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정보화사업 ‘SW분할발주제’ 첫 도입

4월 중 3개 사업 우선 적용…SW 제값주기 ‘첫 단추’

일반입력 :2015/04/22 11:06    수정: 2015/04/22 11:09

소프트웨어(SW) 생태계 정상화의 첫 단추로 공공정보화사업 SW사업 분할발주 제도가 처음 도입된다. 정부는 제도가 정착될 경우 SW제값주기 등 SW산업 발전을 견인할 첫 단추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조달청, 정부3.0 추진위원회(위원장 송희준)은 4월 중 정부3.0 중점과제로 추진되는 3개 공공정보화사업에 대해 설계를 우선 실시하고 그 설계서에 따라 구현하는 소프트웨어(SW)사업 분할발주 제도를 시범적으로 도입한다고 22일 밝혔다.

4월 추진되는 공공정보화사업은 조달청 ‘e-발주지원 통합관리시스템 구축사업(33억9천만원)’, 우정사업본부 ‘보험고객정보통합시스템 구축’(14억2천만원), 대구도시철도공사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통합회계시스템’(11억8천만원) 등 3개다.미래부 측은 “SW분할발주는 설계와 구현사업을 별도의 사업으로 발주하는 설계 분할발주와 분담이행에 의한 공동계약으로 발주하는 설계우선방식으로 구분했다”며 “시범사업은 사용자 요구사항을 명확히 하고, 계약자가 일한만큼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국내SW산업 생태계를 정상화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공공SW사업은 설계 과정에서 사용자 요구사항이 명확하지 않아 빈번한 재작업이 발생돼 사업의 효율성은 떨어지고, SW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설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현사업이 진행돼 최종 단계에서 사용자 요구사항이 빈번히 변경됨에 따라, 기업은 기한 내에 과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월화수목금금금’의 열악한 근로 환경을 감내해야 했다.

실제, 한국SW산업협회에 따르면, 공공SW사업을 수행한 111개사 대상 조사결과 50%가 제안요청서(RFP)가 불명확해 과업이 추가‧변경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의 경우 2012년 일본 발주자협의회의 SW매트릭스 조사에 따르면, 분할발주로 인한 재작업 비율이 기존 40.3%에서 2.2%로 감소해, 품질만족도는 44%에서 70%로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의 경우 과업 변경에 대한 적정 대가도 지급되지 않아 SW기업의 수익이 악화되어, 결과적으로 국내 SW산업에 우수한 전문 인력이 유입되지 않아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아울러, 명확한 설계 없이 구현사업이 수행돼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정보‧자료 축적이 부족하고, 국내 SW산업의 발전기반이 약화된다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국내SW산업 생태계를 정상화하는 첫 걸음으로 3개 공공정보화 사업에 대해 새로운 발주 절차와 규정을 적용한 분할 발주방식이 적용된다.

우선, 설계와 설계서의 하자, 납품지연 책임 등 구현사업자간의 분쟁유발요인을 없애고 안정적인 계약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용역 계약특수조건’. 요구사항의 명확화와 설계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SW사업 개발공정별 표준산출물’, 재작업이나 과업 변경 시 계약금액 조정을 위한 ‘계약금액 조정가이드’ 등이 마련됐다.

또, 정보화 역량이 부족한 발주기관을 위해 미래부와 조달청의 발주지원 전문가를 전담 배치해 지원할 예정이다.

미래부와 조달청은 이번 시범사업으로 SW사업자간 역할분담, 사업의 효과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관련규정 정비 등 SW사업 분할발주 제도를 조기에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송희준 정부3.0 추진위원장은 “SW산업 육성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핵심 아젠다로서, 미국‧일본 등 선진국과 국제기구 등에서 이미 시행돼 검증된 글로벌 표준인 분할발주의 도입으로 우리 SW산업 생태계의 선진화가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올해부터 정부3.0사업에 분할발주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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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유 미래부 2차관은 “궁극적으로 분할발주는 SW 중심사회로 가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이며, 시범사업의 성공적인 완료를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발주방식의 도입이 공공SW사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상규 조달청장은 “이번 분할발주 시범사업은 소프트웨어 업계의 숙원인 제값주기 실현을 위한 첫 단추를 꿰는 것”이라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될 수 있도록 공공SW사업 발주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