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 NFV 타고 데이터센터 인프라로 영토확장

일반입력 :2015/03/06 12:29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이 서버와 스토리지 구성을 더한 데이터센터시스템을 들고 나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인텔 프로세서 기반의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인프라 구축 장비를 선보인 것이다. 클라우드를 겨냥한 하드웨어 영토확장 전략일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에릭슨은 인텔과 파트너십을 맺고 지난 4일 '하이퍼스케일데이터센터시스템(HDS) 8000'이란 장비를 공개했다. 에릭슨은 HDS8000을 소개하는 내용에서 단순 통신망 구축용 장비가 아니라 'NFV 도입을 위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장비'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링크)

이날 한스 베스트베리(Hans Vestberg) 에릭슨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ICT업계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인프라 투자는 더디다며 우리는 인텔을 포함한 업계 리더들과 함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하이퍼스케일 접근법을 도입해 다른 미래 데이터센터 개념을 보였다고 말했다.

■'HDS8000, 서버냐 스토리지냐'…통신사 NFV를 위한 인텔 기반 데이터센터시스템

에릭슨은 HDS8000 장비의 구체적인 사양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인텔이 지난 2013년 선보인 분산시스템용 랙 설계 '랙스케일아키텍처'를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메인보드 하나에 붙어 있던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자원을 이제 랙에서 연결해 각각의 낭비와 부족을 해소하자는 발상으로 나왔다.

에릭슨 측 설명에 따르면 HDS8000는 배선에 따른 용량 제한과 거리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인텔의 '광 인터커넥트'를 채택했다. 인텔의 인터커넥트를 포함한 랙스케일아키텍처 기반의 분산시스템용 랙 설계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자원을 연결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Brian Krzanich) 인텔 CEO는 우리는 에릭슨과 함께 데이터센터의 지속적인 혁신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업계가 통신,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서비스 환경을 가속하고 네트워크인프라를 변화하는 데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간 통신업체들의 서비스인프라 구축을 위한 네트워킹 솔루션이 에릭슨의 핵심 사업이었다. 그런데 x86 서버용 프로세서 업체 인텔의 기술을 적극 받아들인 HDS8000은 성격이 사뭇 달라 보인다. 에릭슨은 이제 통신장비 전문가에서 클라우드 인프라 솔루션 공급업체로 변신하려는 것일까?

통신업계 전문매체 라이트리딩이 5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같은 의문을 제기했다. 우선 에릭슨의 데이터센터용 솔루션 출시가 아주 뜬금없는 행보는 아니라는 해명이 나왔다. (☞링크)

에릭슨 클라우드 테크놀러지 총괄 임원 제이슨 호프먼의 설명에 따르면 에릭슨은 이미 일종의 블레이드서버 플랫폼 제품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는 네트워크장비구축시스템(NEBS) 컴플라이언스에 맞춰 개발한 'CPU를 잔뜩 붙인 거대 스위치'였다. 형태는 서버지만 역할은 통신장비였다는 얘기다.

HDS8000은 뭘까. 호프먼은 이에 대해 일반적인 기성품(COTS) 스토리지 플랫폼과 비교해 보면 2~3배 비용 효율적이라 주장하며 네트워킹, 스토리지, 컴퓨트 기능을 한 장비에 모두 담아넣은 제품으로 우리는 이것이 기성품 시장에 파괴적인 뭔가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라이트리딩은 이런 설명에 따라 HDS8000이 'CPU를 잔뜩 붙인 일종의 스토리지 장비'라고 표현했다. 스토리지인데 자원 풀을 구성하고 공유하기에 좋은 광 인터커넥트 기술을 채택했다는 식이다. 하지만 NEBS컴플라이언스에 맞춘 장비는 아니며 설계상 데이터센터 구축에 더 특화됐다는 평가다.

■하이브리드 PaaS·웹스케일DB·도커 컨테이너 배포… 에릭슨클라우드시스템의 진화

HDS8000은 올해 4분기 출시를 앞뒀다. 이 제품은 '에릭슨클라우드시스템'이라는 브랜드에 포함된다.

에릭슨클라우드시스템은 통신사가 특정 솔루션 제공자에 종속되지 않고 네트워크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자원을 통합 관리하게 해주는 클라우드 기술로 2년전 MWC에서 첫선을 보였다. 당시엔 에릭슨의 블레이드시스템, 스마트서비스라우터(SSR), 오픈스택 클라우드, KVM하이퍼바이저로 구축되는 기술이었다. (☞관련기사)

MWC2015 현장에서 에릭슨클라우드시스템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나온 신제품은 또 있다. '시큐어클라우드스토리지'와 '컨티넘'이다. 각각 에릭슨이 협력사 파트너십을 통해 확보한 클라우드 PaaS용 데이터베이스(DB)와, 과거 인수한 업체의 정책기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관리 기술에 기반한다.

에릭슨클라우드시스템의 시큐어클라우드스토리지는 클라우드용 오브젝트스토리지다. 에릭슨은 이를 위해 전문업체 '클레버세이프'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정책기반 접근관리같은 보안성을 갖춘 오브젝트스토리지로 통신사 환경에 걸맞는 데이터 및 시스템 보안과 데이터 통합을 보장한다는 게 핵심이다.

시큐어클라우드스토리지는 정책기반 하이브리드 서비스형플랫폼(PaaS) 계층을 보완해 데이터를 다루는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배포를 간소화한다. 이는 기존 관계형DB를 NoSQL 형태의 DB로 확장해주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DB를 더한 데이터서비스포트폴리오에 통합돼 있다.

컨티넘은 애플리케이션 개발, 오케스트레이션, 거버넌스를 위한 고유 정책 기반 PaaS다. 지난해 9월 에릭슨이 인수한 '앱세라(Apcera)'의 기술을 에릭슨클라우드시스템 브랜드에 통합한 것이다. 앱세라는 지난 2012년 세워진 미국 하이브리드PaaS 업체로 지난해 4분기 에릭슨에 통합을 마쳤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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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슨 측 설명에 따르면 컨티넘은 도커 컨테이너를 보안상 가장 안전하게 배포할 수 있으며 하이브리드클라우드 지원을 포함한다. 강력한 IT거버넌스와 통제로 퍼블릭, 프라이빗 자원 관리와 산업규제요건 대응 효율이 높다는 설명이다.

에릭슨은 HDS8000, 시큐어클라우드스토리지, 컨티넘 등을 새로 포함한 에릭슨클라우드시스템에 'NFV를 위한 개방형플랫폼(OPNFV)' 지원을 지속하기 위해 올해 2분기 '에릭슨네트워크소프트웨어15B'를 출시할 예정이다. OPNFV는 리눅스재단의 개방형 NFV 레퍼런스 기술 연합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