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레노버가 IBM x86 서버 사업 조직 통합에 따른 국내 현황과 연내 사업 계획을 구체화했다. 오는 4월 통합 체제를 출범해 경쟁사에 빼앗겼던 국내 서버 시장 점유율 2위 타이틀을 되찾는다는 목표다.
한국레노버는 27일 서울 역삼동 한국고등교육재단 건물에서 연 간담회를 통해 이런 사업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인력 구조조정이나 기존 서버 제품 라인업을 정리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눈길을 끈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는 지금까지 스스로 퇴사한 경우를 제외하면 (한국레노버로 흡수한 한국IBM x86서버사업 조직에) 인력 구조조정은 전혀 없었다며 국내 매출이 2분기 연속 성장해 굳이 그럴 이유가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향후에도 인원 감축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이날 한국레노버는 간담회를 통해 IBM x86 서버 사업 인수로 달라진 레노버 서버 및 스토리지 제품군 로드맵을 공개했다. 제품 포트폴리오 역시 버리는 것 없이 늘어난 그대로 가져가고, OEM 형태를 포함한 파트너 제품 구성도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제시된 서버 제품군 로드맵은 기존 레노버 제품군인 '씽크서버'와 IBM의 제품군 '시스템X'를 어느 한쪽에 통합하거나 없애지 않고 계속 기술 개발과 판매를 해나간다는 내용이다. 로엔드 성격의 씽크서버는 중소기업, 하이엔드 성격의 시스템X 제품군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각각 알맞다는 판단에서다.
결과적으로 레노버는 IBM 시스템X 사업부가 맡았던 랙서버 'X시리즈', 고밀도시스템 '넥스트스케일', 블레이드시스템 '블레이드센터', 컨버지드시스템 '플렉스시스템'과 '퓨어플렉스', 중저가형 '아이데이터플렉스' 모두 이어받았다.
IBM이 화이트박스 저격수로 내놨던(☞관련기사) 아이데이터플렉스의 역할이 레노버에 넘어간 이후 씽크서버와 어떻게 차별화될 것인지 지켜볼 만하다.
스토리지 로드맵은 레노버 및 IBM 서버 제품과 연계된 스토리지 파트너 제품 공급을 보강한다는 내용이다. 일례로 컨버지드시스템인 '플렉스시스템'은 IBM V7000 스토리지를 통합한 건데, 지난달 씽크서버와 EMC 스토리지를 결합한 사례(☞관련기사)처럼 타사 제휴로 공급 제품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레노버의 대중적 인지도는 대부분 업무용 PC와 소비자용 태블릿 기기 제품을 통해 확보된 것이다. 서버 등 기업용 솔루션 사업을 확대해 2년전 세계 매출 비중 90% 이상이었던 PC 사업 수익을 유지하면서 비중을 65%까지 줄이긴 했지만, 엔터프라이즈 부문에서 잘 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강 대표는 매출기준으로 한국에서 엔터프라이즈사업 비중은 40% 가량이고 PC와 태블릿 등 컨슈머 제품 사업 비중은 60% 가량이라며 국내 PC 시장은 2조원 이상이고 시장은 5천억원 정도라 이런 (PC 부문 매출보다 서버 부문 매출이 작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BM은 약 1년전 레노버에 x86 서버 사업 조직을 23억달러에 매각했다. (☞관련기사) 그 직후 구조조정으로 대량 감원을 추진했다. 하드웨어사업 담당 부문인 시스템테크놀로지그룹 인력 25% 감축을 동반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관련기사) IBM 입장에선 모두 부진한 수익성 개선 작업의 일환이었다.
레노버는 IBM으로부터 x86 서버 사업을 인수한 뒤 물밑에서 각국 지사에서도 인력 이동과 자산 통합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레노버도 한국IBM으로부터 가져온 서버 사업 조직과 인력을 통해 국내 엔터프라이즈 서버 영업을 시작했다. (☞관련기사)
이는 국내서 통합이 업계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진 듯 보이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소식이 와전돼 통합이 진작 완료된 것 아니냐는 오해도 빚었다. 그러나 공식 출범 일자는 오는 4월 1일로 제시된만큼 이제까진 한국레노버가 통합 전에 기존 한국IBM 역할을 이어받는 과정에 있었다는 풀이가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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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표는 오는 4월 1일 통합조직 출범 후 경쟁사에 빼앗겼던 서버 시장 점유율 2위를 탈환하고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2배로 늘리겠다며 이를 위해 향후 기업 고객 대상 영업을 확대하고 채널 파트너 라인업도 대폭 재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레노버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맞춰 업무혁신 요구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부터 이를 위한 인프라 플랫폼과 사용자 단말기까지 모두 제공 가능한 회사라며 (당장은 아니지만) 본사 컨슈머 제품인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사업에서 오프라인 및 통신사 판매 비중도 늘리겠다고 예고했다.