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브라우저 세대 교체를 선언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명맥만 유지시키고 차세대 브라우저인 엣지(코드명: 스파르탄)를 전진배치했다. 엣지의 등장으로 글로벌 브라우저 시장은 사상 최대의 격변기에 들어섰다. 엣지의 등장은 IE에 초점이 맞춰진 한국의 웹환경에도 적지 않은 변수다. 브라우저 혁신에서 IE가 사실상 배제된 상황에서 IE에 초점이 맞춰진 웹환경은 결국 시대에 뒤쳐진 갈라파고스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엣지의 등장으로 달라진 글로벌 브라우저 시장 판세와 엣지가 한국의 웹환경에 던지는 의미에 대해 짚어봤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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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1)MS 새 브라우저가 웹 생태계에 던진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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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가 발표한 새 웹브라우저 엣지가 글로벌 웹 생태계에서 중량감 있는 변수로 급부상했다. MS는 자사에 종속적인 웹 기술을 모두 걷어낸 엣지를 윈도10 기본 브라우저로 투입하는 등 향후 IE보다 엣지에 무게 중심을 둔 브라우저 전략을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웹 진영은 MS의 이 같은 행보를 대단히 예의주시하는 모습. MS가 엣지 공개를 기점으로 웹 표준 기술 개발과 지원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구개발(R&D) 파워를 가진 MS가 새로운 웹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표준화하고자 하는 노력까지 기울인다면 웹이 더 강력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궁극적으로 웹은 데스크톱, 모바일, TV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운영체제(OS)에 상관 없이 각종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배포하는 플랫폼으로써 역할을 키워가고 있다. MS도 엣지를 통해 이런 흐름을 가속화하는 데 한 몫 거들 것으로 기대된다.
■ 웹은 플랫폼이다, 웹앱 확산 가속
이전에는 OS에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쓸 수 있던 애플리케이션들이 웹기반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OS가 하던 플랫폼 역할을 웹이 대체하는 모습이다.
문서작성을 위해 오피스SW 패키지를 설치하지 않아도 구글 닥스나 MS온라인 오피스를 이용해 쉽게 문서 작성과 편집이 가능해 진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오피스SW보다 훨씬 무겁고 복잡한 SW도 웹에서 구동되고 있다. 다쏘시스템의 솔리드웍스 같은 3D캐드 SW도 웹 기반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국내 애플리케이션성능관리(APM) 업체 제니퍼도 최신 제품 제니퍼5를 HTML5기반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웹표준화단체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에서 시스템애플리케이션 부분 워킹그룹 의장을 맡고 있는 ETRI 이원석 박사는 웹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것이 여러모로 이점이 많기 때문에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웹 앱의 최대 강점은 사용자 입장에서 어떤 디바이스를 사용하더라도 모두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웹 앱은 디바이스나 운영체제에 대한 종속성이 없기 때문에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개발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이다. 기존 네이티브 앱에선 다양한 디바이스 환경에 맞추기 위해 디바이스 플랫폼 마다 서로 다른 언어로 개발해야 했다면 웹 앱에서는 네이티브처럼 개발 소스를 많이 가져가지 않아도 된다. 또 모든 플랫폼에 동일한 업데이트 및 정책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네이티브 앱은 플랫폼 별로 배포 환경은 물론 배포 타이밍도 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웹 앱은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로딩할 때 바로 새로운 업데이트와 정책이 적용된 상태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원석 박사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좀 지켜봐야 하겠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웹이 전통적인 애플리케이션을 점진적으로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글로벌 웹진영, MS의 달라진 행보에 주목
플랫폼으로써 웹이 진면목을 발휘하려면 네이티브 앱 못지 않은 성능과 기능을 가능케 하는 웹 표준 기술을 발전 시켜야 한다는 것이 웹 진영의 고민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적극적으로 웹 표준 기술을 개발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MS 달라진 행보는 주목할 만 하다.
최근 MS는 새로운 웹 기술을 개발하고 표준화 시키려는 노력 강화하고 있다. MS가 주도한 표준 기술 중 하나인 포인터 이벤트는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에 적용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이원석 박사는 “MS가 기존에도 W3C에서 참여하긴 했지만 사티아나델라 CEO가 부임하면서 훨씬 개방적이고 적극적여 졌다”며 “W3C에 참여하는 MS 엔지니어도 크게 늘었고 논의에도 굉장히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는 브라우저 시장 판도가 바뀌고 모바일 브라우저 전략이 중요해 지는 등 변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불러온 것이긴 하지만, 웹 발전에 MS가 동참하게 됐다는 점에서 반가운 변화임이 틀림 없다.
■ 웹앱 활성화에 MS 엣지 역할론도 부상
MS가 엣지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웹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활성화가 가속화 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최근 구글 크롬이 글로벌 사용자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브라우저로 자리매김하긴 했지만, 여전히 MS가 브라우저 시장에서 갖는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MS는 적어도 데스크톱에서 기본 브라우저를 좌우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
미래웹기술연구소 조만영 대표는 “엣지의 가세로 성능 좋은 브라우저 시대가 열리면서 기존 설치형으로 SW를 만들 던 것이 웹기반으로 만들어지는 흐름을 가속화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아무리 좋은 웹 표준 기술이 등장했다 해도 브라우저에서 구현이 안되면 사용자들이 쓸 수 없다는 한계가 있는데, MS와 스파르탄이 그런 부분에서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이원석 박사는 “웹 표준에서 중요한 건 새로운 표준 기능이 나왔을 때 브라우저가 새로운 표준 기술을 배포(디플로이) 해주느냐”라며 “아무리 좋은 표준이 나와도 브라우저 벤더가 디플로이를 안 하면 도움이 안 된다. MS가 새로운 브라우저에 표준을 빨리 적용해 주면 웹앱 활성화가 더욱 가속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글로벌 웹 환경, 한 단계 업그레이드 계기
MS의 변화로 인해 글로벌 웹 사용환경 또한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원석 박사는 “기존 MS는 브라우저 파편화, 비표준 기술 개발, 자기만의 API 개발 등으로 웹 환경을 안 좋은 환경으로 몰아갔었지만 이제는 원하는 API를 개발하고 표준으로 만들고 있다”며 “엣지에서 이런 표준 스펙을 지원해주면 더 많은 기능을 개발자와 사용자들이 쓸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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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표준 퍼블리싱 업체 시도우의 김택환 부사장 역시 “MS가 엣지를 공개하면서 표준을 수용할 수 있는 브라우저들로 세대교체가 된다면 웹을 제작하는 개발자나 사용자 모두 더 나은 환경에서 웹을 사용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 같다”며 웹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2편에 계속(☞엣지에 비친 MS 브라우저 전략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