스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SDN컨트롤러 '비아타컨트롤러'를 제품화했다. 설치, 구동, 통합에 필요한 정보를 담은 문서와 기술지원 서비스를 유료 제공한다. 레드햇의 오픈소스 사업을 흉내낸 것이다.
확정되진 않았지만 브로케이드는 비아타컨트롤러에 '외부 개발자의 SDN앱'을 얹어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 밝혔다. SDN앱 개발과 유통을 장려하는 게 자사 SDN플랫폼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같은 구상을 이미 2년전 실행에 옮긴 회사도 있다. 네트워킹 솔루션보다는 서버 공급 업체로 유명한 HP 얘기다. HP는 지난 2013년 9월말 미국 뉴욕 '인터롭' 행사장에서 SDN앱스토어를 처음 소개했다. 같은해 11월 개발도구(SDN developers kit)도 출시했다.
한국에서도 여러 회사들이 HP의 SDN 생태계에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5월 파이오링크가 HP SDN 생태계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고(☞관련기사) HP 임원은 7월 자사 SDN앱스토어에 참여 중이거나 참여할 회사로 SK텔레콤, KT, 인프라닉스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익스트림네트웍스의 SDN애플리케이션스토어와 SDN개발자포털이 성공을 거두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비슷한 메시지를 먼저 던진 곳보다 SDN플랫폼의 기술면에서 경쟁력이 높고, 참여자들에게 돌아갈 이익도 크다는 믿음을 심어 주는 것이다.
다만 이번 익스트림네트웍스의 발표는 이런 믿음을 주기엔 미숙해 보인다. 원컨트롤러 SDN플랫폼이 마이크로소프트(MS) 통합커뮤니케이션플랫폼의 네크워크최적화와 오픈데이라이트 그룹기반정책관리 통합을 잘 한다는 마케팅 메시지를 강조한 결과다.
SDN은 특정 기술로 모든 사용 시나리오에 대응 가능한 해법을 갖추지 못한 영역이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점차 무르익어가는 추세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이 오픈소스 커뮤니티 또는 외부 기술의 역량과 맞물리는 SDN기술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이유다.
이 경우 SDN플랫폼의 가치는 참여 개발자들의 역량으로 결정된다. 유능한 개발자들의 협력이 없다면 '플랫폼'이란 표현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익스트림네트웍스가 SDN앱스토어와 개발자포털의 비중을 경시한다면 개발자들이 그 생태계에 참여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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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림네트웍스코리아 측에 본사 발표 내용 가운데 앱스토어와 개발자 포털 관련 세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경로를 문의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 내달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본사 주요 임원들의 방한차 예고된 간담회를 통해 의문이 해소될 수 있을지 지켜봄직하다.
익스트림네트웍스는 지난 19일 사임한 처크 버거 전 CEO의 후임으로 지난 5년간 사외이사로 활동해 온 에드 메이어코드 신임 사장 겸 CEO를 선임(☞링크)했고 글로벌 영업·채널·서비스 조직 총괄, 글로벌 제휴 및 핵심고객 담당, 글로벌 마케팅 및 기업개발 등 주요 임원진을 변경(☞링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